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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경비노동자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4회 청소노동자 행진 선포 및 실천단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건 개선과 행복할 권리를 찾기 위해 각자의 요구사항을 적은 상자를 쌓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이날 이들은 "그동안 청소노동자들이 유령처럼 취급되어 저임금과 고용불안,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며 일했다며 행복할 권리를 찾아 행진하겠다"고 선포했다.
▲ 청소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권리 청소, 경비노동자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4회 청소노동자 행진 선포 및 실천단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건 개선과 행복할 권리를 찾기 위해 각자의 요구사항을 적은 상자를 쌓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이날 이들은 "그동안 청소노동자들이 유령처럼 취급되어 저임금과 고용불안,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며 일했다며 행복할 권리를 찾아 행진하겠다"고 선포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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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없는 일터', '생활임금', '안전한 일터', '정규직화'….

청소노동자들이 직접 적은 소망들이다. 이들은 이러한 소망들로 대한문 앞에서 '권리벽'을 쌓았다. 그리고 "우리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선언했다. 올해로 4회를 맞는 '청소노동자 행진' 선포 자리에서다.

'청소노동자 행진'은 2010년 청소노동자들의 존재와 요구를 알리기 위해 시작됐다. 첫해에는 '여기! 우리가 있다!'라는 주제로 시작했고, 4년째를 맞은 올해의 주제는 '행복할 권리를 찾아서'이다. 1회 500여 명, 2회 650여 명, 3회 800여 명 등 참여하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노동자들 소망이 적힌 상자들, '행복할 권리벽'이 되다

청소노동자가 힘든일을 많이해 관절염에 걸렸다고 손을 보여주고 있다.
 청소노동자가 힘든일을 많이해 관절염에 걸렸다고 손을 보여주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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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9시 50분 덕수궁 대한문 앞. '빨간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한참을 돌아 들어간 한복 체험 천막 뒤쪽에다 짐을 푼 사람들은 이날 '청소노동자 행진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하러 온 청소노동자들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박아무개(63)씨의 손가락 관절이 부어 있었다. 박씨는 "처음에 노조를 하면 잘릴 줄 알았는데, 노조가 생겨 반 정도는 좋아졌다"며 "지금 임금이 인상되고 노동시간은 단축됐지만, 단축된 만큼 노동 강도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박씨와 함께 온 다른 청소노동자도 관절염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생활을 해야 하니까 일을 못 그만두지. 계속 하던 일 안 하면 뭐 먹고 사나."

이어 기자회견이 시작됐고, '4회 청소노동자 행진 실천단 활동계획'이 발표됐다. 이날 출범식을 시작으로 ▲ 박근혜 정부 100일, 여성노동자 증언 ▲40만 청소노동자를 찾아서 ▲ 청소노동자 행진을 지지하는 당신을 찾아서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곧 이어 '권리벽' 쌓기가 시작됐다. '나의 행복할 권리는 □ 입니다'라고 적힌 상자에 각자의 소망을 적어 붙이고 권리벽을 쌓았다.

이들은 "저임금, 고용불안, 막말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는 청소노동자들은 행복하지 않다"며 "생활할 수 있는 임금을 받을 권리, 고용안정의 권리, 모욕당하지 않고 일할 권리 등을 내세우며 '행복할 권리'를 찾아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숙희(56) 공공운수노조 홍익대분회장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근무 환경이 똑같다"며 " 휴게실에는 밤새 쥐가 다녀간 흔적도 종종 보인다"고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학교 측의 '직접고용'이 청소노동자의 처우 개선의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권리벽' 뒤에 서 있던 청소노동자들은 "누추하고 어두운 지하실에서 나와 밝은 대낮에 함께 행진하자"고 말했다.

 청소, 경비노동자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4회 청소노동자 행진 선포 및 실천단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건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 청소노동자, "행복할 권리 찾아 나서겠다" 청소, 경비노동자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4회 청소노동자 행진 선포 및 실천단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건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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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청소노동자, #행복한권리를 찾아서, #청소노동자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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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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