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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만든 우체통 안에 둥지를 틀고 부화한 박새의 모습
 나무로 만든 우체통 안에 둥지를 틀고 부화한 박새의 모습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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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허락도 없이 가정집 우체통을 통째로 무단 사용해온 한 박새 가족이 카메라에 잡혔다. 그곳은 바로 여수시 화양면 이목리 구미 마을 김인순씨 댁이다. 김씨 집 앞에 훤히 펼쳐진 바닷가는 답답한 마음을 뻥 뚫리게 한다.

박새가 발견된 것은 지난 17일이다. 그의 아들 성화씨는 연휴를 맞아 부모님의 농사를 도울 겸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시골집에 놀러 왔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은  먼저 마당 앞에 세워진 나무로 만든 우체통을 열었다. 그러자 그곳에는 갓 부화된 박새 새끼 3마리가 입을 쩍 벌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이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성화씨는 이 광경을 목격하고 사진을 찍어 카톡에 올렸다.

"고향집에 왔더니 우체통에 박새가 주인허락도 없이 세를 들어 살고 있네."

아들 성화 씨는 서울에서 부모님 일을 도와주러 왔다가 부화한 박새의 모습을 찍어 카톡에 올렸다.
 아들 성화 씨는 서울에서 부모님 일을 도와주러 왔다가 부화한 박새의 모습을 찍어 카톡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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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를 텃새라 부르는 이유

나무로 만든 우체통에 박새가 알을 낳아 3마리가 부화했다.
 나무로 만든 우체통에 박새가 알을 낳아 3마리가 부화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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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연휴 내내 부화된 박새를 지켜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시골에 사는 할머니는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농사가 바빠서 낮에는 집에 있는 시간이 별로 없어 우체통에 신경 쓸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말이다.

"저곳을 어찌 들어갔는지 모르긋써. 나도 아이들이 갈쳐줘서 살짝 들어다 보니 박새 세 마리가 눈을 껌벅껌벅 꺼리고 있는디 아이들이 신기해서 난리 났어. (박새) 즈그들이 살고 잡아서 왔는디 내가 어찌 집세를 받겠어. 난 못혀.(웃음)"

여수시 화양면 이목리 구미 마을에 있는 김인순 할아버지 댁의 모습
 여수시 화양면 이목리 구미 마을에 있는 김인순 할아버지 댁의 모습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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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목 박새 과에 속하는 박새는 한국 전역에 분포하는 흔한 텃새이다. 이들은 도시의 공원, 인가, 도처의 나무구멍, 인공새집, 건축물 틈 등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월부터 7월 사이에 연 2회 번식한다. 알을 품은 지 12~13일 만에 부화해 16~20일간 새끼를 키운다. 박새는 식물성 곡식과 벌레를 먹는 새라 다른 새들에 비해 먹이가 풍부하다. 그리고 쉽게 인간이 주는 먹이를 넘보기도 하는 영악한 새로도 알려졌다. 또 환경에 잘 적응하는 새라서 텃새라고도 부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라도뉴스> <여수넷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박새, #화양면 이목리 구미마을, #텃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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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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