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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함께 사는 곳입니다.
▲ 토끼와 닭들 이 함께 사는 곳입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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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혹한의 추위를 견디고 살아온 시골집 닭과 토끼들이 요즘 따스한 봄 햇살에 분주합니다. 겨울에 알을 잘 안 낳던 암탉도 날씨가 따뜻해져서 알을 매일 낳아주고 짚풀 속 항아리 속에서 자라던 아기토끼들도 봄햇살을 쬐며 깡총깡총 뛰어 다녀요. 두 귀를 쫑긋거리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지켜 보면 마음의 평화를 느낍니다.

봄이되니까 암닭이 알을 잘 낳네요.
▲ 닭앍 봄이되니까 암닭이 알을 잘 낳네요.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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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춥다고 토끼장에 짚을 한아름 넣어 주었더니, 암탉이 자리잡고 들어 앉아 매일 알을 낳습니다. 닭알의 체온을 느끼며 하얀닭의 깃털이 묻은 알을 꺼내 오는데요. 암탉이 모이를 먹다가 자기알 꺼낸다고 달려 오네요. 닭한테 고맙기도 하고 잠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풀을 뜯어줄 시간이 없을때는 사료에 물을 조금 섞어 줍니다.
▲ 풀대신 사료를 먹는 토끼 풀을 뜯어줄 시간이 없을때는 사료에 물을 조금 섞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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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들은 파란 풀을 좋아 하지만, 풀을 뜯어 줄 겨를이 없을 때는 이렇게 닭사료에 물을 조금 섞어 줍니다. 장마철에 물 묻은 풀은 특히 아기토끼에게 위험하므로 마른 사료 등을  줍니다.

봄햇살을 즐기는 강아지들이 있는 시골집
▲ 강아지 봄햇살을 즐기는 강아지들이 있는 시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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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을 이겨낸 강아지들도 봄햇살을 즐기네요. 강아지는 작은 뼈다귀에도 만족하며 주인을 반기는 소박한 동물입니다. 백번 잘해 주다가도 한번 어긋나면 냉정하게 돌아서는 사람과는 다르게 강아지는 집을 지키고 주인을 섬김니다. 농촌에서는 이렇게 동식물을 가까이하며 살기에 마음을 치유할 수 있습니다.

점심때 잠시 시간을 내어 회사 근처에 있는 농협경제센터에 가서 봄에 뿌릴 씨앗을 구입했습니다. 봄채소 씨앗은 너무 일찍 뿌려도 안되고 늦게 뿌려도 안 됩니다. 빨리 뿌리면 새싹이 추울 때 나와서 서리맞아 얼어 죽을 수도 있고 너무 늦으면 맛있는 채소를 일찍 수확할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씨앗을 뿌려야 늦봄부터 여름내내 신선한 채소들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농협 경제 센터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각종 농자재나 씨앗, 퇴비, 비료 등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가 있어요. 조합원으로 가입하려면 농지원부가 있어야 하고 텃밭 300평 이상을 경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농가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농협 경제센터에서 수집해 서울 가락동 시장으로 출하하여 농가를 돕고 있는데요. 신암지역 농가들은 쪽파, 방울토마토, 사과 등을 이곳을 통하여 판매하고 있답니다.

사과나무 가지들도 단정하게 가지치기 된 상태로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머잖아 눈부신 사과꽃 사이를 날아다니는 벌들을 볼 수 있겠네요.

몇 년 전 시골집에 이사 오면서 딸기 3포기를 사다가 뜰 안에 심었는데요. 딸기줄기가 뻗어나가더니 딸기밭이 되어 해마다 새콤달콤한 딸기를 따먹을 수 있습니다. 딸기는 월동이 되기 때문에 겨울에는 땅속에 숨었다가 봄이면 싹이 돋아납니다.

시골집 텃밭엔 제초제나 농약을 전혀 안 하기 때문에 작년에 저절로 떨어진 냉이 씨앗들로 냉이가 지천입니다. 이외에도 돈나물, 민들레, 쑥이 나오고 차즘 다른 산야초들도 자연적으로 돋아나기 시작 하는데요. 산야초들은 효소재료로 사용합니다.

지난 여름의 텃밭을 상상해 봅니다.
▲ 텃밭 지난 여름의 텃밭을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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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봄인 지금은 텃밭이 볼품 없지만, 하얗게 시들은  대파도 봄햇살을 맞으면 실한 파로 다시 자라날 것입니다. 토끼와 닭들이 풀을 먹고 내놓은 부산물(똥을) 퇴비화하여 텃밭에 뿌리고, 흙은 퇴비를 발효시켜 식물을 키우는 자연의 섭리를 보면 사람도 흙처럼 살아야겠다는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이렇듯 따스한 자연의 햇살이 추위에 언 땅을 녹여 싹을 틔우는 것을 보면, 사람사는 세상도 자연과 마찬가지로 사랑만이 세상을 살릴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지는 겨우내 씨앗을 품고 살았고 그 위에 햇살의 따사로움으로 자연이 깨어나는 경이로운 모습에 감사하며 작년의 텃밭을 저 위에 입혀 봅니다.


태그:#시골집, #암탉, #닭알, #힐링, #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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