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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안의 위험요소는? 어린이 재난안전 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집안내 위험 요소를 찾아보고 왜 위험하다고 생각하는지 발표하고 있다.
우리 집안의 위험요소는?어린이 재난안전 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집안내 위험 요소를 찾아보고 왜 위험하다고 생각하는지 발표하고 있다. ⓒ 김도균

- 행복 가족 친구들은 왜 이런 곳들이 위험하다고 생각했어요?
"아빠 오시는지 보려고 의자 위에 올라가 있다가 잘못해서 베란다에서 떨어질 수도 있어요."
"젖은 변기 뚜껑위에 맨발로 올라가면 미끌어져요."
"엄마가 요리하는데, 장난치다가 가스레인지를 만지면 손이 데어요."

27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중랑·노원 적십자 봉사관 강당, 선생님의 질문에 눈을 초롱초롱하게 뜬 어린이들의 대답이 이어진다.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가 지난 6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어린이 재난 안전 캠프' 현장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실시된 이날 캠프에는 유치원·초등학생 자녀를 둔 15가족 40여 명이 참가했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서 교육 내용도 우리 집안 위험요소 찾기, 우리 동네 위험지도 만들기, 엄마·아빠와 함께 배우는 위급상황 대처법, 주먹밥 만들기 체험, 비상시를 대비한 가족 안전 연락망 만들기 등으로 구성됐다. 장시간 집중하기 어려운 어린이들의 특성을 반영해서 퀴즈와 놀이 형식으로 자연스럽게 참여를 유도했다.

재미 있는 주먹밥 만들기 재난안전 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부모들과 함께 주먹밥을 만들고 있다.
재미 있는 주먹밥 만들기재난안전 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부모들과 함께 주먹밥을 만들고 있다. ⓒ 김도균

보여주기식 교육이 아니라 생활밀착형,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라는 점도 재난 안전 캠프를 돋보이게 하는 점이다. 캠프가 열리기 2주 전 미리 참가 가족들에게 설문지를 돌려서 재난안전에 대한 사전 지식을 파악해 프로그램에 반영한다. 또 퀴즈 참가자들이 살고 있는 거주지 특성에 따라 교육 내용도 차별화 했다. 가령 아파트 지역에 사는 참가자들에게는 승강기 안전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식이다.

우리나라 어린이 안전사고율 OECD 국가 중 3위 불명예

재난 안전 캠프는 날로 증가하는 생활안전 분야의 각종 사고에 대한 인식과 대처요령을 가족 단위로 습득하게 해 교육효과를 높이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사실 우리나라의 어린이 안전사고율은 어린이 10만 명당 25.6명으로 OECD 국가 중 매우 높은 편이다.

이 같은 어린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린이들에 대한 안전예방교육이 필수적이다. 특히 어린이 안전예방교육이 중요한 것은 어린이의 경우 행동특성상 7~11세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는 추상적인 사고가 가능하고 상황을 이해할 수 있으나 자기중심적이어서 현상을 전체적으로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어린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위한 안전예방교육이 필수적이며 어린이 스스로 안전한 행동을 하고 위험을 예측하며 바른 행동을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재 어린이 안전교육은 주로 교통과 화재 안전 분야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대부분의 어린이 안전사고는 대부분 가정이나 학교 등 일상생활 공간 속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어린이 안전 교육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가 공모를 통해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어린이 안전 캠프'는 기존 어린이 안전 교육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하고 있다. 주로 어린이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 시청각 교재를 보여주는 식으로 진행되는 현재의 교육방식으로는 어린이 안전사고율을 낮추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적십자사의 판단이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안전사고 예방도 조기교육이 중요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안전사고 예방에도 조기교육이 중요합니다. 어린이 생활 사고율을 획기적으로 낮춘 스웨덴의 어린이 안전정책을 흔히 3E(Education, Environment, Enforcement)라고 부르는데, 그 중에는 올바른 정보 제공을 통해 위험유발 행동과 안전에 대한 경각성을 일깨우는 교육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안전이 몸에 밴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안전사고에 대한 위기대처 능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지요. 캠프의 모든 프로그램은 엄마·아빠와 놀면서 자연스럽게 안전의식을 체득할 수 있도록 짜여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 송수자 과장의 말이다. 실제 캠프 참가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남편과 초등학생 딸, 아들과 함께 참가한 이남희(33)씨는 "그동안 그저 '조심하면 되겠지'하고 막연하게 생각해 오던 생활 속 위험요소들에 대해서 재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며 "특히 프로그램이 주말에 온가족이 함께하는 가운데 진행되어서 더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동생과 같이 직접 주먹밥을 만들어 먹었던 것이 제일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신미라(12)양은 "퀴즈를 풀면서 주변에 있는 위험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는 어린이 안전 캠프 외에 지역사회 생활권 커뮤니티 안에서 위해예방활동과 재난발생시 구호 봉사활동 등을 수행할 '안전리더 육성', 재난취약계층인 어린이를 각종 안전사고 및 재난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어린이 재난 안전 교육' 사업도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실시하고 있다.

어린이 안전 캠프는 11월에는 은평구와 동작구에서, 12월은 서대문구에서 열릴 예정이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신청은 이달 31일까지 팩스(2290-6721)나 이메일(soo104@redcross.or.kr)로 하면 된다.


#어린이 안전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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