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청소 직전 모습 ⓒ 김동수
겨울이 왔습니다. 경남 진주는 생각보다 춥습니다. 지난 2일 최저기온이 영하 0.3도였습니다. 진주가 추운 이유는 분지이고, 지리산 찬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입니다. 사계절 중 겨울을 가장 좋아하지만 걱정 하나가 난방비입니다.
우리집은 30년 넘은 2층에 단벽입니다. 외풍은 얼마나 심한지 모릅니다. 당연히 도시가스가 아닌 등유보일러로 난방을 합니다. 지난 달 26일 200리터를 넣었는 데 무려 28만 원이 들어갔습니다. 1리터에 1400입니다. 지난 해 1300원 정도했는 데 1년만에 100원 정도가 올랐습니다. 처음 진주에 왔을 때는 600-700원 정도했습니다. 13년 만에 두 배가 오른 것이지요.
200리터로 겨울을 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앞으로 600리터는 더 넣어야 겨울을 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걱정이 이마저만 아닙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방 하나에 온 가족이 다 잠을 청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나마 기름 아끼는 방법이 있으니 보일러 청소입니다.
1년에 한 번은 꼭 합니다. 하고나면 몸과 마음도 깨끗해지는 기분입니다. 기름도 당연히 적게 들어갑니다. 보일러 청소하는데 20분 정도 걸립니다. 20분 수고에 한 겨울 나는 데 몇 만 원은 아낄 수 있습니다. 몇 만 원 아낀다고 기름 묻혀가며 청소할 필요 있냐고 타박하겠지만 아닙니다. 청소를 하면 보일러도 오래 쓸 수 있습니다. 해마다 청소하면 적어도 5년은 더 쓸 수 있습니다. 보일러 교체하는 데 인건비 포함 약 100만 원 들어가니. 적은 돈이 아니지요.
▲보일러 버너를 청소하고 있습니다. ⓒ 김동수
그럼 보일러 청소를 어떻게 하는지 볼까요? 보일러 앞면 덮게를 열면 버너가 보입니다. 보일러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입니다. 10년 된 보일러라 요즘 나오는 보일러 구조는 잘 모르겠습니다. 버너를 보일러 몸체에서 분리시킵니다. 등유를 사용해도 그을음이 많이 생깁니다. 특히 노즐을 부드러운 치솔로 문질러주면 그을음이 제거됩니다. 다음으로 보일러 안으로 손을 집어 넣어 찌꺼기들을 제거합니다.
찌꺼기가 많은 이유는 물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요즘 기름에 물을 섞는 주유소는 없습니다. 그럼 물이 왜 생길까요? 기름에 가득 들어있지 않을 경우 여름에 집안에 습기가 차듯이 기름통안에도 습기가 찹니다. 그 습기가 어디로 가겠습니까? 겨울은 바깥과 안 온도차가 많이 납니다. 겨울에 운전을 하면 유리에 이슬이 맺히는 것처럼 기름통 안에도 물이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버너를 떼어낸 보일러 모습. 안으로 손을 집어 넣어 찌꺼기를 제거합니다. ⓒ 김동수
기름에 물이 생기면 당연히 연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기름통도 몇 년에 한 번씩 교체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는 비싸다는 것입니다. 기름값보다 더 많이 들어갑니다. 기름에 물이 조금 섞여있기 때문에 찌꺼기가 많이 생깁니다. 이를 제거해주면 연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손을 집어넣고 찌꺼기를 꺼내는 것이 보통 힘든 것은 아니지만 몇 만 원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는 해야 합니다. 우리집에서 5만 원을 아끼면 우리나라 전체를 하면 몇백 억 원이 될 수 있습니다.
▲보일러 안에 있는 찌꺼기를 제거하고 있습니다. 찌꺼기를 제거하면 열효율이 굉장히 좋압집니다.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 김동수
올해는 지난해보다 찌꺼기가 적게 나왔습니다. 버너와 보일러통 안을 청소했다면 다음은 연통을 청소해야 합니다. 연통은 그을음이 많이 생깁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물이 생기면 그을음은 더 많이 생기입니다. 그을음을 제거하면 연비만 아니라 매연까지 줄이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줄이는 효과까지 있습니다.
▲연통 그을음을 제거하는 모습. 그을음을 제거하면 연비만 아니라 매연까지 줄이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줄이는 효과까지 있습니다. ⓒ 김동수
겨울이 시작되었습니다. 겨우살이 첫 번째 대책이 보일러 청소였습니다. 보일러를 청소하고 나니 기분도 좋습니다. 아빠가 보일러 청소를 하자 아이들도 좋아하고, 아내도 좋아합니다. 올 겨울도 우리 가족은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름보일러를 겨울 난방을 하시는 분들. 20분내지 30분만내면 됩니다. 보일러 청소를 하면 기름값도 줄이고, 환경오염도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