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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남양유업 불매 스티커'를 65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남양유업 불매 스티커'를 650원에 판매하고 있다.
ⓒ 옥션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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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미국산 광우병사태를 기억하시나요? 그때 반대 현수막을 판매했던 사람이에요."

13일 기자가 전화를 걸자 박형섭씨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어 박씨는 그가 '남양유업 불매운동' 스티커를 만들게 된 이유를 풀어놓았다.

"윤창중 때문에 불매운동 시작했어요. 남양유업 사태가 뜨거운 이슈였는데 윤창중 사건 때문에 가릴까봐 걱정되더라고요. 그래서 스티커를 제작했고요 다시 관심에 불이 붙었으면 했어요."

"이 스티커가 많이 팔려야 남양유업 사태 잊히지 않아"

인터넷 쇼핑몰 '옥션'에서는 특별한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악덕 남양유업 불매'라는 문구의 스티커가 할인가 650원에 올라와 있는 것이다. 박씨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남양유업'사태가 윤창중 전 대변인 사태로 수그러들자 스티커를 보급해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얼마 전에 이마트랑 홈플러스 공식트위터에 남양유업 사태에 관해 멘션으로 의견을 물어봤는데 전혀 답변이 없더라고요.(대형마트는 전혀 움직임이 없어) 혼자서라도 스티커를 판매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을 했죠."

박씨는 홈플러스 트위터 공식계정(@homple)과 이마트 트위터 공식계정(@e_mart_)에 일본의 유키지루시유업 사태를 예로 들며 남양유업 판매지침이 무엇인지 물었으나 이들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저는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트위터도 하고 이렇게 불매운동도 직접 나서서 하는데 아내는 '절박하게 안 나서도 되는데 왜 오지랖 넓게 나서냐'며 한소리 해요. 그런데 저는 세상이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박씨는 이렇게 동갑인 아내의 핀잔을 받으며 남양유업 스티커 5000장을 제작했다. 그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음식유통관련)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거래처 관계에서도 갑을이 될 때가 있어요. 그런 (남양유업의) 홍 회장 태도를 보면 화가 나요. 홍 회장이 사과하지 않는데 이런 것을 묻히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스티커 팔아서 돈 남겠습니까?"

박씨는 "스티커가 많이 팔려 이 사태가 묻히지 않고 남양유업 홍 회장이 진실하게 사과하고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대전에서 단체급식 냉동 수산물 식자재를 납품하고 있다.

 차량에 부착한 '남양유업 불매 스티커'.
 차량에 부착한 '남양유업 불매 스티커'.
ⓒ 박형섭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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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구매자 "스티커 붙힌다고 달라질까마는..."

13일 현재 75매가 팔렸다. 기자가 "75명이 한 매씩 샀느냐?"고 묻자 "뜻을 같이하는 한 분이 문의한 뒤에 한꺼번에 75매를 사주었다"고 답했다. 첫 구매자인 김아무개(37)씨도 유통업을 하고 있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하는 게 이 업계의 '을'아니겠습니까? 갑이 후려쳐도 어쩔 수 없는게 우린데, 그 쪽(갑) 사람들이 이걸 보고 조금이라도 찔렸으면 하고 사서 붙이고 다닙니다."

김씨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우연히 박씨가 만든 스티커를 발견하고 바로 구매했다고 한다. 그는 "남양유업 사태 이후 계약관계에서 갑의 태도가 조금 달라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스티커 붙인다고 달라지는게 있겠습니까? 그래도 우리쪽 업체 사장님한테도 나눠줍니다. 스티커 뭐냐며 관심가지고 물어보는 사람도 생기더라구요. 그 사람들한테 '옥션' 가서 사라고 말했어요."

박씨가 만든 '남양유업 불매' 스티커가 얼마나 팔릴지는 알 수 없다. 설사 그것이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해도 '깨어 있는 시민'으로서 그의 행동은 특별해 보인다.                   


#남양유업 불매스티커#남양유업#남양유업 불매운동#박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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