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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5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 참석, 야권후보 단일화를 논의하기 위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의 단독 회동을 제안한 뒤 시민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5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 참석, 야권후보 단일화를 논의하기 위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의 단독 회동을 제안한 뒤 시민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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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5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서 환호하는 학생과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입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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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광주에서 문재인 후보께 제안 드린다. 문 후보와 제가 먼저 만나서 서로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정치혁신에 대해서 합의하면 좋겠다."

5일 오후 전남대학교 체육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말이 끝나자마자 2500여 명의 시민과 학생들 사이에서 '와!' 하는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안 후보를 둥그렇게 둘러싼 시민들과 학생들은 "안철수"를 연호하기 시작했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또 한 번의 분기점이 그어지는 순간이었다. 갑작스런 제안이었지만, 단일화 논의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흥분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안 후보는 "각자의 공약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일화 방식과 형식만 따지면 진정성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단일화의 감동조차도 사라지고 1더하기 1이 2가 되기도 어렵다"며 문 후보에게 단일화 회동을 제안했다. 전날(4일) "단일화를 할 것이라는 원칙이라도 합의하자"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압박용 제안을 하루 만에 받아들인 것이다.

두 후보는 당장 오는 6일 단독 회동할 예정이다.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회동으로 본격적인 단일화 국면이 시작되면서 40여 일을 앞둔 대선 국면은 급격히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권교체에 대한 생각, 문재인과 다르지 않다"

40여 일 전 안 후보는 대선 출마를 선언 직후 전국 순회 투어에 나서면서 첫 번째 행선지를 호남으로 잡았다. 안 후보는 당시 조선대 강연에서 정치혁신을 얘기했다. 지난주 제주를 끝으로 1차 전국 순회를 마친 안 후보는 2차 전국 순회의 첫 행선지를 다시 호남으로 정했다. 그는 이날 '2012, 1997년의 새로운 변화가 재현된다'는 주제로 열린 전남대 강연에서 문 후보에게 "정치혁신에 합의하자"며 '단일화 회동'을 제안했다.

가치와 철학이 공유되지 않은 야권 후보단일화로는 더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모아낼 수 없고 정권교체도 요원하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1 더하기 1을 3으로 만들어내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약속을 먼저 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기득권 세력을 이길 수 있는 단일화, 가치와 철학이 하나가 되는 단일화, 미래를 바꾸는 단일화가 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특히 "정치가 변하는 정권교체, 국민의 삶이 바뀌는 정권교체를 위해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며 "저는 문재인 후보와 이 점에서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또 단일화 성공의 승부처가 호남이라는 점을 감안, 적극적인 지지를 주문했다. 그는 "모든 국민이 인정하는 박수와 축복을 받는 단일화를 이루고 마침내 정권교체를 이루는 데 하나가 되어 달라"며 "광주가 그 씨앗이 되어 주시고 중심이 되어 달라"고 요청했다.

40분 강연, 28번 이상 쏟아진 박수... "새누리당 집권연장 단호히 반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5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 참석, 강연에 앞서 웃옷을 벗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5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 참석, 강연에 앞서 웃옷을 벗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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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5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 참석해 '2012, 1997년의 새로운 변화가 재연됩니다'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5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 참석해 '2012, 1997년의 새로운 변화가 재연됩니다'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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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후보의 강연은 초반부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였다. 우선 안 후보는 "강연 중에 열이 뿜어져 나올 것 같아서 윗옷을 벗고 하겠다"며 상의를 탈의, 이날 자신의 '폭탄' 발언을 암시했다.

특히 안 후보는 이날 작심이라도 한 듯, 자신이 정치에 나선 이유는 물론, 현 정치의 문제점과 정치혁신의 필요성, 단일화가 불가피한 배경 그리고 향후 집권세력의 비전과 방향까지 제시했다.

안 후보는 이날 40여 분 정도 진행된 강연에서 최소 28번의 박수를 받았다. 1~2분에 한 번 꼴로 박수가 터져 나온 셈이다. 참석한 광주 시민들과 전남대 학생들은 박수와 함께 "옳소", "안철수 파이팅" 등을 외치며 열광적으로 호응했다.

첫 번째 박수는 자신의 출마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면서 나왔다. 안 후보는 "정치경험도 없고 조직도 없고 세력도 없는 제가 여기까지 온 자체가 매일 매일 기적"이라며 "거대한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이 된 것 같지만, 다윗이 결국은 골리앗을 이겼듯이 큰 변화가 이미 시작됐고 현실이 됐다"고 강조했다.

