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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정치관여·대선개입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불구속 기소한 것에 대해 채동욱 검찰총장이 사실상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혹평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검찰을 향한 후폭풍이 불고 있다.

변호사들이 "정치권력에 맞서 항의하는 '의인' 검사들이 없다"며 검사들에게 일침을 가하고 나선 것. 심지어 검사들에게 "거울을 보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라"며 면박을 주기도 했다.

또한 검찰이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희생자 임시 분향소 철거를 방해한 혐의로 김정우 쌍용자동차노조 지부장을 12일 구속하고, 13일에는 대선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SNS 팀장을 맡았던 당직자를 긴급체포한 것도 검찰을 향한 비난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고 있다.

왜냐하면 물론 검찰 입장에서는 '법대로' 처리한 것이라고 항변할 것이다. 하지만, 헌정파괴·국기문란 사건이라고 불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지난 11일 불구속 기소한 검찰이 다음날부터 국정조사 목소리가 높은 쌍용차 정리해고 사건의 김정우 노조지부장과 문재인 캠프의 SNS 팀장을 긴급체포한 것은 검찰의 '법대로'를 퇴색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 조광희트위터

조광희 변호사는 13일 트위터에 "원세훈의 범죄 혐의는 민주주의의 근본을 뒤흔드는 매우 사악한 것"이라고 규정하며 "그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는 정치권력에 맞서 검사 10명만 단호히 저항해도 저리 쉽게 넘어가지 못할텐데"라고 검찰에 일침을 가했다.

조 변호사는 그러면서 "검찰 안에 그런 의인 10명이 없다"고 개탄하며 "물론 모두가 공범이 된 지 이미 오래되었다"고 씁쓸해했다.

ⓒ 이재화트위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법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화 변호사도 이날 트위터에 "법무부장관이 검찰청법은 어기고 원세훈 불구속기소 압력을 행사했고, 검찰총장이 이 압력에 굴복하였는데도, 이에 맞서 항의하던 검사가 아무도 없다니 참 놀랍다"고 검사들에 대한 큰 실망감을 내비쳤다.

이 변호사는 그러면서 "검사들이여, 집으로 돌아가 거울을 봐라. 거울 속에 비친 당신들의 모습이 어떤지"라고 자성을 촉구하는 면박을 줬다.

검사 출신인 금태섭 변호사도 트위터에 "원세훈 불구속, 김정우 구속. 이게 말이 되느냐는 당연한 질문에 대한민국 법률가 중 누가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까"라고 씁쓸해하며 "작년에 찍은 사진을 보는데, 그동안 도대체 뭐를 한 건지… 부끄럽다"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도 트위터에 "잔인하다. 김정우 지부장은 죽어간 쌍용차 노동자들과 가족들의 상주다. 계속되는 죽음을 보다 못해 지금껏 장례를 치르는 상주를 구속하다니, 이 정권은 피도 눈물도 없는가. 이래도 되는가"라고 비난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 댓글 사건을 선거법 위반으로 전 국정원장, 서울경찰청장을 우여곡절 끝에 불구속 기소하더니"라며 "여야 균형 맞추기? 민주당 대선 때 SNS팀장을 긴급체포? 검찰의 균형감각?"이라고 검찰을 질타했다.

한웅 변호사도 <검찰, 문재인 후보 측 SNS팀장 긴급체포>라는 기사를 링크하며 "무슨 혐의인지 참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야당이 야당답지 않으니 적반하장식 현상이 발생하는 겁니다"라고 민주당을 겨냥해 우회적으로 검찰을 꼬집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조광희#이재화#금태섭#박지원#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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