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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인 브루스 발라드 교사가 박수를 치며 "군밤타령"을 부르고 있다.
미국인 브루스 발라드 교사가 박수를 치며 "군밤타령"을 부르고 있다. ⓒ 최오균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어~
연평 바다에 어허 얼싸 돈 바람 분다
얼싸좋네 아 좋네 군밤이요
에헤라 생률밤이로구나 좋다~"

22일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대교문화재단의 눈높이교육상 시상식에서는 글로벌교육부문상을 받은 미국인 블루스 발라드 교사가 35년 전 전북대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제자와 함께 '군밤타령'을 브르는 깜짝쇼가 벌어져 화제가 되고 있다.

1978년에 전북대학교에서 발라드 교사로부터 영어를 배운 학생이 그가 눈높이교육상을 받게 되었다는 신문보도를 읽고 여수에서 서울까지 수상축하를 하러 오게 되어 스승과 제자의 극적인 만남이 이루어 졌던 것.

발라드 교사는 전북대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한국민요 군밤타령을 즐겨 불렀는데, 35년 만에 제자와 극적인 재회의 기쁨을 나누며, 시상식 무대에서 군밤타령을 불러 청중들로부터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발라드 교사는 반주도 없이 군밤타령 전 소절을 정확이 소화해 냈다.

발라드 교사의 한국어 사랑은 1975년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그는 캐슬린 스티븐슨 전 주한 미국대사와 함께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 파견되어 강원도 원주중학교와 전주 전북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한국어와 가야금 등 한국문화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눈높이교육상 시상식무대에서 35년 전 영어를 가르쳐주었던 제자와 함께 끅정인 재회를 하며 "군밤타령"을 부르고 있는 브루스 발라드 교사
눈높이교육상 시상식무대에서 35년 전 영어를 가르쳐주었던 제자와 함께 끅정인 재회를 하며 "군밤타령"을 부르고 있는 브루스 발라드 교사 ⓒ 최오균

그 후에도 발라드 교사의 한국어 사랑은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그는 미국으로 돌아가 뉴욕에서 석사학위를 마치고 1981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서강대에서 영어강사로 활동 했다. 그리고 침묵 교수법(Silent Way)이라는 한국어 교육법을 발전시켜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한국어 강의를 하기도 했다.

발라드 교사는 현재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한 브롱스 공립학교(The Bronx Charter School for Better Learning)'에서 유치원, 저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이번 '눈높이 글로벌 교육 포럼'에서 그는 칼렙 카테뇨(Caleb Gattegno)가 개발한 '가르침을 앞서는 배움(subordinating teaching to learning)'이라는 교육학을 활용하여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외국인에게 가르치는 방법에 대한 사례발표를 하기도 했다.

 발라드 교사가 '눈높이글로벌교육 포럼'에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사례발표를 하고 이다.
발라드 교사가 '눈높이글로벌교육 포럼'에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사례발표를 하고 이다. ⓒ 최오균

이 교수법은 한국어 교사가 한국어를 단 한마디도 말하지 않고, 학생들이 100퍼센트 한국어로 말하는 수업이 가능해진다는 것. 교사가 할 일은 분명한 언어 환경을 만들어주어 학생들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꼭 필요한 피드백만을 시켜주는 것이다.

정작 국내에서는 곳곳에 외국어가 범람하고 우리문화가 잊혀져 가고 있는데, 외국인인 브루스 발라드 교사의 한국어와 한국문화 사랑은 식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그의 꿈은 전 세계 사람들이 한국어를 손쉽게 배우는 것이다.

지금 지구촌은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한국어로 불리며 그의 말춤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모든 간판과 케이팝의 노래가사, 아파트 이름까지도 외래어가 점령을 하여 외래어 홍수속에서 살고 있는 이 시대에 미국인 발라드 교사의 한국어 사랑은 더욱 돋보여 보이는 한편 우리를 부끄럽게 하고 있다.


#브루스발라드 교사#눈높이교육상#군밤타령#외국인의 한국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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