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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한미군 병력수 변동 추이 미 국방부가 매년 작성하는 <기지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이래 3년 동안 주한미군 병력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한미군 규모를 2만8500명 선으로 유지키로 했던 한미 양국 합의 내용과 달리 지난 2011년 9월 말 현재 3만7354명으로 8000여 명이 늘어난 것으로 미 국방부가 작성한 공식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또 2009년을 기준으로하면 주한미군 총병력은 최근 3년간 1만1049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가 미 국방부 시설 및 환경 담당 부차관실(Deputy Under Secretary of Defense for Installations and Environment)이 매해 전년도 9월 30일을 기준으로 미 본토와 해외 등을 모두 망라해 미군의 시설과 면적, 시설물의 잔존가치, 인원 등에 대한 통계를 정리하는 <기지구조보고서>(Base Structure Report)를 분석한 결과다.

평통사는 최근 3년간의 <기지구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주한미군 총병력이 2009년 9월말 현재 2만6305명에서 2011년 9월 말 현재 3만7354명으로 1만1049명이 늘어났으며, 모든 증가 인원이 지상군임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평통사는 국방부가 주한미군 병력 수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2007년 이후 2만 8500명을 유지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주한미군 공보관도 <오마이뉴스>에 "현재 주한미군의 공식 규모는 2만8500명"이라고 밝혔다.

평통사는 "한미 양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굳건한 한미동맹의 상징'으로 주한미군 2만8500명 주둔에 합의한 점에 비춰 볼 때, 이 같은 한미 당국자들의 주장은 미군 병력 수의 변동이 논란을 야기할 것을 우려한 한미 당국의 정치적 고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미 양국, '주한미군 규모 2만8500명 수준 유지' 여러 차례 공언

지난 2008년 4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당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주한미군 규모의 현 수준 유지'에 합의했다. 당시 청와대는 주한미군 규모가 2만8500명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한미 국방장관은 매년 개최되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주한미군의 현수준 유지 공약'을 거듭 재확인 해왔다.

평통사는 주한미군 병력이 증가한 원인으로 '이라크-아프간 전쟁 전후처리'와 오바마 미 대통령이 천명했던 '아시아로의 귀환'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미군은 이라크 주둔 미군 철군 계획에 따라 2009년 초 14만5000명 수준이던 미군을 2011년 12월까지 단계적으로 완전 철수했다. 평통사는 <기지구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라크 철군 병력이 한국(1만1000여 명), 일본(4만6000여 명), 독일(7000여 명), 아프간(4만여 명) 등으로 분산 배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1월 발표된 미국의 <신국방전략>은 중국의 지역강국으로의 부상이 미국의 경제 및 안보에 영향을 끼칠 장기적·잠재적 요소로 우려하며, "우리는 미군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재조정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군사평론가 김종대 <디펜스21 플러스> 편집장은 "주한미군 병력 증가는 사실상 한미간 합의된 결과"라며 "아프간과 이라크의 잉여 전력이 중간 기착지로 한국을 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김 편집장은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국제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고 이는 한반도 정세에 비춰 우리의 안보중시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2011년에는 오히려 감축 논란

주한미군 병력수를 둘러싼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참여정부 당시인 2004년 10월 한미는 3만8000여 명이던 주한미군 규모를 2008년 말까지 2만5500명으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후 <기지구조보고서>를 보면 주한미군 규모는 이 합의에 따라 ▲ 2005년 9월 말 3만2422명 ▲ 2006년 9월 말 2만9477명 ▲ 2007년 9월 말 2만8356명 등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 정부는 2008년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감축을 중단하고 병력 규모를 2만8500명으로 유지키로 합의했다"며 이를 "한미동맹 복원의 상징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이 합의 이후에도 주한미군은 더 줄어들어 2008년 9월 말 기준 2만7968명에서 2009년 9월 기준 2만6305명으로 감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참여정부가 추진하던 주한미군 감축계획이 폐지됐다'는 청와대 설명과 달리 실제 주한미군 규모는 참여정부 때 한미가 합의한 주한미군 규모인 2만5500명 수준에 근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들쭉날쭉 미군 병력, 주권침해 요소 있어

당시 주한미군 관계자는 "기지구조 보고서에는 배치된(assigned) 인원이 집계된 것으로 인가된(approved) 인원과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한미군 병력수의 투명성은 곧 국가주권의 문제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평통사 유영재 미군문제 팀장은 "최근 주한미군 병력 증가는 미국 필요에 따른 전력증강"이라며 "나가는 것도 미국 맘대로, 들어오는 것도 미국 멋대로 한다면 이것은 명백한 주권침해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의 한국 출입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오산 미군기지에 있는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오산출장소에서 주한미군에 대한 출입국 검사를 실시한다. 하지만, 미군이 군산 미 공군기지를 통해 비밀리에 출입국할 경우에는 심사가 불가능하다. 군산 기지에는 상주 출입국관리사무소가 없기 때문이다.


태그:#주한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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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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