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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두 얼굴>
 <안철수의 두 얼굴>
ⓒ 책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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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이제 우리에게 그의 이름은 매우 익숙한 것이 됐습니다. 'V3'와 카이스트 교수, 서울대 교수가 아닌 18대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 안철수 후보(이하 안철수)로 각인됐습니다. 캠프에 한 명의 원내 의원밖에 없지만 안철수의 경쟁력은 박근혜·문재인 후보보다 앞서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관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자신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자질과 능력이 있는지 국민 앞에 보여줘야 합니다.

이는 말이 아니라 정책과 도덕성 그리고 지도자로서 자격입니다. 말로서는 저도 대통령을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국민들은 그를 평가할 권리가 있습니다. 

안철수의 두 얼굴?

인물 평가 방법 중 하나는 글께나 쓴다는 이들의 책을 통해 그의 됨됨이를 가늠하는 것입니다. 잘 알지 못했는데 안철수를 분석한 책이 무려 50여 권이나 된다고 합니다. 안철수 자신이 쓴 책이 10권 정도 되니 그에 관련된 책은 무려 60권이 넘습니다. 저 역시 안철수가 직접 쓴 책과 안철수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어봤습니다.

하지만 안철수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내릴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우연히 한 누리집에서 <안철수의 두 얼굴> 서평 모집을 하기에 신청을 했는데, 선정이 돼 읽게 됐습니다.

지은이 김경환은 "안철수가 전국을 다니며 청춘콘서트를 하고, 자신의 지지율 50%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박원순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하고, 정치를 할까 말까 망설이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거기에 있다"며 "이 책은 안철수의 성장 과정과 부모를 중심으로 그의 심리와 안철수 인생의 전부인 '그것'을 분석했다"고 합니다.

그럼 지은이는 안철수의 '그것'을 어떻게 분석했을까요? 그가 안철수 분석을 위해 동원한 인물들은 대단합니다. "영조-사도세자, 고종-대원군, 부시 대통령 부자, 히틀러, 베토벤, 허균, 노무현, 진중권 등 다양한 역사적 인물들의 분석도 곁들였다"고 합니다. 이름만 들어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들입니다. 그가 이들은 분석한 이유는 "심리 분석은 정치인의 경우 특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의 말이나 정책보다 심리 분석을 통해 미래의 행위들을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안철수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2008년 이후 내 컴퓨터의 바탕화면은 안철수였다. 나는 '안철수 심리'를 들여다보는 여행을 했고, '안철수 실체'의 퍼즐 조각을 맞추는 게임을 했다. 이 책은 한 인물의 심리와 실체를 분석하고 그것을 통해 그의 정치까지 예측해보는 대한민국 최초의 단행본이며, 어떤 문제의식으로 볼 때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는 색다른 경험들을 제공할 것이다. 그럼 즐거운 시간되시길."

'두 얼굴'이라는 책 제목이 풍기는 묘한 분위기가 책 내용이 어떻게 전개될지 어느 정도는 알았지만 책 한 권으로 한 인물의 심리와 실체 나아가 정치까지 예측하겠다는 주장에 '왜 내가 이 책을 읽지'라는 후회가 휘감아 돌았습니다.

1장 제목은 '노무현을 폭력 남편으로 만든 부모와 성장 과정'입니다. 제목부터 의미심장하지 않습니까? 지은이는 "노무현이 폭력 남편 되도록 간접원인을 제공한 아버지" "노무현이 폭력 남편이 되도록 직접 원인을 제공했던 어머니"라고 합니다. 물론 "노무현은 인간적이고 열린 마음을 소유한 자"라고 소개합니다. 그런데 노무현과 안철수가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문재인을 노무현과 함께 엮는다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안철수와 히틀러 공통점이 있다고? 

지은이는 2장에서 안철수와 히틀러 공통점을 다룹니다. 그런데 글을 읽으면 뜬금없이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나옵니다. 제목은 히틀러와 안철수가 공통점이 있다며 정주영 회장이 왜 나오는지 이해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습니다. 

