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인천공항 전경
 인천공항 전경
ⓒ 인천공항

관련사진보기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단장 재임 시절 인천공항을 민영화하려던 정부 방침에 맞춰 일부러 '평가 점수'를 낮게 매겼다는 의혹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인천공항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벌어진 MB정부의 맥쿼리그룹 특혜 시비에 현 후보자가 연루됐다는 주장이다.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나타난 의구심

지난 2008년 6월 20일 기획재정부는 '공기업·준정부기관 경영실적 평가'를 발표했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전년도 경영실적을 평가한 보고서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4개 공기업중 최하위 수준인 12위라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정부는 이 보고서를 근거로 인천공항을 '공기업 선진화 방안 1단계'에 포함시켜 민영화 대상 공기업으로 분류했다.

그런데 이 보고서가 과연 공정하게 작성된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3년 연속 세계공항서비스 평가 1위, 당기순이익 2701억 원(2007년)을 기록한 인천공항을 민영화하는 것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조차 국회에서 "설명할 수 있을 만큼 납득할 만한 평가가 아니다"라고 답변했을 정도다.

당시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인천공항을 맥쿼리에 넘기기 위해 고의적으로 인천공항의 경영평가를 낮게 매겼을지 모른다"며 "인천공항 민영화는 호주계 외국투자자본인 맥쿼리 자본을 염두에 두고 치밀하게 기획되고 진행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천공항 지분 매입에 관심을 보인 외국계 맥쿼리그룹에 사실상 특혜를 주려 했던 게 아니냐는 것이다.

정부 산하 공기업선진화추진위원회·국제개발협력위원회 위원으로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단장을 맡고 있던 현 후보자가 맥쿼리그룹과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뒷받침해주는 건 조대연, 송경순 멕쿼리인프라 감독이사들과의 친분관계였다.

후보자의 경기고 동창 조대연, 맥쿼리 MB인맥 송경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 KDI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 KDI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현 후보자와 조대연 맥쿼리 자산운용(주) 감독이사는 경기고등학교 65회 동창이다. 조 이사는 김&장 법률사무소 출신으로  2002년 12월에 이 회사의 감독이사가 되었고, 2010년 3 월에 세 번째로 선임됐다.

맥쿼리 그룹의 MB인맥으로 통하는 또 다른 감독이사 송경순씨는 MB정부에서 국제개발협력위원으로 현 후보자와 함께 활동했다. 이와 관련, 2008년 <한겨레21>은 "현오석 교수가 활동하고 있는 국제개발협력위원회의 동료위원 중 송경순 대표가 있는데 송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라며 아래와 같이 보도했다.

"지난 1990년대 말 이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에 있을 때 송 대표의 집에서 한달에 한번씩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당시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건립을 위해 보험그룹 AIG의 외자를 유치하려 애쓰고 있을 때 송 대표가 AIG쪽과 협상을 주도한 일도 있다."

또 현 후보자가 맥쿼리 그룹이 투자했던 인천경제자유구역 위원을 지냈던 경력도 세간의 의혹을 샀다.

이후 인천공항 민영화 문제는 맥쿼리 그룹과 이명박 대통령 일가의 관계 등까지 논란이 되면서 MB정부 내내 뜨거운 감자가 됐다. 정부는 법을 바꿔 인천국제공항공사 지분을 매각하고 그 대금을 정부의 수입으로 잡으려 했으나, 국회의 반발로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기재부 "평가단장은 개별 기관 점수 산정 관여 안해"

한편 기획재정부(아래 기재부)는 19일 현 후보자가 인천공항 지분매각 추진과정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평가단장은 전체 업무를 총괄할 뿐 개별 기관의 점수산정에 관여하진 않는다"며 "인천공항의 2007년 경영실적 평가점수가 공사의 민영화를 위해 낮게 매겨졌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며, 28명의 평가위원이 참여하므로 인위적인 점수 조정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당시 평가에서 인천공항은 주요사업, 고객만족도 등이 상위권에 속했으나, 인건비 등 방만 경영 여부를 중점평가 받는 경영관리부문에서는 해당 그룹 14개 기관 중 최하위로 평가돼 전체적으로 낮게 평가됐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또 기재부는 "인천공항의 경영실적평가와 2008년에 발표된 인천공항의 지분 일부 매각 계획과는 관련이 없다"며 "인천공항 지분매각과 관련한 부총리 내정자의 맥쿼리그룹 인맥 관련 의혹도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태그:#현오석, #인천공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