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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사용 설명서> 표지
 <생각 사용 설명서> 표지
ⓒ 불광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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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라도 생각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생각'이 무엇인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거나 정의할 수 있는 사람도 별로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몸뚱이만 타박상을 입고, 오장육부만 병이 드는 건 아닙니다. 사람의 마음이나 생각도 때로는 상처받고 때로는 병이 듭니다.

우린 신체적으로 건강하기 위해서 운동을 합니다. 걷기를 하고, 근력 운동을 하고, 심폐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을 합니다. 그렇게 운동을 하다 보면 다리가 가뿐해지고, 근육이 튼실해지며 건강이 좋아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에 대해서는 그 실체를 알려고도 하지 않고, 건강한 생각을 위한 준비나 운동 역시 대부분이 소홀히 합니다. '생각'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고 운동을 하지 않는 건 '생각'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며, 어떻게 해야만이 생각이 건강해질 수 있는지를 입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몸뚱이로 하는 운동 결과는 울퉁불퉁한 근육으로 드러나고, 가뿐해진 발걸음으로 나타나 쉬 느낄 수 있지만 '생각'을 위한 운동이나 노력은 그 결과가 쉬 드러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몸뚱이 건강보다 우선 챙겨야 할 것은 정신(생각)건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생각 사용 설명서>

정신과 전문의인 전현수 박사가 짓고 불광출판사가 출판한 <생각사용 설명서>는 '생각'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건강한 정신을 위한 지식과 방법, 지혜와 조언을 담고 있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백번 이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눈을 뜨기만 하면 한시도 떼놓을 수 없는 것이 생각이지만 정작 '생각'이 무엇인지, 생각의 실체는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니 만날 정체불명의 정신에 휘둘림을 당하고 있는 건 아닌지를 스스로에게 자문하며 진단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라면 어디서 어떻게 떠오르는 것일까?  비유한다면 물이나 가스, 기름 같은 걸 넣어두는 탱크 같은 곳에서 생각이 떠오른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곳에서 어떤 것이 떠오르는지 관찰하면 그 속에 입력된 것이 떠오른다는 걸 발견할 것이다. 실제 그렇다. 살아오면서 나에게 입력된 것이 떠오른다는 걸 발견할 것이다. 입력된 것이 그대로 떠오르기도 하고 결합되거나 변형되어 떠오르기도 한다. 이것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우리 속에 든 것이 떠오른다는 사살이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지금 이 순간까지 우리 속에 입력된 것 중에 어떤 것이 떠오른다. - <생각 사용 설명서>22쪽

생각은 하는 것이 아니라 떠오르는 것

청와대에서 절대 권력을 휘두르던 아버지와 함께 살아본 적이 없는 필자로서는 청와대에서의 생활은 어떻고, 권력에 항거하는 민중은 어떻게 진압하거나 탄압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고 싶어도 상상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경험적으로 이런 상황에선 이렇게, 저런 상황에선 저렇게 하던 아버지의 통치가 언뜻언뜻 떠오를 것입니다.

사람의 생각은 행동을 지배하게 됩니다.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면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겠지만 '생각'이 있는 사람이 그 생각을 실행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면 그 생각을 실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의 소유자는 그런 생각을 실행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생각은 이렇게 보거나 듣거나 경험하면서 부지불식간에 입력된 뭔가가 툭툭 튀어나오는 것이라고 합니다. 듣는 귀, 보는 눈, 맡는 코, 느끼는 느낌…, 사람의 몸뚱이는 온통이 입력 센서입니다. 그러한 입력센서로 입력된 엄청난 정보가 '생각'을 떠오르게 하는 원천입니다.

생각에서 괴로움이 오고 생각을 잘못 다스릴 때 정신 건강이 나빠진다면 생각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나? 생각을 다스리려면 먼저 생각이 났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우리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생각을 계속한다. 생각을 다스리는 것의 시작은 생각하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생각을 알아차리는 것은 쉽지 않다. 자동적으로 하는 것이다. 자동적으로 생각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알아차리려면 그냥은 되지 않고 훈련을 해야 한다. -<생각 사용 설명서> 55쪽

진단이 정확해야 처방도 정확

진단이 정확해야만 처방도 정확합니다. 오진으로 하는 처방은 엉터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 사용 설명서>에서는 스스로의 생각을 자가진단 할 수 있게 '생각'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저자가 접했거나 들었던 사례들을 임상결과처럼 소개하고 있어 응급조치를 하듯 최소한의 자가처방도 가능할 정도입니다. 

학교폭력이 끊이지 않고, 가정폭력이 대물림되는 이유 역시 그 원인과 해결책이 '생각'으로 진단되고, '생각'으로 처방되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열세 번째, 생각을 줄이고 현실에 충실한다. 정신이 불건강한 사람은 대체적으로 생각이 많다. 생각을 줄이면 정신이 건강해진다. 생각을 줄인다고 해서 멍해지는 것이 아니다. 생각은 잘 보면 과거나 미래로 우리 마음이 간 것이다. 과거와 미래로 가서 영향을 받는 것이다. 생각을 줄이면 현재에 마음이 있게 된다. 현재에 사는 것이 정신 건강이고 과거와 미래에 사는 것이 정신 불건강이다. 현재에서 멀어진 만큼 정신이 불건강해지고 정신적인 문제가 생긴다. 정신병은 현실에서 가장 멀어진 상태다. -<생각 사용 설명서> 249쪽-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생각 사용 설명서>에서 정신 건강을 위한 조언도 빠트리지 않고 있습니다. 정신건강을 위한 열여덟 가지 조언은, 1. 반응을 건강하게 하는 것. 2. 부탁과 거절에 자유로운 것. 3. 인사를 잘하는 것. 4.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 5. 약속을 지키는 것. 6.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것. 7. 대화를 잘하는 것. 8. 공평하게 하는 것. 9. 인간관계를 단절하지 않는 것. 10. 여유 있는 마음을 갖는 것. 11. 시야를 넓게 갖는 것. 12. 공감 능력을 갖는 것. 13. 생각을 줄이고 현실에 충실한 것. 14. 지혜가 있는 것. 15.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 16. 독서를 통해 간접 경험을 쌓은 것. 17. 즐거운 일을 나중에 하는 것. 18. 자기 형편에 맞게 사는 것입니다. 

조언하고 있는 내용들을 읽으며 새기다 보면 자신이 무엇은 괜찮고, 어떤 것에는 문제가 있는지를 스스로 파악하게 됩니다. 자신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내시경이 되기도 하고, 자신의 생각을 들어보는 청진기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고 합니다.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생각 사용 설명서>가 구구절절 옳을지라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실천하지 않으면 공염불에 불과할 것입니다. 조금은 낯설고 조금은 귀찮더라도 읽고 새기며 실천하다보면 생각에도 식스 팩 근육이 잡히며 심신 청정한 건강이 주어지리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생각 사용 설명서>┃지은이 전현수 ┃펴낸곳 불광출판사┃2012.10.02┃값15,000원



생각 사용 설명서 -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전현수 지음, 불광출판사(2012)


태그:#생각 사용 설명서, #전현수, #불광출판사, #정신과 전문의,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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