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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이 오는 6일 주식회사에서 '미디어 협동조합'으로 전환한다. 2001년 9월 24일, '관점이 있는 뉴스'라는 모토를 걸고 출범한 지 12년 만이다.

<프레시안>은 5일 보도자료를 내고, "<프레시안> 주주들은 지난 5월 3일 전환총회를 열어 주주 14명 중 10명의 찬성으로(2명 반대, 2명 기권) 찬성률 83.3%를 기록, 프레시안의 법인 형태를 주식회사에서 '직원+소비자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프레시안>은 5월 안에 서울시에 협동조합 전환 설립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이후, 지난 1월 광주에서 참 언론협동조합이 설립된 것을 시작으로 국민TV 등 다양한 미디어 협동조합이 생겨나고 있다. 기성언론이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예는 <프레시안>이 최초다.

"'품위 있는 생존' 위해, 언론 지배 구조 바꾼다"

<프레시안> 메인 화면.
 <프레시안> 메인 화면.
ⓒ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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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은 지난해 말부터 심각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어왔다. <프레시안>은 협동조합 전환 결의문에서 "지난 12년간 <프레시안>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70점 정도밖에 줄 수 없을 것 같다, 결정적으로 '품위 있는' 생존 모델을 만드는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레시안>이 택한 '생존 모델'이 협동조합이다. "'생명, 평화, 평등, 협동'의 가치를 한국에서 구현하는 대안언론"의 길을 걷기 위해 언론의 지배구조를 바꾸겠다는 것. <프레시안>은 보도자료에서 "1인 사주나 소수 주주가 주인이 되는 회사가 아니라 독자나 필자,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협동조합 언론으로 언론의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프레시안>은 이어 "현 언론 환경을 기존 주주 모델, 무료 신문 모델로는 돌파할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신문인 <프레시안>은 신문, 방송과는 달리 매출의 절대적인 부분을 오직 '인터넷 광고'에 의존합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프레시안> 지면은 스스로가 비판한 다른 언론과 마찬가지로 독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광고에 포위됐고, 이른바 '낚시' 제목 기사로 뒤덮였습니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기사나 검색어 장사, 어뷰징은 하지 않았다고 자부하지만 이런 노력이 앞서 말씀드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프레시안을 아끼는 분들로 구성된 자발적 유료 독자 모임인 프레시앙이 상당액의 소중한 후원금을 기꺼이 지불하셨으나, 그마저도 프레시안이 광고에서 완전히 독립한 매체로 성장하는 데는 부족했습니다. 이에 프레시안은 새로운 언론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새 길을 찾았습니다. 그 답이 협동조합입니다."

<프레시안>은 "<프레시안>을 만드는 데 큰 힘을 주셨던 필자와 독자가 직접 회사의 경영에 참여해 <프레시안> 광고 정책을 감시하고, 기사가 나아갈 방향을 기자들과 함께 모색한다"면서 "이에 따라 일부 주주가 소유했던 주식회사 <프레시안>은 사실상의 공익적 언론으로 변신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프레시안> 협동조합 조합원은 크게 소비자 조합원, 직원 조합원으로 나뉜다. 소비자 조합원은 가입시 3만 원 이상을 출자하고, 매월 1만 원 이상의 조합비를 낸다. <프레시안> 직원들도 300만 원을 출자하고, 매월 1만 원의 조합비를 내 조합원으로 참여한다. 현재 1억 원이 넘는 직원 출자금이 마련됐다.

<프레시안>은 또한 "출자를 약속한 여러 분의 '천사 조합원'이 있다"면서 "(이 분들이) 4억여 원의 출자를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이들 조합원들은 대의원 총회, 이사회, 편집위원회, 프레시앙위원회 등을 통해 <프레시안> 협동조합 경영 전반에 참여하게 된다. <프레시안>은 오는 6일 조합 전환 결의문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조합원 모집을 시작한다.

협동조합 프레시안, 이렇게 바뀝니다
<프레시안> 협동조합 전환 결의문 中
- 협동조합 프레시안은 '생명, 평화, 평등, 협동'의 가치를 한국 사회에서 구현하는 대안 언론입니다.
천편일률적인 정치, 경제, 사회, 세계 뉴스를 반복하는 보도를 거부합니다. 생명, 평화, 평등, 협동의 시각에서 중요한 뉴스를 발굴하겠습니다. 기존의 뉴스 역시 이런 가치에 입각해서 넓고 깊게 재해석하겠습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천박한 반 교양주의에 맞서겠습니다. 과거보다는 미래에 방점을 찍고서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바를 고민하겠습니다.

- 협동조합 프레시안은 정치권력, 기업 권력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독자와 기자가 주인'인 대안 언론입니다.
'기사 따로, 광고 따로'라는 편의주의적인 대응을 거부합니다. 당장 협동조합 프레시안의 조합원이 1만 명이 되는 순간 선정적인 광고를 싣지 않겠습니다. 프레시안의 지향과 어울리지 않는 광고 및 협찬을 거부하겠습니다. 당연히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특정 정치 세력의 눈치를 보는 일 따위도 없습니다. 대신 건강한 대안 정치 세력의 목소리에 귀를 열겠습니다.

- 협동조합 프레시안은 생명, 평화, 평등, 협동의 가치를 지향하는 개인, 공동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대안 언론입니다.
협동조합 프레시안의 주인인 조합원을 비롯한 생명, 평화, 평등, 협동의 가치를 한국 사회에서 구현하고자 노력하는 개인, 공동체의 활동을 발 빠르게 전달하고, 그 목소리를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제 막 태동하는 협동 사회 경제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 협동조합 프레시안은 노동자가 행복한 대안 언론입니다.
협동조합 프레시안은 기자의 이름 하나, 마케터의 이름 하나, 디자이너의 이름 하나가 곧 브랜드가 되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규모를 키우는데 급급하기보다는 노동자가 최고의 업무 환경에서 적절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겠습니다. 그렇게 숙련된 언론 노동자는 한국 사회의 언론을 바꾸는 불씨가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협동조합 프레시안의 꿈, 어렵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참여가 한국 언론 또 세계 협동조합 언론의 역사를 새로 씁니다. 지금 바로 협동조합 프레시안의 새로운 주인이 되어 주십시오.



태그:#프레시안, #미디어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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