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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1일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한 황상민 교수.<자료사진>
 지난 10월 31일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한 황상민 교수.<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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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생식기'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황상민 연세대 교수가 자신을 규탄한 학생회를 비판하도록 유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학생회측과 마찰을 빚고 있다. 황 교수가 발언 녹취록과 총여학생회의 규탄서를 비교하는 과제를 냈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지난 10월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결혼하고 애를 낳고 키우면서 여성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인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그런 상황이냐"며 "생식기만 여성이지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한 것은 (없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발언 이후 황 교수는 연세대 총여학생회로부터 '결혼과 출산을 해야만 여성인가'라는 내용의 규탄서를 받은 바 있다.

황 교수의 '낙관주의 심리학' 수업을 듣는 한 학생은 지난 17일 연세대 중앙도서관 정문에 대자보를 붙여 "(황 교수가) 수업 중 계속 자신을 변호했으며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해 부정적 언급을 반복했다"며 "학생 대표자들이 문제 제기한 것을 비판하도록 유도하는 과제를 출제했다"고 주장했다.

녹취록과 규탄서 비교하는 다섯가지 문제 그 의도는?

지난달 12일 이 수업에서 황 교수가 출제한 과제는 다섯 가지다. 문제에 앞서 황 교수는 "상담내용을 통한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여러분들이 텍스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으로 가능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황 교수는 방송 녹취록과 총여학생회의 규탄서를 파일 형식으로 제공했다. 다섯 가지 중 뒤의 세 가지 질문을 보면,

"발언록과 녹취내용을 참고할 때 총여학생회의 규탄서에 언급한 내용을 황 교수는 발언을 하였는가?"
"만일 규탄서의 내용과 발언 녹취 내용에 별 관련이 없다면 이런 내용의 규탄서가 만들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만일 관련성이 있다면 어떤 발언에서 그 관련성을 찾을 수 있을까? 심리적인 측면에서 설명을 하시오."
"총여학생회에서 이런 내용의 규탄서를 작성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 사회적인 시각에서 설명하시오."

질문은 규탄서에 나온 것처럼 정말 그런 말을 했는지, 또 하지 않았다면 왜 이런 규탄서를 작성한 것인지에 관한 것이었다. 정치, 사회적인 시각에서 규탄서 작성 이유를 제시하라는 질문도 있다.

이에 대해 이 학생은 "어떠한 권위도 우리의 생각과 의식을 침범하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시비를 가리는 문제에서 이해 당사자인 교수님께서 본인의 입장에 맞는 답을 정해 놓고 그 답을 되묻는 것은 사실상 강요"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교수가 '이 문제의 답은 A야, 그래서 이 문제의 답은 뭐지'라고 물었을 때 성적 평가자인 교수 앞에서 과연 어떤 학생이 A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라고 밝혔다.

연세대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도 18일 같은 곳에 대자보를 붙여 "강의실은 무엇보다도 사상적 자유가 보장돼야 하는 공간"이라며 "교수가 자신의 신념대로 강의를 할 권한과 학생이 일방적으로 특정 입장을 강요받지 않을 권리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황 교수는 교육의 장소를 자신을 변호하기 위한 장으로 만들었으며 성적평가자라는 권력으로 학생들로 하여금 교수 본인의 입장을 대변하도록 유도했다"며 "이는 명벽히 학생들의 교육권 및 학습권을 침해한 행위로 지탄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상민 교수 "학생회측이 특정 정치권 편들어 내 인격권 침해"

이에 대해 황 교수는 논란이 됐던 발언 자체가 정치적으로 왜곡돼, 학생회측이 부화뇌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1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그날 발언 내용은 여성성이라는 것은 생식기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역할의 문제라는 게 핵심이었다"며 "'여성성'이 주어인데 '박근혜'를 주어로 악의적으로 왜곡됐다"고 말했다.

문제 출제 이유에 대해 그는 "규탄서에 공감하는 학생이 수업을 듣고 있을지 몰라서 녹취록을 정확하게 읽고 이해하게 만들자는 취지였다"며 "이 문제는 간단한 퀴즈로 성적에 포함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생회측이 특정 정치권에 부화뇌동해 자기 대학 교수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태그:#황상민 교수, #생식기 발언, #연세대, #박근혜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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