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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끝자락인 30일 떼아뜨르 분도에서는 어쿠스틱 뮤지컬 '김광석,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란 제목으로 실험적인 뮤지컬이 올려졌다.

이미 고인이 된 가수이지만 대구가 고향인 이곳에서 그의 생전 노래를 들려주고, 작지만 큰 무대처럼 여겨지는 영원한 가객 김광석을 노래했다.

떼아뜨르 분도에서 펼쳐진 김광석을 다룬 뮤지컬
▲ '김광석,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 앤딩장면 떼아뜨르 분도에서 펼쳐진 김광석을 다룬 뮤지컬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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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뮤지컬에서는 김광석을 그려볼 수 있는 가상인물 최동혁 역을 가수 박창근과 뮤지컬 배우 최승열이 더블 캐스팅되어 무대에 오른다.

첫 무대는 뮤지컬 배우 최승열(최동혁 역/ 울지마 톤즈, 아름다운 동반자 출연)씨가 첫 스타트를 끊고 40여 일간의 '김광석, 바람이 불어오는 곳' 뮤지컬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공연에서는 최동혁의 역을 맡은 배우 최승열씨는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거리에서', '일어나', '사랑했지만' 등 약 20여곡의 노래들을 들려줬다. 

김광석의 기타를 고인의 형인 김광복씨는 "박창근과 최승열의 노래를 듣는데 광석이가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았다"며 기타를 뮤지컬에 쓰도록 배려했다.
▲ 가수 김광석의 생전 기타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김광석의 기타를 고인의 형인 김광복씨는 "박창근과 최승열의 노래를 듣는데 광석이가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았다"며 기타를 뮤지컬에 쓰도록 배려했다.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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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낯설게 느껴진 뮤지컬. 연출가의 의도답게 생전 꾸밈없고 솔직담백했다는 가수 김광석의 모습을 그려내려고 애쓴 흔적이 볼 수 있었다.

1인 다역의 역할을 맡는 사회자의 구수한 입담과 코믹한 제스츄어 그리고 진지하리만큼 긴장된 상태에서 노래를 부르는 뮤지컬 배우 최승열씨의 모습도 새롭다.

김광석의 이야기를 담은 이번 뮤지컬에서는 그에 사랑, 이별, 군대 이야기, 어려운 가수활동 시절들을 마치 스토리텔링을 하듯 소개시켜주었다.

때론 관객들의 박수를 유도하기도 하고, 관객이 배우들과 함께 어우러져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그의 노래를 열창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소극장 중심의 공연의 매력인 배우의 호흡을 소상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과 관객이 배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은 즐거워한다.

이번 뮤지컬 공연에 연출을 맡은 김재한 연출자는 고인이 된 김광석의 팬으로 만나 그와 함께 생전 콘서트 무대에도 함께했던 그는 "김광석의 노래는 서정적인 면과 슬픈 노래들이 많아 뮤지컬로 만드는데 상당히 힘든 부분이 많았는데......, 김광석 선배가 갖고 있는 노래의 힘, 색깔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김광석 선배가 콘서트 일정을 잡아놓고 갑자기 유명을 달리해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뮤지컬로 무대에 올려 개인적으로는 감회가 새롭다"고 전하면서 "관객 분들은 편하게 오셔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일상에서 지친 몸들을 음악에 맡겨 새 힘을 얻고 돌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김광석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에서 김광석이 군대가기 전 애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
▲ 군대가기 전 애인에게 고백하는 장면 김광석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에서 김광석이 군대가기 전 애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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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군대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진지하다. 군대에서 이야기하는 장면을 묘사.
▲ 군대이야기 남자들의 군대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진지하다. 군대에서 이야기하는 장면을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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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무대가 특별한 이유는 콘서트 형식으로만 올려졌던 김광석의 이야기가 뮤지컬의 형식을 빌려 그가 자란 대구에서 무대가 꾸며졌다는 것과 그의 뮤지컬에 생전 그가 친구처럼 아끼고 사용했던 기타가 함께 무대에 선다는 것.

또 이번 공연에서는 관객들의 사전 사연을 신청 받아 현장에서 무대에 올라 김광석의 애창곡을 부를 수 있는 기회와 사연을 낭독해 주는 특별한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첫날 공연을 무사히 마친 최승열 배우(최동혁 역)는 "오늘 공연에 대해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공연이 되었다"고 자책하면서 "가수 김광석의 팬으로서 또 그분의 영향으로 음대까지 들어갔고, 이렇게 무대에 선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감회가 새롭다"고 전했다.

자신이 가수 김광석의 역을 맡게 되었다는 것에 들뜬 기분 속에 공연을 준비 중인 가수 박창근씨도 "최승열 배우는 김광석 가수의 창법이 비슷한데 저는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은데 그분의 역할을 맡아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전하면서 "가수 김광석은 저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온 분인데 혹시라도 제가 잘못 표현해 그분께 누가되면 어쩔까하는 망설임이 있었는데......, 최선을 다해 무대에서 그의 모습을 그려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도 남겼다.

출연 배우들의 요청에 의해 깜짝 무대출연을 하게 되었던 형용석(예술마당 솔 전임 대표)은 "어떤 무대가 될까 궁금했는데 제 생각(김광석의 삶과 인생)과는 다른 노래위주의 스토리로 엮어낸 것이 생소하고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고 말했다.

관객도 배우의 한 일원이 되어 뮤지컬을 꾸며주고 있는 장면, 누가 관객배우일까?
▲ 관객이 배우가 되어 출연하다 관객도 배우의 한 일원이 되어 뮤지컬을 꾸며주고 있는 장면, 누가 관객배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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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을 보기 위해 대구를 방문한 김광석 팬클럽 둥근소리의 이미경(닉네임 강아지똥)씨는 "아저씨 기타도 출연한다고 해서 의미도 있고, 아저씨 고향이기도 해서 공연을 봤는데 진정성이 느껴진 뮤지컬이었다"고 말하면서 "김광석의 노래는 특별하다고 하기 보다는 우리의 삶을 이야기한다"고 강조했다.

공연에 출연한 배우들은 관객들과 함께 김광석의 노래 모음 중 '일어나'와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라는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뮤지컬의 막을 내렸다.

이날 캐스트로는 이번 공연이 첫 번째 데뷔무대가 되었다는 이아라씨와 최동혁의 애인역 서예화(더블캐스팅 이수진), 1인 다역 서정식, 뮤지컬 배우 이상준과 밴드공연 홍종화씨 등이 참여했다.

내년 1월 6일까지 펼쳐지는 뮤지컬  '김광석,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방천시장 끝자락과 대백프라자 주차장 맞은편에 위치한 떼아뜨르 분도에서 공연이 이어질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 공연에 대한 자세한 안내 및 문의는 053)431-3773로 연락하면 된다. 이번 공연 스텝으로는 연출 김재한, 예술감독 박장렬, 음악감독 문진오, 음악감독 안현, 무대 디자인 배윤경, 영상 손정민, 사진 김명집, 조연출 신지현, 마케팅 총괄 권미강, 총괄 프로듀서 이금구씨가 맡았다.



태그:#김광석, #김광석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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