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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를 하고 밝게 웃고 있는 알리우  알리우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인터뷰 기사가 나간다고 하니 브이를 하고 밝게 웃는 셀카(셀프카메라)를 찍어 보내주었다. 고마워라!
▲ 브이를 하고 밝게 웃고 있는 알리우 알리우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인터뷰 기사가 나간다고 하니 브이를 하고 밝게 웃는 셀카(셀프카메라)를 찍어 보내주었다. 고마워라!
ⓒ 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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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알리우(Alieu)를 만났을 때 Gambia라는 나라명을 보고, 아무렇지도 않게 중앙아프리카에 위치한 잠비아라고 생각하고 세계 3대 폭포 중 한 곳인 빅토리아 폭포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봤던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비아에 대해 이것저것 궁금해 하는 한국의 소녀에게 정성껏 답변을 해주는, 마지막에는 자신의 주관적인 의견이 조금 들어간 것 같다며 오히려 기사 쓰는 나를 걱정해주는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느낀 건 감비아 학생들의 모든 것은 집안의 경제 사정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일례로 한국의 경우 학생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외교관, 선생님, 운동선수 등 다양한 직업군을 이야기하는 데에 비해 알리우의 꿈은 넉넉한 학비가 지원되어 지금 하고 있는 통신 네트워크 공부를 끝내는 것이란다. 하얀 이를 드러내고 한 손으로는 브이를, 한 손으로는 멋지게 셀카(셀프 카메라의 줄인 말)를 찍어 보내준 알리우의 감비아 고등학생 이야기를 들어보자.

- 헬로! 감비아의 고등학생으로 살아가는 하루는 어떤지 간단하게 이야기해줄래?
"감비아의 고등학생들은 아침 수업에 참석하는 학생과 오후 수업에 참석하는 학생으로 나뉘어져. 아침 수업의 경우는 오전 8시 25분에 1교시가 시작되고 1시 30분에 모든 수업이 종료돼. 그 뒤로는 2시 15분부터 오후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첫 교시를 시작하는데 6시 30분에 끝나지."

- 어? 아침수업과 오후수업으로 나뉘어지는 이유가 뭐니?
"왜냐하면, 감비아는 학생 수가 너무 많아서 한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 몇몇 학교에서는 첫 학기에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하면 다음 학기에 오후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어. 다시 좋은 성적을 받게 되면 아침수업으로 옮길 수 있어. 하지만 내가 다니는 학교의 경우에는 10학년(한국의 고등학교 1학년)부터 12학년(고등학교 3학년)은 성적에 관계없이 모두 오후수업을 듣도록 되어있어."

- 그렇구나. 이건 물어보기 조금 미안하지만 감비아에 집안 사정으로 학업을 계속할 수 없는 친구들도 많이 있니?
"응, 많은 학생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자퇴를 해. 사실 그건 요즘 나한테도 큰 문제야. 내가 바라는 것은 아이들이 무상교육을 받는 거야."

-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유망 직업은 무엇이야? 또, 너의 개인적인 꿈은 무엇이고?
"군인, 경찰, 그리고 보안원이야. 이 직업들도 가족의 경제환경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불가능한 직업들이지. 나의 꿈은 경제 사정이 충분하게 되어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통신 네트워크 공부를 끝마치는 거야."

- 감비아의 고등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뭐야? 방과후에는 주로 무엇을 하니?
"우리는 축구를 무척 좋아해. 나는 학교 축구 동아리에도 가입했어. 방과후에는 주로 독서를 하거나 가족이랑 대화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

- 감비아의 대학 입시는 치열하니?
"응 치열한 편이야. 감비아에서 대학교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영어와 수학 성적이 필수로 있어야 하고 더 나아가서 또 다른 세가지 과목에 성적이 있어야 해."

- 나른 나라로 유학을 가는 감비아 학생들도 있어?
"응 있어. 그런데 이것 또한 경제적으로 여유가 되거나 정부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만 유학을 가."

- 이건 고등학생들에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고 감비아 사람들의 종교 신앙에 궁금한 점이 있어. 여러 가지에 대해 조사하다가 감비아의 많은 사람들이 애니미즘(자연계의 모든 사물에는 영적·생명적인 것이 있으며, 자연계의 여러 현상도 영적·생명적인 것의 작용으로 보는 세계관 또는 원시 신앙)의 영향으로 부적을 지니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유언비어 같기는 하지만 사실이니?
"아니야, 모든 사람이 부적을 가지고 다니진 않아. 심지어 아예 부적을 믿지 않는 사람도 있는걸."

- 아, 그리고 감비아 인구의 90퍼센트가 이슬람교를 믿잖아, 하루 세 번 몸을 씻고 기도를 드려야 한다는 검색결과도 볼 수 있었어.
"감비아 인구의 90퍼센트가 이슬람교를 믿는 건 사실이지만, 매일 세 번 몸을 씻어야 하는 것은 아니야. 그건 코란(이슬람교의 경전)에도 나와있는 내용이 아니야. 몸을 씻는 기준은 더러워졌을 때, 특히 여성과의 성적 접촉이 있었을 때야. 우리는 그것을 'washing of janabah' 라고 부르지."


#감비아 #남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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