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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스포츠월드에서 열린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농정 대토론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스포츠월드에서 열린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농정 대토론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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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9일 오후 8시 20분]

장애물은 사라졌다. 이젠 시간 싸움이다. 대선후보 등록일까지 남은 5일 동안 통합민주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두 후보는 야권 후보단일화를 이뤄내야 한다. 때문에 단일화 방식(룰)에 모든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간상으로만 보면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여론조사만 실시하는 것은 양쪽 모두 경계하고 있다. 양쪽 지지층의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국민적 '감동'과 '공감'이 담보되어야 한다.

양쪽 단일화 룰 협상팀은 19일 낮 12시 서울 모처에 모여 단일화 협상을 재개했다. 안철수 후보 캠프의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19일 "여러 가지 공정하고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국민의 동의를 받을 수 방안을 검토해서 (오늘 협상 테이블에) 가져갔다"면서도 "구체적인 안은 말씀드리기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특히 "문 후보의 '통 큰 양보'가 어떤 뜻인지부터 알아야 한다"며 신경을 곤두세웠다.

일각에서는 여론조사에 더해 공론조사와 패널조사 등이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날 협상팀은 일단 오는 21일 후보 단일화를 위한 TV 토론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두 후보 쪽은 협상을 속전속결로 진행해 오는 20일 이전에는 단일화 방식에 대한 최종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문 후보의 통 큰 양보? 무슨 뜻인지 확인부터 해야"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 사퇴, 안철수 후보 측 협상팀 교체,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의 극적 회동으로 지난 5일간 막혔던 단일화 협상의 물꼬가 터졌다. 문재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19일 단일화 룰 협상 재개를 앞두고 "후보등록 전에 단일후보를 결정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후보 단일화 방식을 안철수 후보에게 일임한 만큼 큰 어려움 없이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전날(18일) 안 후보에게 단일화 방식 결정을 위임한다고 한 마당에 실무협상에서 힘겨루기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문 후보 쪽에서는 방식부터 세부계획까지 안 후보 쪽에서 마련해 온다면 협상에 빠른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 후보 쪽 분위기는 좀 다르다. 안 후보 쪽은 특히 문 후보가 단일화 방식에 대해 일임한다고 해놓고, 협상팀을 재가동한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안 후보에게 단일화 방식의 결정권을 넘겼다면 굳이 협상 실무팀을 별도로 가동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박선숙 본부장은 "어제 문 후보가 큰 틀에서 양보하겠다고 했는데, 그 자리에서 따로 합의나 양보를 주장하지 않았다. 왜냐면 저희들이 준비한 것이 없기 때문"이라며 "오늘 단일화 협상팀에게 문 후보의 양보는 어떤 뜻인가, 그것부터 확인하고 논의를 시작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유민영 대변인은 "(문 후보가 단일화 방식을 일임한다고 했지만) 오늘 처음부터 다시 논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저희들이 일임 받아서 무언가를 결정할 생각은 없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저희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면 협상팀의 역할은 축소될 수 있다"며 "누가 일임하고 일임 받는 것이 아니라 협상팀에서 무엇을 할지를 정하고 전개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 대변인은 "우리들이 유리한 방안을 선택하겠다는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협상에 나서면서 '유리한 방안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말은 겉치레로 들릴 수밖에 없다. 이는 안 후보 쪽이 단일화 협상에 나서면서 내건 '정치쇄신 어젠다'의 훼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가 일임했다고 해서 안 후보가 단일화 방식에 대해 시시콜콜 자신의 요구만 내세울 경우 안 후보가 지난번 단일화 협상을 중단한 것이 마치 자신에게 유리한 국면과 조건을 조성하기 위한 것임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박 본부장은 "저희는 (문 후보의 통 큰 양보에) 개의치 않고 있다"며 "이 문제와 관련한 협의는 공정하고 대등하고, 투명하게 국민들의 동의를 받을 수 있는 방법으로 전개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단일화 협상 속도전 예상... 공론조사 등 논의 될 듯

지난 14일 이후 중단됐던 단일화 룰 협상이 우여곡절을 겪으며 극적으로 재개됨에 따라 2차 협상 역시 두 후보의 담판 형태로 속전속결식 결론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단일화 방식과 관련, 일단 여론조사만으로 단일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은 양쪽 모두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당초 안 후보 쪽이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후보 선출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캠프에서는 이를 적극 부인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우리가 여론조사를 선호한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며 "여론조사를 포함해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 단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 안 후보 쪽에서 여론조사만 집착할 경우,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을 고집한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안 후보 쪽도 여론조사'만'으로 경선룰을 정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재개된 단일화 룰 협상 테이블에도 국민의 참여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단일화 방식들을 올려놓은 채 논의가 시작됐다.

