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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이슬람 전통예술' 전시회가 로마 바티칸에서 지난 7일부터 열리고 있다. 터키 일간지 < Zaman >은, '쿠란의 거룩한 말씀들'이라는 주제로 열린 전시회에 터키 이슬람 전통예술의 대표적인 작가와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터키 이슬람 전통예술의 양식중 하나인 '테즈힙'과 '민야튀르'의 대표적인 작가인 레이한 이센, '테즈힙'의 대표적인 작가인 미마르시난 예술대학의 뮤네브베르 위체르 교수와 '칼렘이쉬'의 대표적인 작가인 카야 위체르 교수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 바티칸에서 열리고 있는 ‘터키 이슬람 전통예술전’ 전시관 앞에선 작가들. 뮤네브베르 위체르, 카야 위체르, 레이한 이센 >
 < 바티칸에서 열리고 있는 ‘터키 이슬람 전통예술전’ 전시관 앞에선 작가들. 뮤네브베르 위체르, 카야 위체르, 레이한 이센 >
ⓒ Zaman Gaz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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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문화는 지중해 문화, 페르시아 문화 그리고 인도와 중국문화의 연합위에 독특한 문화를 형성했다. 이슬람 사회에서 이슬람은 단지 하나의 종교가 아니라 삶과 문화의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삶이다. 그래서 이슬람 예술은 무슬림들의 삶과 신앙심의 표현 그 자체이다.

삶과 신앙심을 반영하는 이슬람 예술은 생명이 있는 대상을 그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이슬람 신학자들은 무함마드의 언행록인 하디스에 근거해서, 인간이 인간과 동물을 재현하는 것은 신만의 특권인 창조행위를 빼앗는 것으로, 신을 모독하는 행위로 인정하고 있다. 이슬람 예술은 식물과 자연환경에서 영감을 얻고, 종교적 신비주의를 표현한 꾸밈과 꾸란을 기록하는 서예가 발달했다.

터키 이슬람 전통예술은 이슬람이 출현한 7세기부터 17세기까지 약 10세기 동안 발달한 이슬람 예술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독자적인 터키 이슬람 예술양식을 발전시켰다. 16세기 카누니 술탄 슐레이만 시대에 전성기를 맞이했던 터키 이슬람 전통예술은 18세기 이후 쇠퇴의 길로 들어섰다.

23일까지 열리는 '터키 이슬람 전통예술전'은 서양 중심의 현대 예술계에서 잊혀져가고 있는 이슬람 예술과 터키 이슬람 전통예술의 부활을 꿈꾸는 전시회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도 익숙하지 않는 터키 이슬람 전통예술 작품들을 통해 터키 이슬람 전통예술의 특징을 살펴본다.

민야튀르(세밀화)
 민야튀르(세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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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야튀르(세밀화)

기하학과 추상, 신비주의와 신앙심이 강조되는 이슬람 예술에서 민야튀르에는 인물과 동물이 등장하며, 구체적이고 세미한 화법으로 표현된다. 민야튀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주로 오스만시대의 황제들이다. 민야튀르는 가느다란 붓을 이용해서 정밀하고 세밀하게 대상을 표현하지만 주로 등장하는 황제들은 그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실물보다 확대해서 표현하고 있다. 민야튀르 작품은 사진으로는 그 아름다움의 진가를 감상할 수 없다. 세미한 붓 솜씨로 그려진 민야튀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탄식을 자아내게 한다.

터키 이슬람 전통예술의 특징 중의 하나는 연합작품이다. 한 작품 안에 하나의 예술양식만 나타나지 않고 다양한 예술 양식이 함께 표현된다. 한 작가가 다양한 예술양식을 활용하여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다양한 작가가 함께 협력해서 한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한 작가가 한 작품 안에 민야튀르, 핫(서예), 테이즈(꾸밈)을 이용해서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세 작가가 협력해서 한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강한 이슬람 사회의 공동체 정신이 예술 작품에 나타나는 것이다.

핫(서예)과 테즈힙(꾸밈)이 함께 어울어진 작품
 핫(서예)과 테즈힙(꾸밈)이 함께 어울어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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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서예)과 테즈힙(꾸밈)

터키 이슬람 전통예술의 특징 중의 하나는 서예와 꾸밈이다. 이슬람 세계에서는 '거룩한 꾸란은 히자즈에서 계시받았고, 이집트에서 읽혀졌고, 이스탄불에서 기록되었다'라는 말이 있다. 히자즈에서 꾸란을 계시받았고, 이집트에서 주로 읽혀졌다면 이스탄불에서는 핫(서예)을 통해 기록되면서 꾸란의 서체가 예술적으로 승화되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터키 이슬람 전통예술에서 핫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핫은 다양한 서체를 발전시키면서 발달했다. 그러나 핫은 단지 꾸란의 내용을 기록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대부분 화려하게 꾸며주는 테즈힙과 함께 한다.

