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충청 껴안기에 나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청주 육거리시장을 방문해 한 상인과 포옹하고 있다.
 충청 껴안기에 나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청주 육거리시장을 방문해 한 상인과 포옹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아이고 끊어버림 어쪄. 여기 문재인 후보 왔어. 바꿔줄게."
"네, 문재인입니다, 어디 사십니까, 아 네… 제가 이기겠습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26일 청주 상당구 육거리 시장에 나타나자 시장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수많은 취재진에 상인, 시민들까지 뒤엉켜 한발짝 나아가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이 와중에 한 시민은 지인을 바꿔주겠다며 다짜고짜 전화기를 들이밀었고, 문 후보는 또 그 전화기를 받아 1분여간 통화를 하며 "이기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시장을 돌며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는 문 후보에게는 여유가 감돌았다. "대통령 돼서 (우리 좀) 잘 살게 해달라"는 말에 "찍어주셔야죠, 도와주실 거죠"라고 응답했다. "대통령 감"이라는 할머니의 칭찬에는 너털웃음과 함께 포옹으로 보답했다. "누군데 인사를 하냐"는 반응에도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문재인입니다, 기억해 주세요"라고 말하며 넘겼다. 호떡, 홍시, 컵닭에 빵, 전병까지. 문 후보는 시장에서 음식을 보는 족족 입에 가져갔다. 야채 매대에서 시금치를 어물전에서 오징어와 대구를 구입하기도 했다.

시장 내 사거리에 진입하자 시민들의 박수와 환호성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곳곳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하기도 했다. 상인들은 매대 끝에 올라가 "여기도 한 번 봐주세요", "꼭 승리하세요"라고 외쳤고, 저마다 손에 든 휴대폰으로 '인증샷'을 찍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청주 육거리시장을 방문해 오징어를 고르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청주 육거리시장을 방문해 오징어를 고르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물론, 이 같은 달뜬 분위기 속에도 꿈쩍 않는 민심이 있었다. 생닭을 파는 50대 상인은 "여기 시장은 (문재인이) 박근혜를 못 따라간다"며 "지난 번 박근혜 후보가 왔을 때는 저 끝에서 저 끝까지 사람이 바글바글했다"고 전했다. 지난 14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육거리 시장을 방문했을 때에 비해 문 후보 주변으로 몰려든 사람이 적다는 설명이다. 그는 "충청권은 박근혜한테 마음을 줬다"며 "여자도 한 번 해봐야지, 나머지는 다 그 밥의 그 나물이고 도둑놈"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반론도 존재한다. 남편과 함께 정육점을 운영하는 최윤옥(46)씨는 "박근혜 후보가 왔을 때는 동원된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긴 문재인 7, 박근혜 3"이라며 "박근혜 보다야 문재인 후보가 민생 정치를 할 것 같다, 민주당은 별로더라도 문재인이 있어서 표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양헌(54)씨 역시 "충북도 분위기가 많이 좋아져서 문 후보 지지율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도 잘 돼서 문재인이 이길 것 같다"고 점쳤다.

민주당측 "이번 선거에서 충청권 비중 남다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청주 육거리시장을 방문해 장을 보러 나온 시민과 얘기 나누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청주 육거리시장을 방문해 장을 보러 나온 시민과 얘기 나누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실제 충청권의 민심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사퇴한 직후 문 후보에게 쏠리고 있다.

지난 19~23일 한국갤럽이 실시한 양자대결에서 충청권 지지율은 박 후보가 55%, 문 후보가 39%로 나타났다. 그러나 안 후보가 사퇴한 직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 24일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진행된 충청권 조사에서 박 후보는 45%, 문 후보는 44.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4∼25일 벌인 충청권 지지율 조사에서도 박 후보는 44.7%, 문 후보는 40.8%를 보였다.

그동안 충청권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가 10%p 이상 문 후보를 앞서왔으나, 야권단일후보가 결정된 이후 박빙세로 돌아선 것이다. 문 후보가 야권단일후보 이름을 달게 된 후 첫 방문지로 충청도를 선택한 것도, 충청권에서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가기 위함으로 보인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이번 선거에서 충청도의 비중이 남다르다는 인식 속에 충북부터 방문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부산 경남, 그리고 충청·강원 비중을 상당히 높여 공략지역으로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는 시장 방문 첫머리부터 지역균형발전을 약속하며 쐐기 박기에 나섰다. 그는 "충청은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이라며 "새누리당 정권이 붕괴시킨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반드시 다시 복원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청주 육거리시장을 방문해 장을 보러 나온 시민과 포옹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청주 육거리시장을 방문해 장을 보러 나온 시민과 포옹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그는 "통합 청주시를 지원하는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했는데 법사위에서 보류됐다, 본회의까지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재래시장을 제대로 보호할 유통산업발전법도 새누리당의 반대에 의해 국회에서 무산됐는데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되도록 민주당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오늘 이런 뜻으로 야권 단일후보가 된 후 첫 방문지로 이곳 충청북도 그리고 청주를 찾았다"며 청주 방문에 의미를 부여했다.

산부인과 방문 "애만 낳아주면 국가가 책임지겠다, 잘할 것 같죠?"

이에 앞서 문 후보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를 방문해 임산부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임산부들은 "육아 보육시설이 확충 됐으면 좋겠다", "바우처 사용 용도 제한을 없애달라", "선택 예방 접종을 지원해달라", "남편 육아휴직을 의무화 해달라"는 등의 바람을 전달했다.

문 후보는 이 같은 요청에 일일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국공립 산후조리원을 많이 만들고, 선택 예방접종을 필수로 전환해 지원해야겠다"며 "남편들 육아휴직 쓰는 비율이 2% 밖에 안 되는데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요즘 애를 2명~3명 낳으면 국가유공자다, 그만큼 출산율이 너무 낮다"며 "임신하면 전문 상담사가 배치돼 상담해주고, 아이가 태어난 후에는 육아 코디네이터가 연계돼 지원해 주고 그 시기를 넘어서면 무상 보육, 그 이후에는 의무 교육까지 연결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말하자면 '애만 낳아주면 국가가 책임져 드린다'는 것"이라며 "실제로 그런 세상, 잘 만들 거 같죠"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박광온 대변인은 이 같은 일정에 대해 "복동이를 만나다 프로그램은 선거운동의 프롤로그와 같은 것"이라며 "한 개인의 탄생에서 성장, 책임 있는 구성으로 사회에 공헌, 노년 생활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할 일을 주제별로 선거운동기간 동안 국민에게 보여드리고 평가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그:#문재인, #충청권, #광주, #야권단일후보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8,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