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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또다시 전력대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올해는 원자력발전소 관련 비리까지 터지면서 전력난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고 있다. 지난 2011년 동북부 대규모 지진과 원전 사고를 겪은 일본은 대규모 정전없이 위기를 넘겼다. 정부 정책과 시민, 기업들의 자발적인 동참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일본 도요타는 오래 전부터 친환경과 재생에너지 개발을 통해 어떻게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것인지를 실험하고 있다. 3회에 걸쳐 이들의 실험을 전한다. [편집자말]
도요타의 츠츠미 공장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생산에 맞춰진 곳이다. 이곳의 하이브리드 차 생산비율은 85%에 달한다. 대표적인 친환경차로 꼽히는 프리우스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지난 1997년부터 세계최초로 양산된 프리우스는 올해 4월 세계적으로 500만대가 넘게 팔려나갔다.
 도요타의 츠츠미 공장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생산에 맞춰진 곳이다. 이곳의 하이브리드 차 생산비율은 85%에 달한다. 대표적인 친환경차로 꼽히는 프리우스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지난 1997년부터 세계최초로 양산된 프리우스는 올해 4월 세계적으로 500만대가 넘게 팔려나갔다.
ⓒ 한국도요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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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난이요?"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히사시 나카이 일본 도요타자동차 글로벌전략팀 매니저다. 지난달 말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市) 츠츠미 공장에서 만난 그는 기자의 질문에 조심스러워했다. 나카이 매니저는 "지난 일본 동북부 대지진으로 많은 기업들이 전력난을 겪었다"면서 "도요타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도쿄 전력을 비롯해 일부 원자력발전이 중단되면서 일본 기업들은 말그대로 직격탄을 맞았다.

도요타는 당시 17일 동안 공장 문을 열지 못했다. 2011년 3월 도요타의 국내 생산량은 2010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62.7%나 줄어들었다. 전세계 생산량도 30% 가량 감소했다. 이 때문에 도요타는 2008년 이후 줄곧 지켜왔던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회사 자리까지 내주게 됐다. 코니시 코키 상무이사는 "대지진과 일본 엔고현상 등으로 큰 위기를 겪었지만 기업 경쟁력을 더욱 키워나가는 경험을 쌓기도 했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2년도 안돼 다시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업체로 올라섰다.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은 1조3208억엔(우리 돈으로 약 14조 원)에 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리먼브러더스사태 직전인 2007년 이후 5년 만이다. 보수 성향의 아베정권이 들어선 이후 엔저에 따른 반사이익이라는 평가도 이어졌지만 그들의 생각은 달랐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자동차 사장은 "(엔저라는) 환율 영향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면서도 "현장에서는 환율과 상관없이 꾸준한 내부 혁신을 통해 최고의 품질과 경쟁력을 유지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맞춰왔다"고 전했다. 기자 옆에 있던 코니시 이사는 "도요타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친환경 사업과 맞닿아 있다"고 귀띔했다.

자체 태양광 발전으로 전력자급률 45%... 밤샘 노동없는 친환경 공장

기자가 찾은 츠츠미 공장이 대표적이다. 1970년에 처음 문을 연 이곳은 공장 땅만 114만㎡(약 34만평) 규모다. 사사키 츠츠미공장 공무부 부장은 "도요타의 친환경을 상징하는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도요타의 주력 하이브리드 모델인 프리우스를 비롯해 캠리, 프레미오 등이 생산된다.

친환경의 대명사로 불리는 프리우스는 작년 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500만대 넘게 팔려나갔다. 도요타식 하이브리드 자동차 기술은 거의 독보적이다. 국내서 팔리는 프리우스 역시 츠츠미 공장서 만들어진다. 사사키 부장은 "(츠츠미 공장은) 하이브리드 생산비율이 85%에 달할 정도로 특화된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츠츠미 공장 내부에는 공원처럼 많은 나무와 수목들이 자라고 있다. 연못에는 잉어 등 각종 물고기가 살고 있다. 연못의 물은 공장 폐수를 정화해서 만든 것이다.
 츠츠미 공장 내부에는 공원처럼 많은 나무와 수목들이 자라고 있다. 연못에는 잉어 등 각종 물고기가 살고 있다. 연못의 물은 공장 폐수를 정화해서 만든 것이다.
ⓒ 한국도요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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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공장 자체도 친환경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기자의 눈앞에 펼쳐진 공장의 모습은 당초 예상과는 사뭇 달랐다. 입구부터 건물 주변에 이르기까지 각종 나무와 넝쿨 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좀 과장된 표현을 쓰면 자동차 공장이라기 보단 숲 속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공장 건물 사이의 빈 공간에는 크고 작은 연못 등이 만들어져 있었다. 연못 안에는 성인 팔뚝 크기 만한 잉어 등 물고기가 떼로 헤엄치고 있었다. 코니시 코키 상무는 "이곳 공장 폐수를 정화시켜 내보낸 물에서 물고기들이 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츠츠미 공장 내부의 정화 시설에서 하루 평균 5000톤 가량을 생활 용수로 바꿔 쓰고 있다. 코니시 상무는 "정화된 물의 수질은 주변 하천보다 훨씬 깨끗하다"고 덧붙였다.