"세 가지를 말할 수 있다. 첫째 뭣보다 중요한 것이 그 철옹성 같던 박근혜 대세론이 깨졌다. 조금만 더 열심히 진심을 다하면 승리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 한 가지다. 그리고 두 번째는 우리 정치에서 처음으로 정당혁신이나 정치혁신의 과제가 본격적으로 선거 의제가 됐다. 셋째 네거티브, 흑색선전이 아직도 여전하지만 더 이상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일어난 세 가지 커다란 변화, 이것만 해도 제 도전은 값진 것이었다."

참석한 시민들과 학생들은 안 후보를 향해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안 후보는 "이러한 변화가 진정한 우리의 미래가 될지, 앞으로 남은 40여일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지난 1997년 대선 상황을 언급했다.

안 후보는 "1997년 우리 국민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선택했던 이유, 바로 변화였다"며 "50년 만에 여야 간의 정권교체,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는 낡은 과거의 유산을 딛고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다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또다시 낡은 체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며 "2012년에는 1997년과 같은 새로운 변화가 다시 재현되기를 바란다"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다시 박수를 받았다.

안 후보는 이날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선후보에 대해서도 각을 세웠다. 그는 "새누리당의 지난 집권 5년은 민주주의 후퇴. 민생 파탄, 평화가 위협받는 거꾸로 간 5년"이라며 "그런데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이 지난 5년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한 것을 본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안 후보는 "새누리당의 집권 연장에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이 새누리당과 반대 입장에 있다는 정체성을 다시 한번 명확히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안 후보는 <오마이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가능성을 처음 밝혔을 때도, '역사의 물결'을 언급하며 '반새누리당'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했다.

당시 안 후보는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것은 현재의 집권세력"이라며 "그럼 답은 명료하다. 나는 현 집권세력이 한국사회에서 그 어떤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 제가 만일 어떤 길을 선택한다면 그 길의 가장 중요한 좌표는 이것(새누리당이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정권교체 위해 야권 단일화 필요... 새 정치 향한 국민연대 있어야"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5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 참석해 어르신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5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 참석해 어르신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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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안철수 후보의 얘기는 자연스럽게 야권의 통합으로 이어졌다. 안 후보는 "박근혜 대세론은 깨졌지만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세력은 여전히 강력하다"며 "이대로 가면 70년대 과거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 많은 분들이 걱정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의 과제를 저 혼자의 힘만으로 해낼 수 없다는 것 잘 알고 있다"며 "정권 교체와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 국민들께서 손을 맞잡고 힘을 합쳐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어 지난 9월 19일 대선 출마 선언 당시 제시했던 단일화의 조건을 다시 한번 언급했다. 그는 "지금 정치혁신이 충분한지, 국민이 동의하고 있는지 의견을 듣고 있다"며 "이런 과정과 스스로 변화에 대한 과정 없이 어떻게 새누리당을 심판해 달라, 정권을 교체해 달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정권교체는 쉬운 일 아니다. 저쪽에 문제가 있으니까, 우리에게 정권 달라고 말하면 오히려 국민들이 물어볼 것이다. 당신들은 자격 있느냐고. 4·11 총선을 기억할 것이다. 그래서 저는 야권이 먼저 정치개혁 선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박수) 그리고 그것을 지키겠다고 손잡고 국민에게 약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박수)"

안 후보는 이어 "모든 개혁 세력이 힘을 모아서 같이 맞설 때 정권교체가 가능하고 정권교체 이후에도 원만한 개혁을 이루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야권 단일화가 필요하다"며 "단일화와 함께 새로운 모든 세력이 새 정치를 향한 국민연대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더 나아가 향후 정권을 교체하고 수립한 새로운 정부의 성격과 비전까지 제시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격차를 해소하고 또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집권세력으로서 다수 국민에게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뜻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정권교체를 통해서 이뤄지는 새로운 정부는 미래정부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정부는 인사, 예산, 지역개발, 모든 면에서 대탕평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박수) 대통령의 지역, 학벌에 따른 편중된 인사는 결코 해서는 안 된다. 특정 지역의 정권, 패권, 그런 말은 대한민국의 미래에는 결코 나와서는 안 된다. 선거에 이기고 나서 또 스스로 분열하고 스스로 자멸하는 모습은 두 번 다시 나와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정권 바뀌고 난 다음에 기득권에 매몰되는 실패한 개혁으로 가서는 결코 안 된다.(박수)"

안 후보는 마지막으로 야권 통합 및 후보 단일화에 대한 호남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광주는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이 가지고 있던 변화와 개혁을 선택했다"며 "지금 우리는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현 집권세력의 연장을 막아내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라고 강조했다.


태그:#후보단일화, #안철수, #문재인, #정권교체, #전남대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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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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