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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5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 참석, 야권후보 단일화를 논의하기 위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의 단독 회동을 제안한 뒤 시민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5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 참석, 야권후보 단일화를 논의하기 위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의 단독 회동을 제안한 뒤 시민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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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간의 '후보 단일화' 논의가 5일 본격화됐다.

계속 해서 '러브콜'을 보낸 것은 문 후보다. 문 후보는 4일 "단일화 시기와 방법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그러자 안 후보가 5일 "정권교체를 위해 (문 후보와 나는) 하나가 돼야 한다, 문 후보와 내가 먼저 만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정치 혁신에 대해 합의하자"고 응답한 것.

안 후보의 화답을 전해들은 문 후보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후보가 나의 제안에 응해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응답해왔다.

긍정적인 화답이 오가며 두 후보 간의 만남도 급속도로 성사됐다. 당장 내일인 6일, 두 후보는 전격 회동을 갖기로 했다. 이로써 지지부진했던 후보 단일화 논의는 순식간에 물꼬를 트게됐다.

"단일화 물밑 접촉도 없어" 애타던 민주당 반색

"단일화에 대한 안 후보 측과의 물밑 접촉조차 없다"며 속이 까맣게 타들어갔던 민주당은 즉각 반색하고 나섰다. 단일화에 대한 국민의 여망에 부응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단일화 무산 시 내세울 전략이 캠프 내에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도 한몫했다. 한 선대위원장은 기자와 만나 "후보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았을 시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 돼있지 않다"며 "우리 쪽에서 단일화가 절박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제 후보 단일화 국면으로 전환됐다"며 "두 분의 협력과 경쟁을 통해 정치를 혁신하고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드릴 것을 결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단일화에 응하겠다고 답한 지 15분만에 나온 환영 논평이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가 내세운 단일화의 3원칙(기득권 세력을 이길 수 있는 단일화, 가치와 철학이 하나 되는 단일화, 미래를 바꾸는 단일화)에도 동의의 뜻을 표했다. 우 공보단장은 "두 분이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정치 혁신에 대해 합의하자는 말에도 깊이 공감한다"며 "대한민국 정치를 변화시키고 가치 연대를 하자는 취지도 후보가 강조하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고. 두 분의 의견이 하나로 모아졌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일단 단일화의 동을 띄운 두 후보는, 정치 혁신에 대한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이날 "정치 혁신에 대해 합의하자"며 "각자의 공약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일화 방식과 형식만 따지면 진정성도 없을 뿐만 아니라 단일화의 감동도 사라지고 '1+1'이 '2'가 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직 안 후보 측에서 정책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정치혁신에 대한 합의를 먼저 한 후 정책과 단일화 룰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자는 것으로 읽힌다. 문 후보 캠프의 한 전략통 역시 "일단 정책이나 정치혁신에 대한 양 후보 간의 합의가 먼저"라며 "그 이후에 본격적인 룰 미팅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정치 혁신 먼저 합의" - 문 "정치혁신과 단일화 룰 동시에 논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쇄신파 의원들과 면담을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던 도중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회동 제안에 대해 "안 후보가 제안에 응해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쇄신파 의원들과 면담을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던 도중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회동 제안에 대해 "안 후보가 제안에 응해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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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정치 혁신 방안을 두고 두 후보 간 이견을 좁히는 것이 선결 과제다. 안 후보가 밝힌 정치 혁신 방안인 '국회의원 200명으로 축소, 중앙당 폐지, 정당 보조금 개선' 등에 대해 문 후보는 "현실적인 방안인지 의문"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 후보 측에서 정책·정치혁신·단일화 룰 논의를 동시에 진행하자고 제안할 가능성도 높다. 선대위 관계자는 "시간상 촉박하다"며 "정책, 정치혁신, 단일화 룰 논의를 각각하기는 힘들고 동시에 해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본격적인 단일화 룰 논의는 내부에서만 진척된 상황이다. 안 후보 측은 여론조사 방식을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문 후보 측은 "여론조사만으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캠프 고위 관계자는 "우리의 전제는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경선 방식"이라며 "우리만의 방안을 만들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일단, 단일화에 여론조사 방식이 가미될 것에 대비해 단일화 민심의 핵으로 불리는 호남에서의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집중할 예정이다. 오는 8~9일 양일간 호남 지역을 방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안 단일화를 촉구해 온 조국 서울대 교수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인 의견인데, 여론조사 한 방으로 가는 것으로는 유권자들의 지지층을 결집하지 못한다"며 "생방송 공개 TV토론을 반드시 해서, 두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린 후 시민 참여를 높이는 방식의 단일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서로 눈치보면서 (여론조사 반영 비율 등) 숫자 놀음을 하거나 (여론조사에 들어갈) 질문지를 어떻게 할 것이냐 논쟁을 하면 시민 참여율이 낮아지고 후보들 간의 불복 문제가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다음으로 주목되는 바는 '문재인의 입'으로 나설 사람이 과연 누구냐다. 문 후보 캠프 고위 관계자는 "후보 단일화 논의에 참여하고자하는 의원들이 많다"며 "창구는 선대위원장 중심으로 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와 가까워 복심을 읽을 노영민 비서실장·우원식 총무본부장과 실무적 역할을 해나갈 무게감 있는 인사로 김부겸·박영선·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일단 두 후보는 6일 만나 정치 쇄신 등을 두고 대원칙에 합의하고, 실무진을 몇 명으로 구성할지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태그:#문재인 , #안철수, #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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