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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는 홍준표 지사 취임 뒤 슬로건을 '당당한 경남시대'로 바꾸었다. 사진은 경남도청 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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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의회 인사검증에서 '부적격' 의견을 받았던 강모택(53) 람사르환경재단 대표이사가 사퇴했다. 임용 10일만이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경남도의회 민주개혁연대와 야당의 '임명 철회' 요구 속에 버텨왔는데 결국 사퇴한 것이다.

정장수 경남도 공보특보는 18일 긴급현안 브리핑을 통해 "강 대표이사가 이날 오후 홍준표 지사한테 사직서를 제출했고, 홍 지사가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강 대표이사가 밝힌 사퇴 이유는 '일신상의 이유'였다. 경남도는 람사르환경재단 새 대표이사 임명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강 대표이사는 지난 7일 경남도의회에서 '의견청취 간담회'라는 제목으로 인사청문회 과정을 거쳤다. 인사검증 뒤 야당뿐만 아니라 일부 새누리당 의원까지 '부적격' 의견을 냈다. 하지만 홍 지사는 인사검증 다음날 임명했다.

강모택 대표이사는 경남도의원 출신이다. 강 대표이사가 람사르환경재단 대표이사 공모 때 자기소개서를 냈는데, 그 소개서 내용을 두고 선거법 위반 시비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뒤늦게 알려진 A4용지 2장 분량의 자기소개서를 보면 지난해 12월 19일 경남지사 보궐선거를 앞두고 강 대표이사가 홍 지사의 당선을 위해 많은 활동을 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강 대표이사는 자기소개서에서 "경남지사 재보궐선거 때에는 현재 새누리당 경남도당 부위원장으로서 그 치열했던 경선초기부터 경남도의원 동료들,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경남불자신도회, 인터넷 팬 카페 '근혜동산', 경남농아인협회, 경남피부미용협회 등 조직을 총동원해 홍 지사의 압도적 당선을 위해 노력을 다하였다"고 해놓았다.

강 대표이사의 이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공직선거법(제87조)의 '단체의 선거운동 금지'를 위반했다고 할 수 있다.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 "홍준표 지사의 불통인사"

강모택 대표이사가 사직하자 홍준표 지사의 '불통인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 경남도당(위원장 장영달)은 이날 논평을 내고 "강모택 대표이사는 경남도의회의 출연․출자기관장 의견청취에서 재산형성 과정과 병역면제 사유가 문제돼 부적격 의견을 받았다. 그럼에도 홍준표 도지사가 임명을 강행해 비난을 자초했다"며 "늦은 감은 있지만 도민의 뜻을 수용해 강모택 대표이사가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고 홍준표 지사가 이를 수용한 것으로 보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 민주통합당 도당은 "홍준표 지사의 불통과 독선은 도민을 철저하게 우롱하는 행위로서 지탄받아 마땅하다"며 "홍준표 지사가 경남도 출연․출자기관장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면서 객관적인 잣대 없이 측근인사 배치를 강행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특히 도덕성 등에서 자격미달 논란이 이는 인사에 대해 임명을 강행한 것은 도민을 무시한 행태로서 결코 용납 받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강모택 대표이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는 자기소개서가 공개됐다. 강모택 후보자는 경남도의회의 출연․출자기관장 후보자에 대한 의견청취에서 재산형성 과정과 병역면제 사유가 문제 돼 부적격 의견까지 받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 도당은 강모택 후보자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법률검토에 착수하고, 검토결과에 따라 조만간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경남도당(위원장 이병하)은 "홍준표 지사가 도의회의 '부적격'사유를 무시한 채 독선적으로 임명을 강행한 당연한 결과"라며 "결국 홍준표 지사의 무리한 측근챙기기가 낳은 안타깝고 부끄러운 모습이자 도의회의 목소리를 철저히 무시하고 불통인사를 하려고 한 결과이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도당은 "홍준표 지사의 인사검증 중단선언 등 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를 향한 안하무인 독선스타일을 또다시 확인하기도 했다"며 "홍준표 지사는 부적격한 후보를 대표에 임명하는 잘못을 인정하고, 이번 밀실인사, 불통인사에 대해 도민들께 사과하고, 도의회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임명을 강행한데 대해 책임져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