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윷놀이 한 판 제대로 놀았습니다
 윷놀이 한 판 제대로 놀았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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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엄마와 엄마를 대신해 설날 음식을 스스로 준비한 아이들 이제는 '윷놀이'에 나섰습니다.

"큰 아빠 우리 윷놀이해요?"
"윷놀이? 이길 수 있겠어!"
"그럼요. 윷놀이는 나이 많다고 이기는 것 아니잖아요."
"좋다. 가위바위보로 편을 나누자."
"예."
"큰아빠,막둥이, 인헌이, 예설이가 같은 편이고. 큰엄마,서헌이,예경이가 같은 편이다."
"예설이만 빼면 남녀대결이에요."
"그렇네."


동생네 막둥이만 빼면 공교롭게 남녀대결이 되었습니다. 윷놀이를 하다 보면 은근히 경쟁 관계가 됩니다. 그런데 남녀대결이니 경쟁은 더 치열해졌습니다. 하지만 마음만 앞선다고 이기는 것도 아니고, 모와 윷이 많이 나온다고 윷놀이에서 이기는 것은 아닙니다. 윷놀이 승패는 '말'을 어떻게 놓느냐에 달려있습니다.

"개다 개, 잡아야지."
"말을 무조건 잡는다고 이기는 것 아니다."

"그래도 우리는 잡을 거예요."
"잡는다고 이기는 것 아니래도. 말을 잘 놓아야 한다."

아이들은 윷놀이에 점점 빠져들어갔습니다.
 아이들은 윷놀이에 점점 빠져들어갔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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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는 뜻밖에 쉽게 갈렸습니다. 여성 측은 모와 윷이 많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말을 잘 못 쓰는 바람에 연거푸 패했습니다. 말은 한꺼번에 가는 것이 낫습니다. 말을 말판에 많이 놓으면 놓을수록 잡히기 쉽습니다. 말이 징검다리 역할을 할 때 있습니다. 말을 한꺼번에 묶어가면 잡히면 그대로 끝이지만, 가장 멀리 둘러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급할수록 둘러가라는 말이 있듯이.

"말은 한 번에 묶어 가면 좋아. 말을 계속을 놓으면 징검다리가 된다. 말 하나가 잡히면 계속 잡힐 수밖에."
"윷이다 윷!"
"윷이 나오면 뭐해. 또 잡힐 것인데."
"그래도 윷이 나오면 좋아요. 윷 두 번에 걸까지."
"윷이 두 번 나오면 말 두 개로 쭉 가는 거야. 걸로 달아나 저 멀리 둘러 가는 거야."

윷이다 윷!
 윷이다 윷!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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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측은 생각보다 말을 잘 놓지 못했습니다. 한 번에 가라고 해도. 징검다리를 놓았습니다. 하지만 한 번에 가도 잡혔습니다. 윷놀이가 되는 날이 아니었습니다.

"큰 아빠 말 듣고. 한 번에 모아 갔는데도 그만 잡혔잖아요!"
"아니 말을 꼭 한 번에 모아 가라는 법이 있나. 다양한 방법이 있지. 때와 상대편 말 위치에 따라 달라지지."

"벌써 3대 0이에요. 이제 마지막으로 한 판 더해요."

큰아빠가 3:1로 이겼네
 큰아빠가 3:1로 이겼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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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은 3대 0으로 지자 안절부절못합니다. 우리나라는 세 판지면 끝이지만, 그래도 가족입니다. 한 판 더 하기로 했습니다. 여성 측 열의는 대단했습니다. 연거푸 우리 말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이겼습니다.

"야 우리가 이겼다 이겼어!"
"끝내 이겼네. 그래도 3대 1이야."
"참 모르네요. 마지막에 이기는 사람이 이기는 거예요."

"그래 마지막에 이기는 사람이 이기는 거지. 하지만 우리가 3대 1로 이긴 것은 변하지 않아요. 다음에도 우리 윷놀이 재밌게 해봅시다."


태그:#윷몰이, #설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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