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건물 붕괴 사고를 보도하는 영국 BBC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건물 붕괴 사고를 보도하는 영국 BBC
ⓒ BBC

관련사진보기


방글라데시 건물 붕괴로 인한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300명을 넘어섰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24일(한국시각)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외곽 사바르 공단의 8층 규모 의류공장 건물이 무너지면서 27일 현재까지 최소 30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방글라데시 구조 당국은 아직도 400명에 가까운 사람이 실종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의류수출협회(BGMEA)에 따르면 무너진 건물에 입주해있던 의류공장에는 총 3122명의 직원이 등록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붕괴 당시 얼마나 많은 인원이 건물에 있었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구조가 더욱 난항을 겪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이날을 희생자 애도의 날로 정하며 전 국민의 기도를 요청했다. 또한 무너진 건물 잔해를 끝까지 파헤쳐 최선을 다해 구조할 것을 지시했다.

사고 아닌 인재... 의류 노동자들 대규모 시위

이번 의류공장 건물 붕괴는 단순한 사고가 아닌 방글라데시 의류 제조업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여실히 드러낸 인재(人災)였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국제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무너진 건물은 이미 오래 전부터 눈에 보일 정도로 외벽에 균열이 생겨 안전 조사관이 건물 폐쇄와 모든 직원의 철수를 지시했다. 하지만 의류공장주들이 강제로 직원들을 출근시켰다가 인명 피해가 커지고 말았다.

더구나 무너진 건물은 당초 5층 규모로 건축허가를 받았지만 건물주가 관계 당국의 허가도 없이 3층을 더 올려 8층짜리 건물로 불법 증축한 것이라는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하시나 총리는 "정부 차원에서 건물주를 상대로 과실 책임을 묻는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며 "경찰 수사를 피해 달아난 공장주들과 사고 관련자를 반드시 잡아내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의류 노동자 수만 명은 정부의 허술한 관리와 공장주들의 강제 출근 지시로 인명 피해가 일어났다며 건물주와 공장주의 신속한 체포와 사형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까지 벌이고 있다.

시위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무기가 동원되어 격렬해지자 방글라데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살포하고 고무탄을 발사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글로벌 유명 의류 브랜드도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의류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 요구 때문에 공장 노동자의 근로 환경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의류 수출업은 방글라데시의 전체 수출에서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산업이다. 하지만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의류 수출업의 가파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근로 환경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오래 전부터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결국 방글라데시에선 지난해 11월 의류공장 창고 화재로 112명이 사망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의류공장 건물 붕괴로 인해 수백 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나고 말았다.


#방글라데시#건물 붕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