다음으로 지은이는 안철수 아버지 안영모씨가 '대원군병'에 걸렸다고 진단합니다. 안영모씨는 자녀양육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설명과 함께 말입니다. 그는 "안영모는 아내가 자녀들에게 높임말을 하든 반말을 하든, 안철수가 이불을 개든 안 개든 별관심이 없었다"고 합니다. 즉 아버지 안영모씨는 안철수에게 별 다른 영향을 준 것이 없다는 말이죠. 하지만 대원군과 고종 관계는 마지막까지 좋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안영모-안철수 역시 좋은 관계가 아니라는 말이지요. 과연 그럴까요? 그리고 뜬금없이 영조가 나옵니다.

지은이는 또 안철수 가족 사진을 통해 아버지와 관계를 설명합니다. 가족사진을 보면 아버지 안영모씨가 안철수 어깨 위에 손을 얹었는데, 이를 아들을 자신보다 열등한 존재로 여기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여행가서 사진을 찍을 때 가까운 친구끼리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지 않나요. 황당한 분석에 또 한 번 놀랍니다.

지은이는 진중권 동양대 교수를 '버림받은 아들'로 비유하면서 심리적으로 화가 많이 난 상태이며, 권위를 내세우는 모든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성향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사회적으로 볼 때 안철수를 '착한 이명박'이라고 하는 데, 심리적으로 볼 때 진중권은 부자 관계가 안 좋은 '안철수의 최악의 버전'인 셈"이라고 말합니다. 결국 안철수가 정서와 심리에서 문제가 있다는 말입니다.

진중권은 '안철수 최악 버전'이라고?

지은이는 또 안철수가 지난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윤여준이 내 멘토면 김제동과 김여진도 멘토다" "윤 전 장관은 내 멘토 300명 가운데 한 명에 불과하다" "윤 전 장관은 3개월 전에 처음 개인적으로 만났고 그전엔 이름도 몰랐다"라고 말한 것을 예로 들면서 이렇게 평가합니다.

"대다수 국민들은 안철수가 대단히 겸손하고 예의 바르며 배려심이 있는, 심지어 성인군자 같은 인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안철수는 한때 자신을 도와주고 멘토 역할을 하던 아버지뻘이나 되는 사람을 공개적으로 폄하하고 모욕하는 말들을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그것도 공개적으로 했다. 이건 무슨 의미일까? 이런 안철수의 모습은 우리가 안철수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과 이미지에 맞는 것인가? 우리는 그런 안철수에 대한 인식과 이미지를 어디서 어떻게 갖게 된 것일까? 나아가 우리는 안철수에 대해 제대로, 잘 알고 있는 걸까?"

그는 또 "안철수는 "자신이 좇는 '명예'를 위해 최고 학벌을 추구하고, 높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정치적 이념이나 성향과는 무관하게 모든 정권과 가깝게 지내고,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언행을 골라서 한다"며 "그러면서도 책임감이나 의무감은 느끼지 않으며, 문제가 되는 것이 있으면 교묘히 빠져나간다"고 평합니다.

"안철수가 솔선수범해서 '낮은' 곳인 지방대학의 교수나 학장 또는 총장이 되어 학생들과 동고동락하며 그들을 국내외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로 키우려 한다면, 만약 그것이 실패할지라도 안철수는 진정한 명예를 얻을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는 다른 학교 총장 자리가 아닌 '높은' 곳인 서울대 교수 자리를 택했고, 그러면서도 지방대학을 다니며 지방대생들을 말로만 위로하고 비전을 제시하며 전국을 다닌다. 그것이 바로 안철수가 가장 중시하고 좇는 '명예'의 실체다."

<안철수의 두 얼굴>을 덮어면서 내린 결론은 '모든 책은 마음의 양식이 아니구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 하나, 자기와 생각이 조금 다르다고, 한 사람을 난도질하는 평가를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또, 우리 사회가 얼마나 나와 다른 이들에게 대해 극단적인 평가를 글로서 표현할 수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안철수의 두 얼굴> (김경환 지음ㅣ 책비ㅣ 2012.09 | 1만4000원)



안철수의 두 얼굴 - 우리는 정말 안철수를 알고 있는가?

김경환 지음, 책비(2012)


태그:#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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