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활동에 전념해야 할 기초의원들이 조폭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주먹다짐을 하거나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는 등 물의를 일으켜 지역 주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대구북구의회 의원들끼리 주먹다짐
지난 22일 대구 북구의회 A운영위원장은 운영위원회 간담회가 끝나고 점심식사를 하러 나가던 중 말다툼을 벌이다 B의장의 얼굴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며칠 전, B운영위원장은 6개월 동안 전기요금 15만7000원을 내지 못해 단전이 되자 촛불에 의지해 생활해오던 할머니와 손자가 화재로 숨진 사건을 이야기 하면서 "공무원들이 5000원짜리 밥을 먹고, 전기가 끊겨 참사를 당한 할머니도 있는데 모범을 보여야 할 의원들이 2~3만 원짜리 점심을 먹어서야 되겠느냐"며 활동비 내역 중 식사비 항목을 줄이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B의장이 "예산에 잡혀 있는 식사비를 왜 안 쓰느냐"며 "당신이 뭔데 나서느냐"고 말하면서 말다툼을 벌이다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것.
현장에 같이 있던 C의원은 "지역구가 같은 A, B 두 의원이 평소에도 감정이 좋지 않았다"며 "의회 운영을 둘러싸고 수시로 갈등을 벌였는데 오늘 일이 터졌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 대구시의회가 16개 광역시 최초로 의원들에게 휴대폰요금 지원금 7만 원을 신설하자, B의장이 북구의회에서도 6만 원을 지원하는 안을 올려 A의원이 강력하게 반대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이 안은 12월 정례회에 안건으로 올라간 상태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다.
또한 전체 의원들에게 노트북을 제공하는 것을 적극 추진했던 B의장에게 불필요한 예산낭비라고 반대하면서 둘 사이가 더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 B 두 의원은 별일이 아니라며 주먹다짐을 극구 부인했다.
하지만 북구의회 한 의원은 "불미스런 일이 발생해 구민들에게 얼굴을 들기가 부끄럽다"며 "서로 감정을 풀고 주민들을 위한 의회를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 동구의회 의장 음주운전하다 붙잡혀
한편 지난 19일에는 대구 동구의회 강대식(53, 새누리당) 의장이 만취상태로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뒤 붙잡혔다.
강 의장은 19일 오전 0시 50분께 대구시 동구 신서동의 한 빌라 앞길에서 혈중알코올 농도 0.207%의 만취 상태로 자신의 그랜저 승용차를 몰고 가다가 길가에 주차된 체어맨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강 의장은 주민들의 신고로 현장에서 경찰에 적발돼 조만간 조사를 받을 예정인 가운데 지난 22일부터 의회 행정감사가 시작된 동구의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일부 의원들은 강 의장이 주민들에게 공개사과를 하고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통합당 대구시당은 성명을 발표하고 "한심하고 몰염치한 음주 사고가 시민의 신고로 발각되었다"며 "강 의장은 공직에서 사퇴하고 새누리당은 시민들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대구시민들은 오만에 취해 정치적 뺑소니 사고를 내고 있는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을 대한민국 국민과 역사에 신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