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자료사진).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자료사진).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기사보강 : 13일 오후 8시 20분]

이동흡 현법재판소장 후보자가 13일 오후 후보자를 사퇴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후 '공직후보 사퇴의 변'이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저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 청문과 관련하여 그동안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며 "저는 국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오늘자로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직을 사퇴하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3일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지난달 21일 취임한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후임으로 지명된 지 41일만에 결국 자진사퇴한 것이다. 이에 야당은 환영한 반면, 여당은 어중간한 의견을 내놨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본인이 여론 등을 고려해 고뇌 끝에 내린 결정으로 보고, 그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헌법재판소장의 공백상태가 길어지지 않도록 새 후보자 지명이 속히 이뤄지기 바란다"고 했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하마터면 새정부 출범에까지 부담을 줄 뻔했던 이동흡 후보자가 헌재소장 후보자직을 사퇴한 것은 사필귀정이며, 늦었지만 국민 모두를 위해 천만다행한 일"이라고 평가하면서 "헌재소장 후보자가 도덕성 시비로 자진사퇴하는 일이 벌어진 것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며, 이런 불행한 일이 벌어진 데에는 자격미달의 후보자를 추천한 이명박 대통령과 이를 협의해준 박근혜 당선인의 책임이 무엇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이지안 진보정의당 부대변인은 "만시지탄에 자업자득"이라고 평가했다. 이 부대변인은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 불발로 사실상 낙마한 이동흡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즉시 사퇴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버틴 것도 국민에게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며 "그동안 이동흡 후보자의 거취문제를 신속히 해결하지 못했던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당선인의 분발을 촉구하며 차기 헌재소장 후보자 지명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명예회복한다면서 "자리 주면 공금환원"... 박근혜 당선인도 장기화 부추겨

이 후보자는 지난달 21·22일 양일 간의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주민등록 위장전입을 인정했고, 공적인 업무에 써야할 특정업무경비를 사적으로 유용한 의혹이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특히 지급받은 특정업무경비 가운데 일부를 보험료와 자녀 유학비 등을 이체하는 본인 명의의 단기금융상품 통장에 예치한 게 확인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헌법재판소장이 되면 재임 기간 6년간 받았던 (특정업무경비) 전액 (약 3억 원)을 사회에 환원할 용의가 있다고 하면서까지 헌법재판소장 자리를 놓지 않았다. 돈을 뱉어내고 헌법재판소장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말에 여론은 더욱 들끓었고, 참여연대는 지난 6일 이 후보자를 서울중앙지검에 특정업무경비 횡령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국회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됐지만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통해 국회 표결절차를 거칠 가능성을 남겨놓은 상태에서, 이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인격살인'으로 지칭하면서 명예회복을 위해 보름여동안 칩거하기도 했다.

결국 이 후보자는 물러났지만, 새로 출범하는 박근혜정부에도 부담을 안기게 됐다. 이 후보자 지명 당시 청와대와 인수위측 공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라는 점을 인정했다.

이 후보자에게 크게 부정적인 여론에도 박 당선인은 마치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박 당선인은 사석에서 국회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의 인격에 상처를 내고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불만과 인사청문회법 개정 필요성도 제기했다, 지난 6일에는 "국회가 법에 따라 정해진 절차에 의해 표결이 이뤄지는 민주 국회, 상생 국회가 되도록 여야가 노력해 달라"고 해,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 표결이 필요하다는 뜻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결국 사퇴한 이 후보자를 대신할 새 헌법재판소장 지명권은 다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넘어갔지만, 곧바로 공백이 메워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신조가 '퇴임하는 날까지 직무에 최선을 다한다'지만, 임기가 10여일 남은 시점에서 새 후보자를 지명해 인사청문회가 잘 끝나도 새 헌법재판소장은 박근혜 당선자에게 임명장을 받을 처지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 새 헌법재판소장 인선도 박근혜 당선인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태그:#이동흡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