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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출자.출연기관장의 '인사 청문회'에 대해 논란을 빚다가 홍준표 경상남도지사와 김오영 경남도의회 의장은 30일 "경상남도 출자출연기관장 임용전 도의회 상임위원회별 의견 청취에 관한 협약'을 맺었다.
 경남도 출자.출연기관장의 '인사 청문회'에 대해 논란을 빚다가 홍준표 경상남도지사와 김오영 경남도의회 의장은 30일 "경상남도 출자출연기관장 임용전 도의회 상임위원회별 의견 청취에 관한 협약'을 맺었다.
ⓒ 석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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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와 경남도의회가 출자·출연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비공개' '비공식' '비안건' 회의 방식이며, 회의록은 작성하지 않기로 했다.

31일 경남도의회에 따르면, 홍준표 지사와 김오영 의장은 하루 전날인 30일 "경상남도 출자·출연기관장 임용전 도의회 상임위원회별 의견 청취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의견 청취 대상은 모두 12개 기관이다. 경남발전연구원(기획행정위), 경남테크노파크·경남신용보증재단·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경제환경위), 경상남도개발공사(건설소방위), 경남문화재단·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대장경세계문화축전·경상남도청소년지원본부·마산의료원·진주의료원(문화복지위)다.

의견청취는 각 상임위별 회의실에서 하고, 회의진행은 간담회 형식의 '비공식' '비공개' '비안건'이며, 회의록은 미작성이다. 회의 진행 방법은 자기소개와 기관운영계획 보고 후 질의․답변하며, 1일 4시간 이내로 하기로 했다.

경남도는 의회에 의견청취 대상자의 서류를 의견청취일 3일 전(공휴일 제외)에 제출해야 한다. 제출 서류에는 자기소개서, 기관운영계획서, 이력서, 학력증명서, 경력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범죄경력사항, 병역신고사항, 본인·배우자·직계존비속 재산현황 등이다.

경남도·의회는 의견청취 결과를 의견청취 요청 후 1주일 이내에 집행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김오영 의장과 교섭단체대표인 강석주(새누리당)·석영철(민주개혁연대) 의원 등은 31일 오전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공개' 고수하던 민주개혁연대 양보해 가능

이번 협약서에 보면 '의견청취'라고 해놓았지만, 넓게 보면 '인사청문회'다. 지금까지 출자·출연기관장은 경남지사가 임명해 왔다. 이에 지사가 임명하기 전에 국회 '인사청문회'처럼 하자고 해서 논의가 되었던 것이다.

홍준표 지사는 후보 시절에 출자·출연기관장의 인사청문회를 약속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경남도의회를 방문했던 홍 지사는 김 의장이 전달하는 '경남도 출자·출연기관장 임용시 국회 형태의 인사청문제도 도입에 관한 의견서'를 받고, 전격 수용하겠다고 했던 것이다. 광역자치단체에서 출자·출연기관장에 대해 국회처럼 인사청문회를 하는 것은 지방공기업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경남도와 경남도의회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같은 이유로 인사청문회의 비공개 등을 제시했던 것이다.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진보신당·무소속(일부)으로 구성된 경남도의회 민주개혁연대는 청문회의 '공개'와 '회의록 작성' 등을 요구했다. 그러다가 막판에 경남도의원들 사이에서는 어떤 형태든 인사청문회를 먼저 해보는 게 중요하다는 여론이 있었고, 민주개혁연대가 비공개 등에 동의했던 것이다.

선거 때 "당당한 도지사가 되겠다"고 했던 홍준표 지사는 취임 뒤 슬로건을 "당당한 경남도정"으로 바꾸었다. 야권에서는 인사청문회를 약속했던 홍 지사가 비공개를 하자고 하는 게 당당한 경남도정이냐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인사청문회 첫 대상은 김정권 원장 내정자

경남도 출자·출연기관장 가운데 첫 인사청문 대상은 김정권(53) 경남발전연구원장 내정자다. 김 원장 내정자는 홍 지사가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표로 있을 때 사무총장을 지냈고, 보궐선거 당시 홍 지사를 도왔다.

홍 지사는 취임 뒤 조진래(48) 정무부지사, 강민국(42) 비서실장, 오태완(47) 정책단장, 정장수(47) 공보특보, 박재기(55) 중소기업 특보, 나경범(48) 서울본부장, 안종복(57) 프로축구 경남FC 대표이사를 임명했다. 이들은 홍 지사의 선거캠프에 있었는데, 측근·보은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김정권 원장 내정자를 제외한 다른 출자·출연기관장들은 아직 임기가 남아 있다. 경남도가 다른 기관장에 대한 인사를 할 경우 의회에서 의견청취 절차를 거쳐야 한다. 김 원장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는 2월 5~6일 사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가 이번 주 안으로 김 원장 내정자의 범죄·병력·재산 관련 서류를 의회에 제출해야 회의 일정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는 경남발전연구원장 자리가 지난해 말부터 공석으로 있어, 임용 절차를 미룰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석영철 의원은 "홍준표 지사는 출자출연기관장의 인사 청문회를 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야권은 처음에 공개 등을 요구했지만 논의를 거쳐 비공개 등을 수용했다"며 "국회 청문회와 마찬가지로 범죄․병력․재산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회의는 비공개하기로 했지만, 의견청취 뒤 민주개혁연대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청문회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태그:#인사 청문회, #경상남도, #경남도의회, #홍준표, #김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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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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