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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이 동료 의원들과 눈인사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 눈인사 하는 문재인 의원 5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이 동료 의원들과 눈인사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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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은 안철수 전 대통령 예비후보의 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를 어떻게 생각할까?

'안철수의 귀환'이 확정됐다는 소식에 기자의 머릿속에는 문재인 의원이 떠올랐다. 기자는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안철수 캠프를 취재했다. 문 의원은 우여곡절 끝에 안철수 전 후보와 단일화를 이뤘다. 이후 안 전 후보의 막판 지원으로, 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대등한 선거전을 펼칠 수 있었다.

문 의원에게 안 전 후보는 대선후보직을 양보해준 고마운 사람이자, 민주당의 대안을 자처하는 세력의 수장이기도 하다. 지난 2일 안 전 후보가 곧 귀국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문 의원이 측근에게 "환영하고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 "재보선에서 야권이 힘을 합해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안철수 출마 환영" 문재인, 기자가 묻자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곧 상황은 변했다. 야권에서는 안 전 후보의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지역은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가 '떡값 검사 이름 공개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잃은 곳이다. 부당한 판결이라는 논란에, 노회찬 의원이 특별사면을 받아 보궐선거에 출마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됐다.

이런 상황에서 안 전 후보가 연고가 없는 곳에 출마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그가 노회찬 대표에게 양해를 구했다는 말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태 정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쉽게 당선될 수 있는 곳이 아닌, 부산 영도 보궐선거에 나가 '박근혜 정부 개국공신' 김무성 전 총괄선거대책본부장과 맞붙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여론조사결과, 안철수 전 교수의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46.0%로, 찬성한다는 의견(34.1%)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안 전 후보 쪽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송호창 의원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운 정치를 전국적 차원에서 다시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서울을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안과 비전이 아닌 반여후보 단일화에 모든 것을 건 '반대의 연합'으로는 새로운 정치도, 거대여당을 뛰어넘는 대안세력의 성장도 가능하지 않다"며 야권 연대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야권과 안 전 후보 쪽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이다. 문 의원이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했다. 5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 문 의원이 나타나자, 본회의장 앞에서 그를 기다렸다. 문 의원은 오후 2시를 조금 넘겨 시작된 본회의에 참석해, 법안 처리와 동료의원의 5분 발언 등 모든 일정이 끝난 뒤인 오후 4시 30분 본회의장을 빠져나왔다.

기자가 문 의원에게 인사를 하자, 문 의원은 반갑게 악수를 청했다. 그에게 안 전 후보의 노원병 출마 입장을 물었다. 문 의원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 안철수 전 후보의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니, 그야 입장 다 말씀드렸는데, 뭘."

- 노원병 출마에 대한 비판 여론이 크고, 부산 영도에 출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아직 구체적인 상황 모르니까, 더 이상 말하기 어렵죠."

문 의원은 이후 손 사레를 치며 입을 닫았고, 옆에 있던 보좌관도 기자의 질문을 제지했다. 기자는 문 의원을 쫓아가 질문을 했지만, 대화는 이어지지 못했다. 문 의원이 답변을 피한 것이다. 안 전 후보 출마를 둘러싼 여론이 요동을 치자, 더 이상 발언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안 전 후보의 귀국은 11일 오후로 확정됐다. 문 의원의 속내가 더욱 궁금해진다.


태그:#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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