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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에서 용산까지 가는 대리운행 화면 출발지 학동사거리, 도착지 용산 운행비 1만 7000짜리입니다. 그런데 나중 알고보니 운행비 2만원가운데 3천원은 노래방 사장님에게 업소비로 지불해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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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동사거리 - 용산 17k>

4월 어느 새벽, 서울 강남 학동사거리 부근에서 추위에 떨다 어렵게 잡은 오더입니다. 대리기사들은 운행오더를 핸드폰의 화면을 통해 잡습니다. <학동사거리 - 용산 17k>, 남보다 먼저 화면을 눌러 오더를 잡고 전화를 하니, 상황실입니다. 

"기사님, 손님에게 2만원 받아서 3천원을 업소에 주세요." 

그 여직원 말에 맥이 빠집니다. 순수하게 1만 7000원짜리 오더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말을 듣고 보니 2만원짜리인데 그 중 3천원을 노래방 사장에게 건네줘야 된답니다.  대리기사들은 운행을 끝마치고 손님에게 요금을 받습니다. 그런데 먼저 용산 오더를 올려놓은 노래방 사장에게 3천원을 지불하고 운행해야 한다는 겁니다.  결국 대리기사는 나중 손님에게 2만원을 받겠지만, 실제 오더는 1만7천원짜리가 되는 겁니다.

그렇다면 대리기사가 이 오더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는 얼마나 될까요?

우선 노래방 사장님에게 건네준 3천원에 애초 오더를 준 회사에 지불해야 하는 1만7천원 * 0.2(수수료가 20%입니다 ㅠㅠ)이 더해지면 6400원, 결국 수수료 비율은 무려 32%입니다.
2만원짜리 운행 오더를 수행하면서 수수료로 6400원을 뜯기는 겁니다.

세상에 어느 장사가 수수료가 32%나 되는 데 버틸 수 있겠습니까? 대리운전사들은  몇몇 불량업체들이 만들어놓는 불량 오더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오더 잡으면 대리기사들은 재수없다고 손사래를 칩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다들 이렇게 만든다고 합니다. 대리업계의 큰손인 A사, 이 회사는 손님이 요구하는 대리운행오더를 대리기사들에게 중계해주는 어플을 파는 회사입니다.  손님이 대리회사에 전화해서 운행을 주문하면 회사 사무실의 직원이 A사 솔류션에 오더를 올리고 그것이 대리기사들의 스마트폰에 깔린 프로그램을 통해 스마트폰 화면에 떠오릅니다. 그 화면을 먼저 선택한 기사가 우선적으로 그 오더를 수행할 권리가 생깁니다.

아래는 이 회사가 4월 14일 올린 공지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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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지사항 업계1위인 A사는 대리기사들이 업자들의 영업비까지 물어야 한다고 공지를 내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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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는 술집, 노래방, 식당에서 주문하는 오더를 잡으면, 그 주인들에게 일정한 영업비를 대리기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겁니다. 대리업체들이 오더를 만들기 위해 쓰는 영업비를 앞으로는 대리기사가 대신 지불해야 일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비용도 터무니 없습니다. 2만원짜리 오더를 수행하면 지금까지는 대리업체에 20% 수수료를 제외하고 1만6000원이 대리기사의 몫으로 떨어졌습니다.(물론 대리기사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이것 이외에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제 A사가 새롭게 도입한 방식, 즉 업소비 오더를 수행하면 2000~3000원을 제외하고 돈을 받게 됩니다.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 주변 식당에 모인 대리기사들는 "지금도 한달을 헉헉대고 일해봐야 2백만원도 못되는 수입에 절절매는 대리기사들인데 수수료를 30% 이상을 떼면 남는 돈이 없다"고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대리운전사들을 연결해주는 업체들은 틈만 나면 수수료를 올려서 자신들의 수입을 극대화하려 합니다. 특히나 무한경쟁 속에서 떨어지는 가격과 늘어나는 영업비를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서 업자들은 그 부담을 대리기사들에게 전가하려 합니다. 대리업체들이 가져가는 수수료를 20%에서 25%로 올리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 대리기사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단합하기 힘든 대리판 기사들이 대리업계의 부조리를 고치기 위해 힘을 모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