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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아니 학교! 온새미 학교의 사계
학교? 아니 학교!온새미 학교의 사계 ⓒ 온새미학교
설 지나고 받은 첫 선물이 <학교? 아니 학교! 온새미의 사계>라는 책이다 . 책 선물 그것도 배움과 나눔 공동체인 온새미학교 아이들이 신나고 재미있게 자기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공동체 안에서 소통하고 활동하는 모습을 글로 엮은 책이라니, 소통 부재의 시대에 궁금증이 절로 일어났다.

첫 돌에 연필을 집은 것만큼 흥분한 이유는 자연의 시간으로 새해 벽두인 음력 설에 책을 첫 선물로 받았고 더구나 그 내용이 자유로움과 자율에 바탕을 둔 자기 생 가꾸기라 올 한해 삶도 풍성하리라는 기대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온새미 학교는 여느 대안학교와는 조금 다른 대안학교 안의  대안학교 같은 학교다. 아시아 공동체 아이들부터 장애가 있는 아이들, 예술적 재능이 뒤어난 아이들 등 개성이 뚜렷하고 다름이 확실한 아이들이 모였다. 그것은 온새미 학교를 처음 시작하기로 고민하며 일관되게 지향해 온 선생님의 철학이다.

교육에서 아이들을 분리해서 같은 아이들만 모아 놓는 것보다는 다양한 층위의 아이를 함께 모아놓는 것이 교육적 효과가 크다. 아이들은 같은 아이들 속에서는 경쟁의식을 강하게 느끼지만 차이가 벌어지면 서로 조화를 이루려고 한다. 강한 아이는 약한 아이를 돌보고 약한 아이는 자신보다 뛰어난 능력을 지닌 아이를 본받아서 성장하려고 하게 된다. 그런 것은 또 다른 부분에서 역전되기도 하기에 그런 관계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성적이라는 한 가지 기준만이 아니라면 아이들은 언제나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은 도보여행에서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배낭을 받아서 앞에 메고 뿌듯함을 느끼는 고학년이나 도움을 받은 그런 기억들이 언젠가는 자신보다 약한 아이들에게 다시 이어지는 좋은 습관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 본문 중

어울림을 머리가 아닌 가슴과 온몸으로 체득해내고 앎과 삶이 하나가 되는 배움을 목표로 삼은 대안학교와 그 안에서 멋지게 자기를 성장시켜 가는 교사와 학생들의 모습이 참 멋졌다. 교육의 본질을 본다면 교사와 학생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좀 그렇기는 하다. 배움은  본디 상호의존적이기 때문이다. 사실은 어떤 의미에서 누구나 다 교사이며 학생인 셈이다. 

온새미 학교 아이들은 몸을 많이 움직인다. 목공, 농사짓기, 춤추기, 여행 다니기, 상차리기 생활하는 모든 것이 배움에 속한다. 게다가 수업의 많은 부분이 길 위에서 혹은 길을 오가며 이뤄지고 있다. 심지어 밥을 먹기 위해서도 삼십분 이상 걸어 다니고 밥은 모둠별로 서로 도와 식탁을 차리고 설거지도 돌아가며 한다. 달빛트래킹 도보 여행, 변산 마실 길 도보 여행, 남해 바래 길 도보 여행 등 국내 도보 여행을 시작으로 인도 네팔 배낭여행에서 유럽 순회공연 여행 기획까지 그들의 길 위의 여정은 끝날 줄을 모른다.

온새미 학교 아이들과 교사는 늘 무언가를 궁리하고,  탐구하는 시간을 거쳐 실천으로 옮기며 성취감을 만끽하고 있다. 스스로 몸을 움직여 세상을 알아가고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할 수 있는 계기를 발견하는 것이다.

아쉬움이 있다면 선생님의 인터뷰 글을 정리한  한 부분이었다.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살아가기를 바라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소수자를 배려하고 돌보고, 동정적 혜안으로 소통하는 것이 돌이킬 수 없는 생활방식이자 습관이나 버릇이 되어 '체계와의 창의적 불화'를 꿈꾸는 인간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동정적 혜안'이라니 타인의 고통에 함께하는 것이 단지 동정으로 우산을 씌워주는 수준이어서는 안 된다. 함께 비를 맞으며 함께 비를 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하는 즉, 타인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느끼는 것, 그 고통을  곧 나의 문제로 인식해야 시혜가 아닌 진정한 나눔과 공감의 소통이 이뤄지는 것이다. 그것이 소수자 약자에 대한 배려가 동정에 바탕을 두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어쨌거나 이제 다섯 살을 맞이하는 온새미 학교는 풍물 공연을 하며 3개월 동안 유럽 전역을 돌며 공연여행을 하고 그 내용을 영상물과 책으로 엮을 계획을 진행 중이다. 선생님의 바람대로 온새미 학교 아이들이 체계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늘 새롭고 창의적인 불화를 통해 멋진 이단아의 꿈을 실현하는 창의적인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덧붙이는 글 | 학교? 아니 학교! 온새미의 사계/온새미학교 엮음 /11,000원



학교? 아니 학교! - 온새미의 사계

온새미학교.윤택헌 엮음, 호밀밭(2012)


#학교?아니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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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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