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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재개된 밀양 송전탑 건설 공사 현장에 공권력이 처음으로 투입된 가운데, 이날 현장을 찾은 민주당 최고위원인 조경태 국회의원(부산 사하을)은 "공권력 투입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시킨다"며 즉각 철수를 촉구했다.

조 의원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인 조 의원은 이날 오후 밀양 부북면 위양리 평밭마을과 단장면 고례리 바드리마을 송전탑 공사 현장을 찾았다.

 한국전력공사가 20일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가운데, 이날 오후 민주당 조경태 국회의원이 현장을 찾아 주민들를 위로했다.
 한국전력공사가 20일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가운데, 이날 오후 민주당 조경태 국회의원이 현장을 찾아 주민들를 위로했다.
ⓒ 민중의소리 구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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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조 의원의 손을 잡고 갖가지 요구를 하기도 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9월부터 '반대 주민'과 대화 등을 위해 공사를 중단했다가 이날부터 재개했는데, 그동안 한국전력 시공․용역업체 직원들이 주민과 마찰을 빚어왔다.

이날 처음으로 전경대원들이 공사 현장에 투입되었다. 이들은 할머니․할아버지 등 주민들의 공사장 진입을 막으면서, 충돌을 빚기도 했다. 할머니 3명이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조 의원은 "현장에 가서 보니 마음이 아프다. 어르신들과 주민들이 고생하시는 모습을 보니 그랬다"며 "한국전력은 빨리 공사를 중단하고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 그리고 공권력과 충돌이 우려되고 있는데, 전경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공권력 투입은 사태 해결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시킬 것이다. 힘없는 어르신들힌테까지 공권력을 투입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힘없는 약자에 대한 배려라든지, 정책적 고려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즉각 공권력을 철수시켜야 한다. 주민들은 상대에 대해 폭력을 행사하거나 그런 여력이 있는 분들이 아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다. 오늘 벌써 3분이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지 않았느냐."

- 한국전력과 주민들이 대화가 되지 않고 있는데.
"주민들은 '전문가 협의체' 요구를 했는데 한국전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민들의 요구대로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전문가 협의체를 통해 한 달 내지 석 달 정도 꾸리면 되고, 그렇게 해서 수긍할만한 전문가 견해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 한국전력은 이번에 공사재개를 왜 했다고 보는지?
"결국은 무엇인가 한국전력이 목표했던 그대로, 밀어 붙이는 식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그동안 한국전력과 주민대표들이 여섯 차례 간담회를 했지만, 한국전력은 결국 공사 강행을 위한 수순 밟기라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 민주당과 국회 차원에서 대응은?
"당에서는 '밀양송전탑 대책위'를 꾸려 놓았는데, 오는 22일 대책회의를 소집해서 논의하겠다. 그리고 저는 국회 지식경제위 소속 '에너지소위' 위원장으로 있는데 조만간 여야 위원들이 다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소집하겠다. 그 자리에는 정부 관계자도 참석시켜서 밀양 송전탑과 관련한 국회 차원의 해결책을 빨리 마련하도록 촉구하겠다. 오늘(20일)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와 통화를 했는데, 원내대표단들이 내일 현장을 방문한다.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문제를 깊고 신속하게 대응하도록 촉구하겠다."

-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밀양송전탑 문제에 대해, 정부는 한국전력 입장만 듣고 있다. 그렇게 하면 사태를 풀지 못한다. 정부는 주민들의 입장을 듣고, 이해당사자인 마을 주민들의 입장에 대해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한국전력 입장만 듣고 판단하면 답이 없다. 한국전력은 강경한 생각 외에는 없는데, 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합의를 끌어 내야 할 것이다."

- 주민들은 송전선로의 지중화를 요구했지만 한국전력은 거부했는데, 지중화에 대한 견해는?
"지중화에 대해, 한국전력은 처음에는 어렵다고 했지만 나중에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했다. 시간과 비용 이야기를 한다. 햇수로 따지면 송전선로는 9년째인데, 한국전력이 애시당초부터 지중화를 고려했으면 지금쯤 해결책이 있었을 것이다. 너무 대책없이 시간만 까먹버러진 책임이 한국전력과 정부에 있다. 지중화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했다면 시간을 벌었을 것이다. 비용 측면에서 송전선로가 마을 지나는 곳만이라도, 부분적으로 지중화를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 많은 예산을 절감하고 가능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 대안을 주민과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추진 중인 함양-울산 고속도로 노선에 지중화를 하자고 했는데, 한국전력은 적극 검토를 하지 않고 있다."

- 더 하고 싶은 말은?
"아무쪼록 정부가 전력 수급을 핑계로, 지방에 있는 시골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놓은 셈이다. 결국 수도권 전력란 해소를 위해 지방민은 언제까지 피해를 봐야 하는 것인지. 지방민을 희생시키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정부에 건의할 것이다."

민주당 원내대표단, 21일 오후 밀양송전탑 현장 방문

민주당 원내대표단은 21일 오후 밀양 송전탑 현장을 방문한다. 전병헌 원내대표,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 박민수 원내대표 비서실장, 정호준․진성준․김현․백군기․장하나 원내부대표, 홍익표․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김해 봉하마을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밀양 부북면 평밭마을을 방문한다.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 허성무)은 20일 "강압적인 밀양 송전탑 공사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밀양 765kv 송전탑 공사강행이 우려한 데로 결국 화를 불렀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민과 합의 없는 일방적인 공사강행으로 발생한 사고에 대한 책임은 박근혜 정부에 있다"며 "박근혜 정부의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으로 주민들이 받는 고통을 좌시하지 않고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조경태 의원, #밀양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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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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