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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가 대구의 한 골프장에서 대구공고 동문들과 골프를 친 후 만찬을 즐기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가 대구의 한 골프장에서 대구공고 동문들과 골프를 친 후 만찬을 즐기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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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재산이 29만 원밖에 없다며 1672억 원의 추징금 납부를 거부하고 있는 전두환(82) 전 대통령 내외가 대구공고 체육대회에 참가해 동문들과 함께 골프를 치는 등 아낌없는 모교사랑을 과시했다.

전 전 대통령은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지난 27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대구공고 졸업 30주년 행사에 참석해 축하하고 28일 오전에는 이 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33회 동문체육대회에도 참가했다. 이날 체육대회에는 장세동 전 국가안전기획부장, 이학봉 국회의원 등 5공 시절 참모들뿐만 아니라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참석했다.

전 전 대통령은 매년 참모들을 대동하고 대구공고 동문체육대회에 참석해 금일봉을 전달했으나 이번에는 막걸리를 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는 체육대회에 참가한 각 기수들과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를 떴다.

전 전 대통령은 또 29일에는 대구의 한 골프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제12대 대통령 전두환 각하배 동문가족 초청 골프대회'에 참석해 대구공고 동문들과 함께 골프를 쳤다. 이날 골프대회에는 당초 60개 팀 240명이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실제로는 200명이 조금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은 라운딩을 마친 후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만찬장에서 식사를 하고 골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동문들을 시상하고 기념사진까지 찍었다.

대구공고 동창회는 골프대회와 관련하여 "서울에 거주하는 재경동문회 달구벌골프회에서 연중행사로 봄·가을 연 2회에 걸쳐 전두환 대통령 각하를 모시고 골프경기를 하던 중 전두환 대통령 각하께서 '선후배 간 친목도모를 위하여 더 많은 동문이 함께 할 수 없는지' 아쉬워하시는 모습을 보고 '지극정성으로 동문을 사랑하고 염려하시는 각하의 뜻을 받들고자' 골프대회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29만 원밖에 없다고 국민 우롱하면서도 골프를 치고... 자중했으면 좋겠다"

 대구공고 동창회는 지난 29일 경산 인터불고 골프장에서 '전두환 각하배 동문가족 골프대회'를 개최했다.
 대구공고 동창회는 지난 29일 경산 인터불고 골프장에서 '전두환 각하배 동문가족 골프대회'를 개최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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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환 골프대회가 열린 대구인터불고 골프장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축하환환을 보내고 직접 골프를 쳤다.
 전두환 골프대회가 열린 대구인터불고 골프장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축하환환을 보내고 직접 골프를 쳤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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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전 대통령은 매년 대구공고 동문 체육대회에 참석해 왔으며 지난 2010년에는 졸업30주년을 맞은 후배들이 팔순잔치와 함께 운동장에서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집단으로 큰절을 해 구설에 올랐다.

또 대구공고 동문회는 역사관을 개관하면서 '전두환 자료실'을 개관하고 전두환 형상과 장군 군복, 장도(지휘도) 등을 전시했으나 여론의 비난이 일자 지난 6월 자료실을 폐쇄하기도 했다. 총동문회 측은 당시 "87년 역사와 전통을 지닌 대구공고의 교육적 취지에 맞는 올바른 역사관 조성을 위해 새롭게 정비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군복 등은 다른 곳으로 옮겨놓았지만 역사관을 새롭게 조성하기 위한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역사관 입구를 폐쇄하고 관람을 불허하고 있을 뿐이다. 동문회 관계자는 "역사관을 새로 바꾸기 위해서는 동창회 내에서 모금도 해야 하고 새로운 조직위도 만들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자신의 모교를 방문하고 골프를 친 데 대해 시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이용태(40,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씨는 "자신의 모교를 방문하고 후배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은 좋지만 내란죄로 감옥에 갖다 오고 엄청난 추징금도 내지 않은 사람이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참모들을 데리고 행사에 나타나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경북 경산시에 사는 정헌식(43)씨도 "자신은 29만 원밖에 없다고 국민들을 우롱하면서도 골프를 치고 매년 모교를 찾는 행위는 지역 주민들을 욕되게 하는 짓"이라며 "자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두환#대구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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