당초 문 후보 측은 여론조사와 함께 '+α'로 배심원제, 국민경선 등을 거론했지만 안 후보 측은 배심원제의 과다 대표성, 국민경선의 조직 동원 등과 같은 부작용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문재인 후보는 전날 "'여론조사의 방식', '여론조사에 더해서 배심원 투표하는 방식', '공론조사를 하는 방식', 또는 시간상으로는 물 건너간 상황이지만 '부분적으로 현장투표라든지 국민들이 참여하는 경선 방식' 등에 대한 결정을 전적으로 안 후보 측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이에 안 후보도 "두 후보가 실무자에게 맡기지 말고 함께 뜻을 모아 문제를 해결하자"고 환영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단일화 방식에 대한 선택권을 문 후보가 안 후보에게 넘긴 상태여서 안 후보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민영 대변인은 "(문 후보의 제안이) 포괄적인 상태에서 문 후보가 그런 방식을 예시한 것인지, 아니면 그런 방식 중에서 선택을 하라는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문 후보가 전날 거론한 공론조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안 후보 쪽이 이날 협상 테이블에 가져간 방안에도 공론조사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론조사는 양측이 동수로 모집한 선거인단에게 두 후보의 정보를 제공하고 지지후보를 선택하게 하는 방식이다. 배심원제보다는 훨씬 확대된 숫자의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 또한 여론조사와 달리 후보에 대한 판단자료를 집중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비교적 정확한 판단이 이뤄질 수 있다.

지난 2010년 경기지사 선거 당시 야권에서 공론조사와 근접한 방식으로 단일후보를 선출했다. 당시 유시민-김진표 두 후보는 인구·성비·권역 등의 비율에 맞춰 1만5000명의 선거인단을 무작위로 추출, 선거공보물과 TV토론 등을 통해 정책과 비전을 알린 뒤 전화로 지지후보를 조사했다.

지난 2010년 경기지사 선거 당시 야권은 공론조사와 근접한 방식으로 단일후보를 선출했다. 사진은 2010년 5월 26일 후보단일화를 위한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김진표 민주당 최고위원이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손을 맞잡고 지원유세를 펼치는 장면
 지난 2010년 경기지사 선거 당시 야권은 공론조사와 근접한 방식으로 단일후보를 선출했다. 사진은 2010년 5월 26일 후보단일화를 위한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김진표 민주당 최고위원이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손을 맞잡고 지원유세를 펼치는 장면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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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가 정당 후보면, 안 후보는 국민 후보"

일각에서는 TV 토론 후 패널조사, 비공개 여론조사를 통한 담판, 두 후보 간 담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는 시간이다. 단일화 방식이 결정되더라도 세부 시행방법을 둘러싼 마찰이 생길 소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여론조사만 해도 조사 문구, 실시시기 등에 따라 후보 간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

문재인 후보는 이날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안 후보가 원한다면 여론조사 방식도 흔쾌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그러나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정권교체를 이루고 국민이 함께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초 문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을 되풀이하면 국민이 야단칠 것"(지난 16일 <오마이뉴스> 열린인터뷰)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으나, 단일화 협상을 진행할 시간이 촉박해진 만큼 안 후보가 원하는 방식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만일 더 시간이 쫓겨서 여론조사도 쉽지 않으면 (안 후보와) 만나서 담판을 통해서라도 단일화를 이루겠다"면서 "나는 개인 후보가 아니고 민주당 후보이고, 100만 국민선거인단이 선출한 후보이기 때문에 양보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쪽 박선숙 본부장은 "문 후보가 말씀하신 근거는 당의 절차를 거쳐서 많은 분들과 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보여서 혼자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고, 정당의 후보로서 할 수 있는 말"이라면서도 "그러나 문 후보가 정당의 후보라면 안 후보는 국민의 후보"라고 반박했다. 협상 결렬시 후보 간 담판을 통한 단일후보를 선출하게 되더라도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이미 후보 간 담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태그:#후보단일화, #단일화 방식, #문재인, #안철수,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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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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