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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류표 1020매, 무효표 15매, 수개표 시간 16분 걸린 정읍 신태입읍 1투 개표상황표
▲ 정읍 신태인읍 1투 미분류표 1020매, 무효표 15매, 수개표 시간 16분 걸린 정읍 신태입읍 1투 개표상황표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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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개표 당시 정읍시의 한 투표구에서 1887표 개표하는 데 미분류표가 1020매(54%)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18대 대선 선거무효소송인단 소속 김효소씨는 정읍의 대선 개표상황표를 살피다 신태인읍 1투표구에서 미분류표가 1020매나 나온 사실을 발견해 페이스북에 알렸다.

대선 개표상황표에서 미분류표가 평균치(중앙선관위는 3.73%로 보고 있다)를 크게 웃도는 사례는 전국 각처에서 발견된다. 그 가운데 서울 강남구 삼성 2동 2투표구의 경우 4176표 개표에 미분류표가 981표(23.4%)에 달해 최고 오류율로 알려졌으나 이번에 정읍 신태인읍 1투표구가 기록을 경신했다.

미분류표란 개표 초반 전자개표기(투표지분류기)에 투표지 다발을 넣어 분류하는 단계에서 개표기가 투표지를 제대로 판독하지 못하고 토해낸 표를 말한다. 중앙선관위는 현재 전국 선관위가 사용하는 개표기에서 미분류표가 나오는 비율을 평균 3.73%로 보고 있다. 전자투표의 하나인 펀치카드 방식은 평균 오류 비율이 2.5%인데도 오류 비율이 높다고 해 사용이 줄어드는 추세다. 공직선거에서 3.73%의 미분류표가 나온다면 '불량 개표기' 사용 논란은 불가피하다.

또한 대선 당시 정읍시 내장상동 1투표구에서는 소위 '유령투표지'가 1표 나오기도 했다. 교부한 투표용지보다 투표지가 1표나 2표 덜 나온 투표구도 있었다. 규정된 수작업 개표는 대부분 투표구에서 지켜지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먼저 '유령 투표'의 경우, 투표사무원이 2362매를 교부했으나 개표할 때 투표자수가 1표 더 많은 2363표가 됐다. 정읍시선관위 담당 관리주임은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나 '단순 착오'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분류표가 50% 넘게 나온 사실에 대해서는 "(전자개표기 투표지분류기에) 오류가 많다는 건 인정한다"면서도 "기계를 고쳐서 재사용했으므로 별 문제는 없다"는 반응이었다.

수작업 개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사례를 들면 이렇다. 내장상동 2투표구에서는 2400표 수작업 개표하는데 16분 걸렸고 내장상동 3투표구에서는 1821표 개표에 12분 걸렸다. 전자개표기가 종료된 다음 심사집계부와 검열위원석에서 "전량 육안으로 2~3회" 정확히 검표하고 위원장이 최종 공표하는 과정이 수작업 개표 시간이다.

이 규정대로 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가령 지난 1월 17일 중앙선관위의 개표시연회에서는 6000표 개표에 2시간 15분이 걸렸다. 수작업 개표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관리주임은 "개표가 신속히 진행돼서 그렇다, 내가 그 현장에는 없었지만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읍시 선관위 사무국장과 관리 주임은 심사집계부 단계에서 수작업 개표할 때 '전량 육안으로 2~3회' 검표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를 잘 모르고 있었다. 심사집계부 단계에서 규정상 투표지를 몇 번 검표해야 하는지 질의하자 사무국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보통 한번 정도 하죠. 개표 진행도 있고 하니까 1번 정도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정읍만이 아니라 다른 선관위도 다 그렇게 합니다."

"개표관리 매뉴얼을 보면 2~3회 하도록 몇 차례 언급돼 있다"고 지적하자 "그렇다면 죄송하다"며 그런 규정을 몰랐음을 내비쳤다. 관리주임은 "투표용지 일일이 육안으로 확인해야하는 건 아는데 몇 번 해야 하는 지 횟수까지는 기억 안 난다"고 말했다. 덧붙여 "한 번 해서 정확하면 2~3번 생략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도 말했다.

이들의 답변은 각 지역 선관위 개표에서 왜 수작업 개표 규정이 거의 지켜지지 않았는지 보여준다. 일선 선관위 직원조차 개표 매뉴얼에 몇 차례 나오는 수작업 개표 지침조차 숙지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1000장 넘는 미분류표, 유령 투표지 발생, 지켜지지 않은 수작업 개표 원칙 등 정읍시 투표 관리의 허점이 드러났다.


태그:#전자개표기, #정읍시, #개표상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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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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