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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묵한 걸까? 카리스마일까? 아니면….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출간한 인물평론 시리즈 <새로운 시대의 맏형, 홍명보를 읽다>의 두 저자 정윤수, 이태웅씨가 기억하는 홍명보에 관한 인상은 말수가 참 적은 사람이라는 점에서 일치했다.

"몇 년 전 우연히 비행기 안에서 만나 자리를 함께했는데 막상 곁에 앉으니 말문이 막히더라. 동년배임에도 불구하고 평어체를 쓸 수 없게 만드는 묘한 아우라, 카리스마가 느껴졌다."(정윤수)

"다큐를 찍으면서 함께 할 시간이 많았는데 선수들은 라커룸에 있고 홍 감독과 내가 복도에서 뻘쭘하게 서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고 싶은 말이 별로 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이태웅)   

지난 16일 인문까페 '창비'에서 열린 10만인클럽 출간 인물평론 시리즈 <새로운 시대의 맏형, 홍명보를 읽다>(정윤수 이태웅 손병하 공저)의 북콘서트 현장. 왼쪽부터 차례대로 정윤수 스포츠 평론가, 이태웅 한국방송(kbs) 피디,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다.
 지난 16일 인문까페 '창비'에서 열린 10만인클럽 출간 인물평론 시리즈 <새로운 시대의 맏형, 홍명보를 읽다>(정윤수 이태웅 손병하 공저)의 북콘서트 현장. 왼쪽부터 차례대로 정윤수 스포츠 평론가, 이태웅 한국방송(kbs) 피디,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다.
ⓒ 스포츠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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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5시에 <새로운 시대의 맏형, 홍명보를 읽다>(정윤수 이태웅 손병하 공저· 이하 <홍명보를 읽다>) 북콘서트가 국민대학교 스포츠과학연구소(소장 이대택 교수) 주최로 인문까페 '창비'에서 열렸다.

정윤수, 이태웅 두 저자가 참석하고,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스포츠 기록 문화를 위해 마련된 '책으로 만나는 한국 스포츠 이야기' 그 두 번째 시간이었다. 앞서 <타격의 달인 장효조, 불멸의 철완 최동원>편이 진행됐다.

<홍명보를 읽다>는 홍명보 자신이 쓴 이야기가 아니라 스포츠 평론가와 그를 밀착 취재한 언론인들이 집필한 비평서다. 인간적 매력뿐만 아니라 이 시대 스포츠계의 영웅이자 신화, 권력이 된 홍명보의 가능성과 한계를 조명했다. 특히 이 책은 세대 갈등이 격화되고 멘토가 부재한 시대의 멘토로서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는 리더십을 보여준 '맏형 홍명보'를 주목했다.

저자 손병하(베스트일레븐 기자)는 홍명보에 대해 "팀을 잘 만드는 감독"이라고 평가했는데, "하나는 모두를 위해 목숨을 걸 수 있고 모두는 한 사람을 위해 싸울 수 있는 공동체의 리더"로서 홍명보를 평가했다.

홍명보가 승리 지상주의와 애국주의와 영웅신화를 고대하는 우리 스포츠 문화의 정점에 서 있다는 전제로, 저자 정윤수(스포츠평론가)씨는 한국 축구와 스포츠계의 전 근대성을 뛰어넘는 시스템의 변화에 자신을 한 번쯤 던질 수 있는가 하고 물은 뒤 "홍명보 신화의 나머지 절반은 새로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윤수 이태웅 손병하가 쓴 <새로운 세대의 맡형 홍명보>겉 표지
 정윤수 이태웅 손병하가 쓴 <새로운 세대의 맡형 홍명보>겉 표지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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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전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공간과 압박>을 제작한 바 있는 저자 이태웅 한국방송(KBS) PD는 책에서 이같이 밝혔다.

"홍명보 감독의 빈틈없어 보이는 모습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나에게는 고민을 안겨주었다. 일방적으로 칭찬하는 것이 다큐멘터리의 기획의도가 아닌 이상, 어떻게든 그를 '인간계'로 끌어내려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미 화려한 선수 커리어를 통해 칭송을 받은 '레전드' 홍명보에게 또 하나의 의미 없는 찬가를 바치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본문 중에서)

이태웅 PD는 홍명보의 몇 가지 '빈틈'을 찾아내긴 했지만 "보여지는 모습과 보이는 모습이 비슷한 사람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홍 전 감독이 축구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개혁할 만큼 개혁적인 인물은 아닌 것 같다, 지금 체제의 총애와 특권을 누리는 쪽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협회 등 주변에서 싫어하는 사람이 가장 적다는 점은 큰 강점으로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의 마무리는 역시 최대 관심사인 '홍명보 차기 월드컵 감독설'에 관한 화제로 모아졌다. 두 저자의 하마평은 엇갈렸다. 이태웅 PD는 최강희 감독 후임으로 월드컵대표팀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나아가 "홍 전 감독 정도의 위상이라면 2014년 월드컵은 시험 무대고 (목표달성에) 실패한다 하더라도 본격 무대로서 2018년 월드컵에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윤수씨는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나는 최강희 감독이 본선에는 안 간다고 못 박은 점이 아쉽다. 전술적인 평가와 인격에 대한 평가를 차지하고 대표팀 감독에게는 최소한 3년의 임기가 보장되어야 한다. 선수를 선발하고 유망주를 찾아내고 벤치에 앉아 있는 스태프뿐만 아니라 국제국, 홍보국까지 모두 한 팀이 되어 그 시대의 문턱을 넘어가는 과정을 경험해봐야 한다. 그래야 그 낙수 효과가 초중고 리그까지 내려간다. 그런데 누군가 감독으로 와서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하고 떠나면 제대로 된 결산보고서가 남질 않는다. 시스템이 만들어 지고 자산이 남는 풍토 속에서 장기적인 계획도 세울 수 있는 것 아니겠나."


태그:#홍명보 , #10만인클럽, #새로운 세대의 맏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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