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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김정우 지부장 김정우 지부장이 9일째 곡기를 끊고 투쟁 중이다.
쌍용차 김정우 지부장김정우 지부장이 9일째 곡기를 끊고 투쟁 중이다. ⓒ 이명옥

쌍용자동차 김정우 지부장이 "곡기를 끊어 함께 밥 먹을 길을 만들어 보겠다"고 한 지 어느덧 9일째가 되었습니다.  

"지도부는 더욱 힘을 모아 싸움에 승리하도록 지도해야지 밥 굶어 되겠느냐."

재야 원로인 백기완 선생님은 처음부터 김정우 지부장의 단식을 반대하셨습니다. 하지만 김정우 지부장은 끝장 투쟁의 마지막 무기로 자기 자신을 내 놓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동조 단식 참여자들 학생과 시민들의 동조 단식
동조 단식 참여자들학생과 시민들의 동조 단식 ⓒ 이명옥

학생들과 시민단체에서 서른아홉 명이 9일째 릴레이 동조 단식을 해 주고 있습니다. 그라나 안타깝게도 어느 언론 한 귀퉁이도 쌍용차 문제와 김정우 지부장의 단식 문제를 다뤄주지 않는 것 같더군요.

김정우 지부장이 곡기를 끊으며 무리한 것을 요구하는 게 아닙니다.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살인진압 책임자는 처벌하고, 해고자는 전원 복직시키고, 빨갱이라는 주홍글씨를 떼어내고 명예회복을 시켜 달라'는 것입니다.

이미 기획파산에 의한 고의 부도, 공권력에 의한 살인진압과 강제해고가 23명의 죽음 원인이었음이 청문회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더 이상 무슨 증거가  필요할까요. 그러나 정부나 시민사회, 어디도 잘못된 해고에 대한 책임있는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스물세 번째 죽음만은 막아보자며 지난 4월 5일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차리고 안간힘을 쓰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기어이 스물세 번째 죽음을 맞이하곤 얼마나 허망했을까요.

"도대체 얼마나 더 죽어야 합니까"
"잔인한 의자놀이는 이제 그만합시다!"
"함께 살자, 이게 그렇게 어렵습니까?"
"미안해요, 함께 할게요."

대한문 앞 분향소 글귀들이 아프게 가슴을 후벼 팝니다. 김정우 지부장의 단식이 안타까워 '단식 말고 다른 방법은 없느냐'고 했더니 "빨리 동지들과 같이 밥을 먹기 위해 곡기를 끊은 것"이라고 말했다더군요.

지리산 회사원 지리산이 동조 단식으로 함께 하고 있다.
지리산회사원 지리산이 동조 단식으로 함께 하고 있다. ⓒ 이명옥

김정우 지부장이 9일째 단식을 하는 동안 두 번이나 동조 단식에 참여한 지리산(회사원, 40)은 "끝장 투쟁하려는 김정우 지부장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동조단식 밖에 없다는 것이 미안하고 안타깝다, 첫 번째 단식날은 하루 종일 단식을 하는 것이 참 어렵더라. 음식 냄새가 솔솔 나는데 먹지 않고 참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데다 길거리에 하루 종일 앉아 있는 것이 힘들었다. 저녁 5시쯤 따뜻한 커피를 한 잔 가져다가 커피 냄새를 맡게 해달라고 했을 정도였다, 하루 단식도 배고프고 힘든데 9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김정우 지부장을 보면  마음이 짠하고 미안하다. 얼른 좋은 결과가 있어 단식을 정리할 수 있길 바란다"고 하더군요.

108배를 하는 시민들 하샛별과 지리산이 108배를 하고 있다.
108배를 하는 시민들하샛별과 지리산이 108배를 하고 있다. ⓒ 이명옥

18일(목) 아침 10시부터 19일(금) 아침 10시까지 24시간 동조단식을 하고 있는 지리산은 단식을 하면서도 부지런히 서명을 받고 선전전을 하고 108배를 하고 있었습니다. 김정우 지부장이 단식에 들어간 후 시민들 반응을 묻자 "더 많은 시민단체 사람들이 찾아와 안 보이던 사람까지 오는 것 같다. 평소에 자주 찾아와 함께 하고, 단식 들어가기 전에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더 힘을 모았어야지 이제 와서 생색내기식으로 찾아오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들었다"고 개인적인 소감을 풀어놓기도 하더군요.

김정우 지부장과 김진숙 지도위원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김정우 지부장을 찾아왔다.
김정우 지부장과 김진숙 지도위원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김정우 지부장을 찾아왔다. ⓒ 이명옥

그러면서 덧붙였습니다. "목숨을 담보하는 단식은 투쟁의 마지막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김정우 지부장이 마지막 수단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때까지 사회나 국민들은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하루 빨리 문제가 해결되고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가는 길은 시민들의 관심과 연대다. 동조단식이든 서명 동참이든 생색내기가 아닌 진정성 있는 마음을 담아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더군요.

문정현 신부님 박래군. 김정우 지부장 대한문을 찾은 문정현 신부님과 박래군님이 김정우 지부장과 담소하고 있다.
문정현 신부님 박래군. 김정우 지부장대한문을 찾은 문정현 신부님과 박래군님이 김정우 지부장과 담소하고 있다. ⓒ 이명옥

10월 20일(토) 오전 10시부터 21일 오전 10시까지 동조 단식에 함께 해주실 77분을 모신다고 하더군요. 77분이 아니라 777분, 7777분이라면 더 힘이 나겠지요. 11월 3일(토) 오후 2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쌍용자동차 해고자 전원복직을 위한 3000인 동조단식 문화제'가 열린다고 하고요. 3000명이 아니라, 3만 명, 30만 명의 함성이 서울역을 넘어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 귀까지 울려퍼졌으면 좋겠습니다.

시민 여러분! 2012년 가을 나들이 대신 생명살림 동조 단식 문화제에 기꺼이 함께 해 주시지 않으시겠어요?


#쌍요차 문제 해결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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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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