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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7일 오후 3시]
하루에 1000배씩 '3000배' 계획... 시민들, "수고하신다" 격려  

998배, 999배, 1000배….

김성곤 민주당 의원은 1000번째 절을 한 후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그가 4시간 동안 절을 하는 동안 그의 와이셔츠와 깔개는 땀에 젖었다. 땀범벅인 얼굴로 일어난 김 의원은 옆에 있던 윤호중 의원과 포옹하며 "수고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땀으로 샤워한듯 옷이 땀에 젖었다. 윤 의원은 절룩거리며 김 의원에게 "수고하셨다"고 화답했다.

김성곤 의원은 27일부터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3000배를 시작했다. 이날부터 매일 오전 1000배씩 절을 할 예정이다. 이날 20여 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함께했다. 비가 내려 더위는 한 풀 꺾였다지만, 1000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김성곤 의원실에서 500ml 생수 20병을 준비했지만, 금방 동이 났다. 수건 20장도 마찬가지다.

김 의원은 20~30분간 100배를 한 뒤, 5분을 쉬는 방식으로 1000번 절을 했다. 쉬는 동안 수건으로 땀을 훔쳤다. 하지만 남들처럼 물을 들이켤 수 없었다. 물을 많이 마시면 화장실을 가야 하기 때문이다. 윤호중 의원은 "500배를 했는데도, 다리가 후들거린다"며 "김성곤 의원이 초보자 속도에 맞추느라 힘들었을 텐데도, 잘 하셨다"고 말했다.

사실 김 의원의 3000배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0년 12월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이 4대강 사업비가 포함된 새해예산안을 단독 처리하자, 김 의원은 대국민 사과의 의미로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3000배를 했다. 원불교 신자인 김 의원에게 3000배는 간절함을 의미한다.

"5월 넘기면 개성공단 입주 기업 부도 시작... 5월이 '데드라인'"

그는 3000배 직후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5월을 넘기면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부도가 나기 시작한다, 이미 거래 선이 끊겼다, 또한 습기가 높은 6월 장마철에 전자기기 관리를 제대로 못하면 다시 고치기 어렵다, 사실상 5월이 '데드라인'"이라며 "5월이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3000배를 통해 개성공단 정상화에 대한 간절함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1000배는 정치인들이 잘못해서 사퇴를 악화시킨 데에 유감을 나타내는 것이다, 또 다른 1000배는 북쪽에 개성공단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회담에 응하라는 뜻이고, 마지막 1000배는 우리 정부에 실무회담이라는 형식에 얽매이지 말라는 호소였다"며 "오늘 마지막으로 절을 할 때는 박근혜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개성공단 정상화라는 간절함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3000배가 김정은 위원장을 돕는 것"이라는 새누리당의 딴죽걸기에 대해 김 의원은 "김정은 위원장한테 절을 하라는 말이냐"고 응수했다. 그는 "우리의 진정성을 모독하는 것이다, 개성공단 폐쇄의 책임은 남북관계를 잘 관리하지 못한 이명박 정부에 있다, 새누리당이 사과하고 3000배를 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김 의원은 이날 통일부가 북한의 6·15공동선언행사 공동개최 제안을 거부한 데에 대해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북쪽도 풀려고 나름대로는 계산을 하는 것이다, 옛날에 미국과 중국도 핑퐁게임으로 긴장을 풀었듯, 우리도 민간행사를 통해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민들은 이날 3000배에 적지 않은 관심을 나타냈다. 일부 시민들은 지나가면서 큰 소리로 "수고하신다"고 격려했다. 또한 국회 정문 앞에 도로에서도 차량 안 시민들이 민주당 의원들의 3000배를 유심히 지켜봤다.

[1신 : 27일 오전 11시 20분]
"사태악화 막지 못한 점 사과, 조속한 정상화 남북당국에 촉구"

개성공단 출입차단 조치가 취해진 지 55일째를 맞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앞에서 김성곤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외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과 최요식 금강산기업인협의회장, 종교인들이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를 위한 3000배'를 하고 있다.
 개성공단 출입차단 조치가 취해진 지 55일째를 맞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앞에서 김성곤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외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과 최요식 금강산기업인협의회장, 종교인들이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를 위한 3000배'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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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비옷을 입었다. 세찬 비에 비옷 속 양복은 금세 젖었다. 가슴팍에는 '개성공단은 평화입니다', '5·30 방북을 승인하라'는 구호를 달았다. 9명의 국회의원들은 곧 깔개 위에 엎드려 절을 했다. 이들 뒤에는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3000배'라는 펼침막이 내걸렸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27일 오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3000배를 시작했다. 29일까지 매일 오전 1000배씩 할 예정이다. 첫 날인 이날 김성곤 의원을 비롯해 최민희·전정희·양승조·최민희·김태년·우상호·김성주 의원 등이 참여했다.

김성곤 의원은 본격적인 3000배를 하기 직전 연 기자회견에서 "오늘로 개성공단 출입차단 조치가 취해진 지 56일째"라면서 "개성공단 조업중단으로 인한 우리 기업인들의 피해가 엄청나다, 개성공단 사태악화를 막지 못한 점을 사과하고 조속한 정상화를 남북당국에 촉구하는 의미에서 3000배를 올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의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남북경협의 대표적인 사업을 이렇게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할 수 없다, 개성공단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입주한 입주기업과 그 협력업체의 임직원들의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남북한 당국은 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며 "금강산 관광과 6·15 공동행사 등 한반도 평화와 남북화해협력을 위한 민간 교류 성사를 위한 대화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남북경협 대표 사업, 사라지게 할 수 없어... 30일 방북 승인하라"

개성공단 출입차단 조치가 취해진 지 55일째를 맞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앞에서 김성곤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외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과 종교인들이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를 위한 3000배'를 하고 있다.
 개성공단 출입차단 조치가 취해진 지 55일째를 맞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앞에서 김성곤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외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과 종교인들이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를 위한 3000배'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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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우리 정부를 향해 "실무회담 개최를 선결조건으로 내세우지 말고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30일 방북을 일단 승인해, 대화의 계기를 조성하라"고 밝혔다. 또한 북한에는 "투자 기업의 자산 보호에 대한 국제 기준을 준수하고 우리 정부가 제안한 실무회담에 조건 없이 응하라"고 말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일부는)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의 방북 신청을 승인해줘야 한다"면서 "6·15 남북공동선언 남측위원회가 참여할 수 있도록 대통령이 결단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새누리당은 민주당 의원들의 3000배를 비판했다.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인의 3000배가 이상한 시위문화로 변질됐다, 3000배는 자신의 잘못을 부처님께 고하고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다는 참회의 표시"라며 "개성공단의 비정상 상황이 김성곤 의원의 본인 잘못이라고 엉뚱하게 자처하겠다는 말인지, 결국 정부 때문에 개성공단이 정상화되지 못한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적반하장도 이런 낯 두꺼운 적반하장이 없다, 시위 3000배의 표적은 한국 정부가 아니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어야 하는 만큼 김정은에게 개성공단 정상화를 요구하는 3000배로 이름을 바꿔, 과녁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며 "자칫 남남 갈등 유발로 김정은만 돕는 것이 아닌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태그:#개성공단 정상화 위한 3000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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