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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가현 오츠시 마노오노 마을에서 본 문 꾸미개입니다. 이 꾸미개는 이 집 주인이 직접 만든 것입니다. 정월 꾸미개는 찰벼로 만들어야 볏짚이 길고 부드러워서 만들기가 좋다고 합니다. 볏짚과 유자나 감귤 그리고 1월에 구할 수 있는 유자 잎을 꽂아놓기도 합니다.
 시가현 오츠시 마노오노 마을에서 본 문 꾸미개입니다. 이 꾸미개는 이 집 주인이 직접 만든 것입니다. 정월 꾸미개는 찰벼로 만들어야 볏짚이 길고 부드러워서 만들기가 좋다고 합니다. 볏짚과 유자나 감귤 그리고 1월에 구할 수 있는 유자 잎을 꽂아놓기도 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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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하기 위해서 일본사람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문 장식입니다. 집집마다 자기 집의 규모나 취향에 따라 꾸미개를 만들어 걸어 놓습니다. 이렇게 문에 장식을 달아야 새해를 잘 맞이할 수 있고 복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문은 내부 공간과 외부 세계를 연결하는 통로이자 구분 짓는 특별한 구역입니다. 문을 통해서 사람들은 방 안에서 바깥 세계로 나아갈 수 있고, 외부 세계에서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문 꾸미개입니다. 대부분 꾸미개가 비슷합니다. 정월이 지나면 사기초나 돈도야키라고 하는 축제 때에 꾸미개를 한꺼번에 모아서 불에 태웁니다.
 여러 가지 문 꾸미개입니다. 대부분 꾸미개가 비슷합니다. 정월이 지나면 사기초나 돈도야키라고 하는 축제 때에 꾸미개를 한꺼번에 모아서 불에 태웁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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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도 예로부터 문 위에 부적을 붙이기도 하고, 입춘대길이라는 글자를 써서 입춘날 대문에 붙이기도 했습니다. 문에 부적을 붙인 것은 삼국유사 헌강왕조에 실린 처용설화를 들 수 있습니다.

처용설화에서 처용의 아내와 역신이 같이 잠을 자는 것으로 본 처용이 노래를 부르면서 뒷걸음질 쳤습니다. 이것을 본 역신이 놀라 다시는 그 집에 가까이 하지 않겠다고 해서 사람들은 병을 물리치기 위해서 문 위에 처용 얼굴 그림을 붙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볏짚으로 꼰 새끼로 간단하게 만들어 놓은 꾸미개입니다.
 볏짚으로 꼰 새끼로 간단하게 만들어 놓은 꾸미개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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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처용 이야기와 비슷한 내용이 성경에도 나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집트에서 나올 때 이스라엘 사람의 표시로 문설주에 어린 양의 피를 발라놓은 집은 맏아이가 죽는 것을 피한다고 했습니다.

문 위에 바른 처용 부적이나 문설주에 바른 양 피는 집 안이나 방 안에 있는 사람이 구별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바깥에 알리는 표시였습니다. 그렇다면 일본 사람들이 문 위에 걸어놓는 꾸미개는 무슨 뜻을 지닌 것일까요?

  정월 초하루 날에는 자동차 앞에도 꾸미개를 달고 다니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월 초하루 날에는 자동차 앞에도 꾸미개를 달고 다니는 사람도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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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이 문에 걸어두는 꾸미개는 거의 대부분 볏짚으로 만든 것입니다. 볏짚은 벼농사를 지은 뒤 나온 것입니다. 벼농사가 풍년이 들면 볏짚도 잘 자라고, 알곡도 튼실하고 많이 붙습니다.

볏짚으로 만든 문 꾸미개는 농경사회에서 벼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뜻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볏짚으로 문 꾸미개를 만든 사람들의 기원대로 올해도 풍년이 들었으면 합니다.

  고베에서 본 문 꾸미개입니다.
 고베에서 본 문 꾸미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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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문 꾸미개, #정월 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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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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