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설날 명절 아침이 밝았습니다.
희망찬 한 해를 기원하는 가족들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환하고 즐거운 표정입니다. 그런데 이에 못지 않게 들뜬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구나구요? 바로 꼬마들입니다.
이제 어느 정도 경제 개념(?)이 생긴 꼬마들에게는 설날이 주는 의미보다는 전투적인 세뱃로 세뱃돈을 끌어모으는 수금의 개념이 왕성한 날입니다. 사실 꼬마들에게는 5000원짜리 한 장보다 1000원짜리 두 장이 더 좋은 세뱃돈이긴 하지만요 ^^
저의 조카들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저의 집에서 가까운 집에 사는 조카들이 아침부터 할머니 집에 가자고 그렇게 졸랐답니다. 평소에 할머니를 좋아하긴 하는 조카 현빈이지만 유달리 오늘따라 할머니 집에 가자고 떼를 썼다고 하네요.
할머니 집에 득달같이 달려 올라온 현빈이는 신발이 날아가도록 후다닥 벗어버린 채 할머니가 채 자리에 앉기도 전에 "할머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너무나 예의바른 자세로 외치며 세배를 합니다.
엄마가 "할머니가 자리에 않으셔야 하는거야" 하며 다시 세배를 하라고 합니다. 현빈이는 마음이 급합니다. 어서 세배를 해야 하거든요.
할머니가 자리에 앉으시자 현빈이는 너무나 예의바르고 바른 자세로 세배를 합니다. 다들 자지러집니다, 그 의젓한 절하는 모습이 환상인 거죠.
항상 정신없고 천방지축 날뛰는 아이지만 세배할 때는 의젓하게 세배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습니다. 하지만 현빈이는 애가 바싹바싹 탑니다. 빨리 세뱃돈 받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고 할머니의 덕담 시간은 왜 이리 긴지 1분 남짓이 1시간이 넘는 것 같습니다.
양반다리를 하고 덕담을 듣는 현빈이의 모습 또한 일품입니다.
인내하고 덕담을 들은 후 받은 세뱃돈 만 원. 정말, 행복을 숨기기 힘듭니다. 비단 저희 가족뿐만이 아닌 모든 아이들을 둔 가족들의 똑같은 모습일 겁니다.
제 조카의 흐뭇한 이 표정, 너무 귀엽고 압권 아닌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