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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반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진주의료원을 찾아 "할매, 할배들도 막아내는데 젊은이들이 왜 못할 거냐"며 격려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유지현)이 8일 오후 진주의료원 앞마당에서 '생명문화제'를 열었는데, 밀양 주민들이 격려 방문한 것이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한국전력공사의 송전탑 공사를 몸으로 막아내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먼저 상영했다. 이어 머리카락이 하얀 할머니, 할아버지 4명이 무대에 올랐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진주의료원 사태와 관련해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8일 오후 진주의료원에서 '진주의료원 지키기, 공공의료 지키지 생명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밀양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참석해 인사와 발언을 하는 모습.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8일 오후 진주의료원에서 '진주의료원 지키기, 공공의료 지키지 생명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밀양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참석해 인사와 발언을 하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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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8일 오후 진주의료원에서 '진주의료원 지키기, 공공의료 지키지 생명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권영길 전 국회의원이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만나 인사하는 모습.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8일 오후 진주의료원에서 '진주의료원 지키기, 공공의료 지키지 생명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권영길 전 국회의원이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만나 인사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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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은 지난 5월 20일부터 송전탑 공사를 재개했는데, 주민 20여 명이 쓰러지거나 병원에 후송되면서 몸으로 막았다. 주민들은 '지중화'를 위한 '전문가 협의체' 구성을 요구했고, 국회 중재로 한국전력과 주민들이 합의를 이끌어 냈던 것이다. 현재 밀양 송전탑 공사는 잠정 중단됐다.

밀양 주민들은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투쟁을 벌이는 조합원들을 찾아 격려했다. 이남우(71) 할아버지는 "밀양 송전탑 문제에 대해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주어 고맙다"며 "한국전력과 행정적으로 9년째, 몸으로 3년째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산중턱과 마을 앞산, 뒷산에 움막을 지어 놓고 먹고 자면서 공사를 못하도록 지켜왔다"며 "한국전력은 보상을 많이 받으려고 반대한다며 수작을 부리는데, 우리는 보상이 필요 없고, 가족들이 건강하게 살기만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할아버지는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 없고, 죽음의 땅을 후손에 물려 줄 수 없다"며 "밀양 사람들은 운명적으로 송전탑을 막아내야 한다, 지난해 분신 자결한 고 이치우 어르신을 따라가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8일 오후 진주의료원에서 '진주의료원 지키기, 공공의료 지키지 생명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진주의료원 입원 환자인 송아무개 할머니가 휠체어를 타고 나와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8일 오후 진주의료원에서 '진주의료원 지키기, 공공의료 지키지 생명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진주의료원 입원 환자인 송아무개 할머니가 휠체어를 타고 나와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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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순(66) 할머니는 "지난 5월 20일부터 한국전력이 공사를 재개했는데, 우리가 범죄자냐, 전경 500명을 풀어서 할머니들을 막았다, 그것은 한국전력과 정부가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다고 본다"며 "무슨 이런 정부가 있나,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 한 사람이라도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진주의료원 직원과 밀양 주민들을 행복하게 해주었느냐"고 말했다.

이어 한씨는 "우리 할머니들도 막아내는데, 진주의료원에는 젊은이들이 많을 것인데 왜 못 막아낼 것이냐"며 "나는 그동안 밀양 송전탑 투쟁으로 경찰서에 20차례 조사를 받았고 병원에 입원도 네 차례나 했으며, 이제는 하나 남은 목숨마저 내놓고 싸운다"고 덧붙였다.

장재분(57)씨는 "다른 분들보다 젊지만 머리카락이 하얗다 보니 할머니라고 하는데, 지난 5월 20일부터 우리는 목숨을 내어 놓고 싸워 왔기에 '전문가 협의체' 구성과 공사 잠정 중단이라도 이끌어 냈다"며 "소외된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공의료를 꼭 살려내야 한다. 끝까지 투쟁해서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8일 오후 진주의료원에서 '진주의료원 지키기, 공공의료 지키지 생명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진주의료원 조합원들이 종이에 의지를 담은 글을 적어와 펼쳐 보이는 모습.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8일 오후 진주의료원에서 '진주의료원 지키기, 공공의료 지키지 생명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진주의료원 조합원들이 종이에 의지를 담은 글을 적어와 펼쳐 보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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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8일 오후 진주의료원에서 '진주의료원 지키기, 공공의료 지키지 생명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큰들문화예술센터 회원들이 길놀이를 하는 모습.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8일 오후 진주의료원에서 '진주의료원 지키기, 공공의료 지키지 생명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큰들문화예술센터 회원들이 길놀이를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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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목을 다쳐 깁스한 모습으로 참석한 정임출(72) 할머니는 "나는 이번에 대학병원에까지 가서 치료를 받았다"며 "목숨을 내어놓고 끝까지 막아야 한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다, 끝까지 싸워서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생명문화제'는 노래와 율동 공연 위주로 열렸다. 특히 진주의료원 조합원들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고 율동을 선보이기도 했다.

생명문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휠체어를 타고 나온 입원 환자인 송아무개 할머니는 "구경하려고 밖에 나왔다"며 "나와 보니 기분이 좋고, 내 같은 사람을 도와주려고 온 사람들이 많으니까 좋다"고 말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8일 오후 진주의료원에서 '진주의료원 지키기, 공공의료 지키지 생명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진주의료원 조합원들과 함께 율동하는 모습.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8일 오후 진주의료원에서 '진주의료원 지키기, 공공의료 지키지 생명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진주의료원 조합원들과 함께 율동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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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8일 오후 진주의료원에서 '진주의료원 지키기, 공공의료 지키지 생명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풍등을 하늘로 날려 보내는 모습.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8일 오후 진주의료원에서 '진주의료원 지키기, 공공의료 지키지 생명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풍등을 하늘로 날려 보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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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진주의료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밀양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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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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