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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9일 오후 4시 37분]
문희상 비대위원장 "나락으로 떨어진 민주당, 존폐위기"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기 앞서 정권교체 실패의 책임을 지고 "모든 기득권 버리고 치열하게 혁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기 앞서 정권교체 실패의 책임을 지고 "모든 기득권 버리고 치열하게 혁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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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 이후 휘청이는 민주통합당을 책임지고 수습할 인물로 합의 추대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두 번의 큰 선거에 진 후 나락으로 떨어진 당의 존폐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9일 오후 비대위원장에 선출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연 그는 "국민의 사랑과 성원을 받고도 정권교체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후 숱한 노동자들이 잇달아 죽음을 택했다"며 "모두가 부족한 민주당 탓이다, 가슴 속 깊이 우러나오는 사죄 말씀 드린다"며 자세를 낮췄다.

대선 패배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 전대 준비가 핵심 과제

일단, 문 비대위원장에게 맡겨진 임무는 크게 두 가지다. 대선 패배 원인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다. 대선 패배 이후 3주의 시간이 흘렀지만 민주당은 원내대표 선출-비대위원장 선출에 시간을 빼앗겨 이렇다 할 쇄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

그는 "철저하고도 냉정하게 지난 대선을 평가하겠다"며 "패배 책임과 잘잘못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패배 원인과 선거전략을 제대로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기득권을 다 버리고 치열하게 혁신하겠다"며 "백척간두 진일보의 각오로 민주당을 바꾸겠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분골쇄신하겠다"고 강조했다.

비대위원은 당 내·외 인사를 모두 고려해 이르면 10일 안으로 모든 비대위원 구성을 마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대선 평가위원장의 경우 당 외 인사 영입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당 쇄신을 위해 당 바깥의 새로운 세력과 함께 할 거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당이 자기들끼리 만찬을 즐기는 건 옳은 방향이 아니다"라며 "새로운 세력을 자꾸 보충하고 진로를 모색하고 당론을 결정해야 한다, 그 길에 소홀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차기 전당대회 준비도 그에게 맡겨진 핵심 임무다. 문 비대위원장은 "새 지도부가 당의 혁신과 수권정당으로서 새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토대를 튼튼하게 닦아 놓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대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게 문 비대위원장의 방침이다. '관리형 비대위원장'으로 책임이 맡겨진 만큼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전까지 당 관리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민심과 당심이 현격한 차이를 보였던 지난 전대 때의 경선 룰 방식에 대해 그는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 이번 기회에 철저히 노선을 수정해, 끝장 토론으로 결론 지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대 방식의 대대적 손질이 예고되는 지점이다.

"책임론에 못박혀서는 안 돼"... 문재인 소환?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기 앞서 정권교체 실패의 책임을 지고 "모든 기득권 버리고 치열하게 혁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기 앞서 정권교체 실패의 책임을 지고 "모든 기득권 버리고 치열하게 혁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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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선후보도 언급했다. 그는 "대선 패배의 결정적 책임이 후보에게 있다는 건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문 후보는 정치 혁신의 바람을 타고 뽑힌 대통령 후보"라며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의 희망과 욕망은 끊어지지 않았다, 이 긍정적 에너지를 책임론에 못 박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문 전 후보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뒤로 물러나 있을 게 아니라 그를  매개로 새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담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문 비대위원장은 선출된 직후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도 "문 후보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하지만 이번 대선 기간 중 이뤄진 정치 혁신이 자리매김 되도록 마무리 지어야 할 책임도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출범'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가 초래한 총체적 부실을 새로운 대통령이 불식한다는 측면에서 박 당선인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면서도 "(윤창중 대변인 임명 등) 인사 문제에 대해, 대통합에 맞는 인사인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박 당선인이 대통합으로 방향을 잡고 그대로만 간다면 야당도 적극 돕겠지만, 말도 안 되는 인사를 하면 도울려야 도울 길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비대위원장의 선출에 대해 여야 모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날 오후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5선의 문 의원은 의정생활과 국정운영 경험이 있어 민주당을 잘 이끌 것"이라며 "박근혜 당선인의 새로운 정부가 산뜻한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는 통 큰 야당으로 변신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정미 진보정의당 대변인은 '노동현안 해결과 민생회복'을 과제로 주문했다. 이 대변인은 "대선 이후 가장 큰 좌절과 고통을 받고 있는 건 민주당이 아니라 노동자, 서민"이라며 "당내 문제 해결보다 더 중요한 건 시급한 노동현안 해결과 민생회복"이라고 강조했다. 민병렬 통합진보당 대변인 역시 "노동현장의 상실감과 절망감을 걷어내기 위해 야권이 힘과 지혜를 모아가길 기대한다"며 "인수위는 간판을 달자마자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철탑 농성장 강제 철거를 시도하고 있다, 민주당이 노동자의 손을 잡는데 함께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1신 대체 : 9일 오후 12시 20분]
비대위원장 문희상 합의추대... "이게 무슨 홍두깨"