테즈힙은 터키 이슬람 전통예술의 특징 중의 하나인 '꾸밈과 균형미'를 보여준다. 테즈힙은 이슬람 예술의 하나의 양식이지만 홀로 작품을 구성하지 않고 항상 다른 작품들을 화려하게 꾸며주는 역할을 한다. 테즈힙의 영감은 주로 식물의 줄기와 잎, 꽃에서 얻는다. 이슬람 예술에서는 인간과 동물을 재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칼레미쉬(벽 꾸밈)
 칼레미쉬(벽 꾸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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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레미쉬(벽 꾸밈)

터키 이슬람 문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꾸란과 이슬람성원이 있다. 핫이 꾸란을 기록하는 서체로 발전하고, 테즈힙이 꾸란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꾸밈으로 발전했다면, 칼레미쉬는 이슬람성원의 벽과 건물을 꾸며준다. 칼레미쉬는 주로 이슬람성원과 왕궁 벽과 모서리, 천장을 꾸며준다. 켈리미쉬에는 균형과 배합이 있다. 칼레미쉬와 테즈힙의 소재는 주로 식물의 꽃과 잎이다.

에드리네카리(목공예)
 에드리네카리(목공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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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리네카리(목공예)

예드리네카리는 목공예이다. 주로 이슬람성원과 왕궁의 출입문을 꾸며준다. 기하학적 문양과 식물의 꽃과 잎에서 영감을 얻는 꾸밈을 볼 수 있다. 에드리네카리에서도 균형과 조화는 중요하다.

치니(타일)
 치니(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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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타일)

주로 이슬람성원과 왕궁의 벽을 꾸며준다. 식물의 잎과 꽃이 주 소재이다. 꽃 중에서는 주로 튤립과 장미를 그린다. 터키의 국화는 튤립이다. 튤립의 아랍어 획수는 신의 획수와 같아서 튤립을 신의 상징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한 줄기에서 한 송이의 꽃만 피우는 튤립은 이슬람의 유일신 사상을 반영하기 때문에 터키 이슬람 전통예술의 주 소재가 된다. 장미는 이슬람의 창시자인 무함마드를 상징한다.

질드(책 제본)
 질드(책 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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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드(책 제본)

경건한 무슬림은 꾸란을 사람의 머리 아래 두지 않는다. 늘 머리 위의 선반에 보관한다. 꾸란을 읽을 때도 그냥 손으로 들지 않고 꾸란 받침대 위에 올려놓고 읽는다. 꾸란은 무슬림에게는 최고의 권위의 책이다. 그래서 꾸란의 필사본은 단지 내용만 옮겨 적는 것이 아니라 내용과 함께 테즈힙으로 꾸며준다. 핫과 테즈힙으로 옮겨 적은 꾸란을 가죽으로 제본한다. 가죽 제본의 앞뒤에도 무늬를 넣어 꾸란을 꾸며준다. 

세데프 카크마(자개 공예)
 세데프 카크마(자개 공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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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데프 카크마(자개 공예)

주로 조개껍질과 나무를 이용한 공예이다. 장식품이나 실생활에 사용되는 생활용품에 자개를 조각해서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주로 꾸란의 내용이나 꽃과 잎 또는 기하학 문양으로 장식한다.

에브루
 에브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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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루

기름과 특수한 물을 사용한 수공예이다. 터키 이슬람전통예술을 대표하며 가장 넓게 사용되고 있다. 기름과 특수한 물위에 물감을 떨어뜨려 작은 붓을 이용하여 주로 꽃의 모양을 만든다. 기름과 물위에 만들어진 작품을 특별히 제작된 종이를 얻어서 찍어낸다.

카트(종이 공예)
 카트(종이 공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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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종이 공예)

종이를 이용한 공예이다. 종이를 오려서 빈 공간을 만들기도 하고, 접어서 붙이기도 한다. 주로 꽃과 기하학 문양을 만들고 꾸란의 내용을 꾸미는 용도로 많이 사용된다.


태그:#터키, #이슬람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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