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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2012 후보 단일화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2012 후보 단일화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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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장장 100분 넘게 펼쳐진 두 예비 후보의 '2012 후보 단일화 토론회'를 미국에서도 인터넷을 통하여 생중계로 시청했다. 대체로 야권 정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지녀야 할 자질을 갖추었을 만큼 두 대선 예비 후보는 설전을 이어 갔다.

한국에서는 'TV토론' 이후 두 후보 단일화와 경제 문제에만 집중하고 있는 듯해 보인다. 필자는 부족하나마 두 후보의 외교·안보에 관한 토론을 보고 느낀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외교·안보 분야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남북 관계 문제다. 먼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포문을 열었다. 안 후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시기(임기 1년 이내 등)를 정해 놓고 정상회담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잘못하면 북한에 이끌러 갈 수도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참여정부 말기, 고 노무현 대통령과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10·4 선언을 합의한 바 있으나 이후 정권 교체 등으로 추진이 유명무실화된 아픔이 있다"며 "속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에 안 후보는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면 남남(南南) 갈등이 유발될 우려가 있다"며 "남북 간 대화를 통해 교류 협력이 진행된 후 적절한 시기에 정상회담으로 풀 문제 있다면 그 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정 시기를 정해 놓고 남북한 관계를 추진하는 것은 국민적 합의 미비와 북한에게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안 후보의 논리는 일정 부분 타당하다. 그러나 이 문제는 상대가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상대방 입장에서 정상이 만나서 합의해도 정권이 바뀌거나 다른 이유 등으로 추진이 안 된다면 오히려 다시 협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문 후보의 논점이 더 현실적이고도 타당하게 보인다.

두 후보는 금강산 관광 재개, 남북한 협상과 협력 개시에 관한 총체적인 의견에는 동의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각론에서는 뚜렷한 시각 차이를 보인다. 문 후보는 과거에 고 김정일 위원장이 현정은 현대 회장에게도 구두로 재발 방지를 약속했던 만큼 먼저 관광을 재개하고 협상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하였지만, 안 후보는 재발 방지에 대한 북측의 확고한 약속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안 후보는 "먼저 대화를 통해, 예를 들면 금강산관광은 재발방지대책이 꼭 있어야 한다"며 "그것 없이 금강산관광을 재개한다면 관광객이 불안해 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문 후보는 "일단 금강산관광도 재개하면서 재발방지, 우리 관광객 신변안전을 보장받아야 한다는데 동의하나?"라고 물었지만, 안 후보는 "그렇지 않다, 먼저 대화를 통해 최소 재발방지 약속은 받아야죠"라고 말했다.

지난 5년 동안 대북 관계에서 선결 조건 제시로 대화조차 못 했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 남북 관계는 대체로 단절되다시피 했다. 이에 두 후보 모두는 북한을 통하여 중국 및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도 중요하다는 장기적 정책을 내어 놓고 있다. 가장 기초가 되는 북한과의 협력 재개를 선결하지 않고는 어렵다는 점을 인식한 것이다.

따라서 안 후보의 '선결 조건 전제 해결' 의미가 담긴 논리가 과연 이명박 정부와의 대북한 정책과 차이가 없어 보인다. 다시 말해 대북한 문제에 대한 이명박 정권과의 차별성이 눈에 띄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외교·안보 분야와 관련한 제주 해군기지 건설 문제에 관해서도 두 후보는 논쟁을 이어갔다. 먼저 문 후보는 "추진 당시 민·관 복합항으로 건설 계획된 것이 민간항은 모양새만 갖추고 실제로는 군사기지로만 건설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고, 이러한 문제에 대한 안 후보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강정마을 방문 때 발언(주민에게 사과는 하되 정부 사업이니 추진은 해야 한다)한 것에 대해 다소 한 발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MB 안보 정책, 안 후보는 친밀성을... 문 후보는 차별성을 확인

이 밖에도 군 복무기간 단축 문제에 대해서는 문 후보가 병사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안 후보는 직업 군인을 충분히 확보하고 무기가 현대화된 다음에 복무기간 단축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번 토론회에서 외교·안보 관계 문제에만 한정해 놓고 비평한다면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와 뚜렷이 대비되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차별성을 드러냈다. 하지만 안 후보는 특히 남북 문제에 관하여 보수 진영의 입장을 분명히 대변하는 자세를 취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외교·안보관에 대해 그동안 다소 불명확했던 입장이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다소 분명한 보수 지향적인 입장과 견해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필자에게 판정을 묻는다면, 외교·안보 분야에 이명박 정부와 차별성을 보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예비 후보에게 손을 들어 주고 싶다.


태그:#후보단일화, #문재인, #안철수, #외교 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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