9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합의추대된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회의장을 나서며 박기춘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9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합의추대된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회의장을 나서며 박기춘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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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은 '관리형 비상대책위원장'을 선택했다.

대선 패배의 수렁에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은 당을 수습해나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문희상 의원(5선)을 선출했다. 대선 패배 후 3주 만이다.

민주당은 9일 오전 국회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를 통해 문 의원을 만장일치로 합의추대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지명을 통한 합의추대'로 비대위원장을 선출하는 것에 대해 의원들에게 합의를 구했고, 추대로 결론이 모아지자 당 내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의원으로 문희상 의원을 지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최다선이자 의원들의 신망을 받고 있는 문희상 전 의장을 비대위원장으로 할 것에 동의를 구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연석회의 참석자들은 박수로 이를 의결했다.

비대위원장으로 합의추대된 문 의원의 첫마디는 "이건 자다가 홍두깨 맞은 격"이었다고 전해진다. 문 의원은 빠른 시일 내에 전당대회를 열고, 차기 전대에 나가려는 분들이 비대위원으로 합류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미 "분란 바라지 않아... 대선 패배 책임론, 우리가 안겠다" 

한편, '박영선 카드'를 내세운 범주류 486 의원들과 초·재선 의원들은 비공개 연석회의가 시작되기 직전 그 뜻을 접겠다고 공식화했다.

박영선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려 한 김현미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박영선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여 민주당의 새로운 혁신을 만들려고 했지만 이 과정에서 당의 분란을 가져오는 건 우리들이 바라는 상황이 아니"라며 "대선 패배 책임론이 제기되는 것은 우리들이 안고 가겠다, 더 이상 당내에서 서로에게 시비를 제기하는 일이 계속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박영선 카드가 공식화 되자 당 내에서는 대선 패배 책임자가 다시 비대위원장으로 나서는 것에 대한 반대 의견이 불거졌다. 박 의원이 대선 당시 공동선대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문재인-안철수' 야권 단일화의 협상 책임자로 나서는 등 선대위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논리에 박영선 카드는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다만, 연석회의 현장에서 정청래 의원은 "원만한 사람을 뽑아 당을 원만하게 수습하고, 선대위 핵심 인사가 뒤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맞는 얘기"라며 "그러나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야당의 정체성, 민주당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이 당의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워장 선출은 2월 이후 박근혜 정부에 맞서 2013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를 판가름하는 결정적인 시기"라며 "현재 가장 중요한 건 혁신 지도부로, 야당의 강한 공격성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미 원내대표에게 추천권을 인정한 만큼 더 할 말은 없다"며 "그러나 당 내에 이런 목소리가 있다는 걸 확인시키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같은 정 의원의 발언에 대해 일부 비주류 의원들은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맞는 말이긴 하지만, 지금 박영선은 아니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태그:#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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