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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무실이 해운대 역 근처에 있는지라 가끔 가다 먹는 저렴한 식당 3종 소개. 삼거리 식당과 부창마차는 해운대 역 오른쪽 편에 있고, 사북 칼국수는 해운대 구청 담벼락 쪽에 있다.

삼거리 식당의 주 메뉴는 시락국밥과 부침개인데, 시락국밥은 3500원이고 부침개는 3000원이다. 부침개는 깻잎 튀김과 고구마 튀김, 동그랑땡 튀김이 좀 나오는데, 이 집의 특징은 안주가 죄다 삼천원이라는 사실이다. 또한 막걸리가 2500원!

두 사람이서 막걸리와 튀김, 오뎅탕을 먹어도 만 오천 원도 안 되는 저렴한 술 값. 그야말로 서민들의 소박한 술자리인 것이다. 주로 노무자들이 혼자 오거나 두 세 사람이 간단하게 한 잔 하고 간다. 시락국밥이 무척 시원하고 맛있다. 반찬도 무려 3가지나 나오고. 땡초 한 사발을 집어넣고 겨울철에 후루룩 한 그릇 먹으면 온 몸이 노곤하게 풀린다.

 삼거리 식당
삼거리 식당 ⓒ 김대갑

또 그 옆의 부창마차는 간단한 실비 주점인데, 이 집에서 꼭 맛봐야 할 것은 오리지널 전라도식 떡국이다. 내가 먹어본 떡국 중에서는 가장 맛있었다. 국물이 아주 진하면서도 떡국이 부드럽고 감칠 맛이 난다. 주인 아줌마가 일단 먹어보고 말하라고 할 정도로 자신있게 내 오는 음식이다. 양도 푸짐해서 한그릇 먹으면 배가 든든하다. 단돈 오천원! 해운대 역 근처에 올 일이 있으면 꼭 맛보도록.

 부창마차
부창마차 ⓒ 김대갑

마지막으로 사북칼국수는 해운대 맛집 소개에서 빠지지 않는 유명한 집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작은 테이블이 달랑 네 개일 정도로 무척 좁다. 집주인의 처가 쪽 사람들이 사북탄광 사람이라서 사북 칼국수를 배워 왔단다.

국물이 무척 불그스름한데, 칼칼하면서도 '짝' 달라붙는 맛이 일품이다. 맑은 국물에 익숙한 부산 사람들과 좀 안 맞는 면도 있지만 몇 번 먹어보면 그 맛에 반한다. 사북칼국수집은 유명 연예인이나 정부 고위 인사들도 찾아 올 정도로 인기가 있는 집이다. 점심 때는 자리가 없어 기다려서 먹어야 한다.

 사북칼국수집
사북칼국수집 ⓒ 김대갑

이 세 집의 특징은 겉모습이 그야말로 허름하다는 것. 진정한 맛집객은 일단 허름한 식당을 찾는다는 사실을 아시는가?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불결하다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나오는 음식은 깔끔하면서도 정갈하다. 그러면 된 거지 머! 이들 식당에 들어서면 그야말로 서민들의 냄새가 난다. 투명한 소주 한 병에 삼천원짜리 튀김 안주를 놓고 정치와 경제, 삶에 대해 열나게 소리치는 소시민들의 풋풋한 삶이 느껴진다.

 사북칼국수
사북칼국수 ⓒ 김대갑

시락국 한 숟가락 입에 넣고 가만히 그들의 떠드는 양을 들어본다. 아픔과 한숨, 기쁨과 자조가 섞여 들려오는 목소리들. 우리네 서민들은 잡초처럼 이렇듯 질기게 살아가는 것이다. 단 돈 만 원에 세 사람이 취할 수 있는 소박한 행복을 느끼면서 말이다. 나도 그런 서민의 한 명으로서 출출할 때마다 이런 집에 들러 소박한 삶의 향훈을 맡는다. 탁한 막걸리 한 잔에 진한 노스탤지어를 느끼며.

덧붙이는 글 | 국제신문에도 송고함



#해운대 저렴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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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스토리텔링 전문가.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토요일에 떠나는 부산의 박물관 여행>. <잃어버린 왕국, 가야를 찾아서>저자. 단편소설집, 프러시안 블루 출간. 광범위한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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