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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당사는 눈에 보이는 변화에 기댄 것이다. 제가 말씀드린 것은 내용이 변한 것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천막당사'를 거부했다. 김한길 대표는 14일 당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현 서울 영등포 중앙당을 1/10로 축소해 여의도로 이전하겠다는 '미니당사' 방안을 내놨다. 또한 민주정책연구원의 독립성을 확대하고 정책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시·도당의 정책 기능을 강화해 지역·생활 밀착형 정책을 개발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는 안철수 의원과의 혁신 경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한길 "중앙당을 1/10로 축소해 이전하겠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김한길식 독한 혁신안'을 발표한 뒤 회견장을 뜨고 있다. 김 대표는 현 영등포 중앙당사를 폐쇄하고 당사 규모를 10분의 1로 축소해 여의도로 이전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당 혁신안을 발표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김한길식 독한 혁신안'을 발표한 뒤 회견장을 뜨고 있다. 김 대표는 현 영등포 중앙당사를 폐쇄하고 당사 규모를 10분의 1로 축소해 여의도로 이전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당 혁신안을 발표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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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정당 민주주의와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실천을 시작하겠다, 제가 당 대표 경선 때 이미 당원과 국민들께 공약한 대로 실천할 것"이라며 "중앙당 당직자의 수를 정당법이 정하는 범위 이내로 슬림화하겠다, 이제까지 관행적으로 편법 운영해 비대해진 중앙당을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당법이 허용하는 중앙당 당직자수는 100명이지만, 현재 민주당 중앙당 당직자는 160명이다. 60명은 민주정책연구원에서 일하게 된다. 연구원의 기능이 강화되는 것이다. 또한 인사·예산 측면에서 독립성이 확대된다.

영등포당사는 8월까지 폐쇄된다. 여의도에 영등포 당사의 1/10 크기로 축소해 당사를 다시 얻기로 했다. 중앙당의 의정활동 지원부서의 경우, 현재 민주당이 쓰고 있는 국회 공간을 재조정해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한길 대표도 부족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당 대표실을 내놓기로 했다.

시·도당의 정책기능이 강화된다. 중앙당 당직자 중 17명은 지역정책협력관이라는 이름으로 시·도당에 파견된다. 김 대표는 "시도당의 정책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각 시도당의 정책 기능을 활성화시키겠다"며 "중앙당과 당 지도부가 독점해온 당의 권력을 당원들에게 내려놓겠다는 약속의 일단이다, 중앙당 집중 상태를 분권화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날 당 혁신안을 두고 '독한 혁신'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제대로 된 정당 민주주의와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서 민주당은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특히, 중앙당으로서는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다, 당 대표 혼자만 결심해서 되는 일이 아니고 당 지도부가 동의해줘 가능했다, 독한 결심이 어렵다면 실천하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향후 혁산안을 추가로 발표하겠다고 했다.

왜 '천막당사'가 아닌 '미니당사'일까?

이날 김 대표가 발표한 혁신안을 두고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가 당 대표에 당선됐을 때, '천막당사' 수준의 파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였던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천막당사를 통해 당 지지율을 끌어올린 바 있다. '쇼'라는 비판도 나왔다.

김 대표는 천막당사를 거부했다. 김 대표는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에 당선된 다음날 여러 가지 안들이 주어졌다, 다음날부터 천막당사를 치고 첫 회의를 거기서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획기적인 변화를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며 여러 사람이 아주 강하게 건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 시간 동안 고민했는데 몇몇 사람들은 '김한길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그 안을 채택하지 않았다"며 "지지율이 몇 퍼센트 오를 거라고 봤다, 하지만 내용이 따라가지 못하면, 한계가 있다, 그 때도 떨어지면 그 땐 회복할 수 없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차근차근 내용을 채우고 준비를 조신하게 하면서 결과를 하나씩 꺼내놓는 게 정답이다, 그런 각오로 일해 왔고 그런 준비기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가지 준비과정에 있고, 이제 하나씩 꺼내 보이면 우리의 진심을 밖에서도 알아주시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민주당 혁신안은 안철수 의원과의 혁신 경쟁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안 의원은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10월 인하대 강연에서 중앙당 폐지와 국고보조금 축소를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시도당의 정책 기능을 강화한 것은 10월 재보궐 선거와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변재일 민주정책연구원장은 "지역정책협력관을 배정해 현장에 방문할 것이다, 그 결과물을 받아내면 중앙당이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국정감사와 같은 문제 해결 채널도 만들 것"이라며 "민주당은 '실천력이 없다' '대안 부재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김한길 혁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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