연못 등을 사이에 두고 공장 안을 이동하면서 지붕 위로 반짝이는 빛들이 눈에 들어왔다.  태양광 패널들이다. 공장 지붕과 건물 상단부 등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수만 1만2000여장에 달한다. 이를 통해 얻는 발전량만 약 2000kW(킬로와트)에 달한다. 일반 가정으로 따지면 약 1300가구가 하루에 쓸 수 있는 사용량이다.

지역 사회와의 공존 그리고 지속 가능한 공장을 위한 그들의 도전

사사키 부장은 "이렇게 얻은 전력으로 츠츠미 공장에 필요한 전력의 45%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 발전으로 공장 자체 전력자급률이 45%를 넘는다는 것이다. 국내 대다수 기업들은 자체 전력자급률을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미하다. 사사키 부장은 "자동차 공장 가운데 태양광 패널로 따지면 세계 최대 수준"이라며 "발전된 전기로 공장 뿐 아니라 공장 주변의 인도를 비추는 가로등과 주민들을 위해 사용된다"고 전했다.

일본 아이치현의 도요타시에 위치한 츠츠미 도요타 공장 전경. 공장 지붕에 1만2000여장의 태양광 집열판이 설치돼 있다. 자동차 공장 가운데 세계최대 규모다. 약 2000킬로와트의 전력을 만들어낸다.
 일본 아이치현의 도요타시에 위치한 츠츠미 도요타 공장 전경. 공장 지붕에 1만2000여장의 태양광 집열판이 설치돼 있다. 자동차 공장 가운데 세계최대 규모다. 약 2000킬로와트의 전력을 만들어낸다.
ⓒ 한국도요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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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 아니다. 공장 건물 외벽 역시 친환경적인 광촉매 도료를 썼다. 전체 공장 외벽 4만2000㎡에 덧칠해진 도료의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공기 중 이산화황을 중화시키고 항균작용을 한다. 사사키 부장은 "포플러 나무 4000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설명했다.

여느 도요타 사업장과 마찬가지로 츠츠미 역시 지역사회 주민들과의 공생 움직임도 이어졌다. 지난 2008년 5월에는 도요타시(市)의 와타나베 시장을 비롯해 도요타 공장 종업원과 가족 등이 참여해 '공장의 숲 조성 사업'을 하기도 했다. 이때 이들 시민들이 공장과 주변에 심은 나무만 5만 그루에 달했다.

테라다 도요타 환경담당 부장은 "2007년부터 자연을 활용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공장 만들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 생산의 혁신적인 기술 도입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에너지 활용을 위한 지역 주민들과의 공존도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도요타의 이같은 활동은 회사 브랜드와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한다. 지난 14일 세계최대의 브랜드 컨설팅 그룹인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베스트글로벌그린브랜드(Best Global Green Brands)'에서 도요타는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전세계 유명 글로벌 브랜드 100개를 상대로 기업의 친환경 활동과 소비자들의 평가를 통해 선정된다. 국내의 내로라는 기업은 순위에 들지도 못했다.

지역주민과의 공생, 자연과의 조화 그리고 가장 친환경적인 공장에서 친환경자동차를 만들어내는 그들. 도요타의 도전과 실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도요타 츠츠미 공장은 주야2교대 근무다. 오전 6시와 오후4시에 각각 근무가 시작되고 다음날 새벽 1시에 근무가 끝난다. 밤샘노동은 없다. 프리우스 등을 생산하는 라인의 경우 평균 가동률이 95%를 웃돈다.
 도요타 츠츠미 공장은 주야2교대 근무다. 오전 6시와 오후4시에 각각 근무가 시작되고 다음날 새벽 1시에 근무가 끝난다. 밤샘노동은 없다. 프리우스 등을 생산하는 라인의 경우 평균 가동률이 95%를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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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도요타자동차, #츠츠미공장, #친환경, #프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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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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