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초등학교 1학년생이 11월 4일 비가오는 가운데 현대차 울산공장 앞 송전철탑 농성장을 찾아 전달한 격려 편지
 초등학교 1학년생이 11월 4일 비가오는 가운데 현대차 울산공장 앞 송전철탑 농성장을 찾아 전달한 격려 편지
ⓒ 박석철

관련사진보기


천의봉, 최병승 아저씨
꼭! 이겨서 내려오세요!
욕심꾸러기 사장님이 너무 나쁘셔요.
밖에서 열심히 응원할게요.
날씨도 춥고 비가 오니까
건강 조심하세요.
2012년 11월 4일
00초등학교 1학년 000올림

제법 많은 비가 내린 지난 4일, 매일 저녁 철탑 농성장에서 열리던 촛불집회도 비 때문에 중단됐다. 다소 의기소침해 있던 철탑 위 두 조합원에게 이날 힘을 불어넣는 반가운 일이 있었다. 촛불집회가 열리던 그 시각, 지역 초등학교 1학년생이 부모님과 함께 농성장을 찾은 것.

울산지역 초등학교 1학년생인 이 학생은 처음 보는 천의봉, 최병승 두 아저씨에게 준비해 온 빵, 커피와 함께 편지를 올려보냈다. 초등학교 1학년생이 쓴 편지글은 빗속에서 떨고 있던 두 조합원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사내하청노동자 전원 정규직화'와 '신규채용 중단'을 요구하며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중문 앞 송전철탑에서 5일로 20일째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최병승, 천의봉 두 조합원. 그들의 농성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이처럼 각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김상록 현대차비정규직노조 정책부장은 "어린이는 부모님께 철탑농성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부모님과 함께 농성장을 찾아주었다"며 "어린 동심이 진심으로 써내려간 편지에 철탑 위 두 조합원은 물론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모두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편지를 보는 순간 이번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수밖에 없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며 "두 조합원과 함께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모두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투쟁을 만들고, 지지하고 응원하시는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울산지검장, 제발 만나 달라"

한편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5일 울산지방검찰청 강경필 지검장에게 면담을 신청했다. 현대차 불법파견 기소를 요청하기 위한 것으로, 8일 오전 10시 30분 노조 지회장 등 4명을 만나 달라는 것이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면담이 성사되면 불법파견 기소 촉구와 현대차의 증거인멸 행위에 대한 압수수색 요청 등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비정규직노조는 대법원이 올해 2월 23일 현대차 사내하청업체를 불법파견으로 최종 확정판결한 후 회사 측이 이를 시정하지 않자, 지난 6월 울산지검에 정몽구 회장을 파견법 위반(불법파견) 혐의로 고발했다. 앞서 지난 2010년 7월 대법원의 불법파견 판결 때는 금속노조가 그해 8월 서울중앙지검에 현대차를 불법파견으로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이 고발사건은 울산지검 지휘 하에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면담에서 고용노동부울산지청 관계자는 '현대차 본사 임원 소환조사까지 마치고 검찰 지휘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검찰 조사가 막바지에 이르렀음에도 정몽구 회장과 현대차는 법을 준수하기는커녕 오히려 파견법 위반 증거들을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없애고 있으며, 이로인해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법적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며 "법적 권리를 지키기 위해 철탑농성 등 범법자로 내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비정규직노조는 또한 "만약 울산지검이 현대차 파견법 위반 고발 사건의 조사 과정에서 현장 실태조사와 압수수색 등 적법한 조치들을 취했다면, 현대차가 증거인멸 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또한 피해자들인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범법자로 내몰리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검찰은 '행복한 국민, 정의로운 검찰'을 슬로건을 내걸고 있으나, 현대차 불법파견 사건을 처리하는 모습에 대해 현대차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은 '정의롭지 못한 검찰, 재벌만 봐주는 검찰'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이로인해 '행복하지 않은 국민'이 되어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오는 8일 오전 10시 울산지방검찰청 앞에서 현대차 불법파견에 대한 검찰의 기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강경필 울산지검 지검장은 지난 9월 25일 현대차비정규직지회의 면담 신청도 거절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박석철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