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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찜! e시민기자'는 한 주간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린 시민기자 중 인상적인 사람을 찾아 짧게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인상적'이라는 게 무슨 말이냐고요? 편집부를 울리거나 웃기거나 열 받게(?) 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편집부의 뇌리에 '쏘옥' 들어오는 게 인상적인 겁니다. 꼭 기사를 잘 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경력이 독특하거나 열정이 있거나... 여하튼 뭐든 눈에 들면 편집부는 바로 '찜' 합니다. [편집자말]
그야말로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하늘도 푸르고, 산과 강도 푸르다. 바람도 신선한 이 가을...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니 푸른 하늘이 환하게 웃고 있다. 아! 이런 날은 가까운 산에 올라가 깊은 호흡을 하고 싶다.

가을과 함께 찾아온 국감 때문에 환하게 웃는 가을 하늘을 잊었다. 다만, 가끔 읽게 되는 시민기자들의 산행기, 여행기로 청량한 가을 바람을 느낀다. 그 기사들을 읽노라면 한 줄기 바람처럼 시원하다가도 산행 중 일어난 에피소드가 손에 땀을 쥐게 하기도 한다. 이런 게 시민기자 사는이야기 기사의 매력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인생이모작' 이라는 단어를 스스럼없이 쓸 수 있는 사람, 내일 모레가 고희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체력을 과시한 백두산 종주기 를 사는이야기로 쓴 그. 이번에 <오마이뉴스>에서 선정한 '찜! e 시민기자'는 윤도균 시민기자다. 인터뷰를 위해 전화 통화를 하자, 시종일관 별 볼 일 없는 사람에게 연락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는 그. 지금부터 그가 왜 시민기자를 하는지 이야기를 들어보자. 다음은 이메일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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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기사마다 생나무돼 반성하기도 했다"

윤도균 시민기자
 윤도균 시민기자
ⓒ 윤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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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얼마 전까지 학원을 운영했으며 지금은 수필가로 활동합니다. 또, 지역 사회(노인대학, 부평노인복지관) 시니어 기자로 봉사하면서, 홈페이지 및 카페 관리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또, 건강을 위하여 시간 날 땐 산행과 도보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 첫 기사는 2002년 8월에 등록하였습니다. 꽤 오랫동안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했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솔직히 전 <오마이뉴스>란 인터넷 신문이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제가 운영하는 학원에 다니던 학생(김윤식)이 아저씨는 글도 잘 쓰시고, 컴퓨터도 잘 하시니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에 사는이야기 기사를 써 보시라고 권했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졸필의 글을 올렸습니다. 제 이야기를 쓴 기사가 처음 탄생하였을 때 아주 기뻤습니다. 그후 줄곧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사를 올렸지만, 기사를 올리는 내내  생나무가 되어 자아 반성을 했었습니다. 그후 몇 년간 쉬었다가 다시 기사를 쓰게 되었습니다."

-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지인이 69세의 나이인 자기들은 컴퓨터 근처도 못 가는데 인터넷 신문에 기사를 쓴다고 다들 부러워합니다. 함께 여행을 갈 때면 친구들이 제 사진에 찍히려고 노력하는 것도 재밌습니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강화에서 열린 '오마이스쿨 기자 교육'이었습니다. 39기로 낼 모레면 고희인 할아버지 기자인 제가 젊은 친구들과 함께 받았던 교육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히 남습니다."

- '청파' 윤도균이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슨 뜻인지요?
"청파(靑波)는 호(號)입니다. 서예 활동을 하는데 서예 하는 사람들은 모두 '호'를 씁니다. 그래서 저는 닉네임도 그냥 '청파 윤도 균'이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제 실명을 넣게 되니, 시민기자로 활동하는 데 책임 의식을 느끼게 됩니다."
 
- 주로 여행 및 사는 이야기를 씁니다. 특히, 산행 다녀온 기사들을 잘 읽고 있습니다. 최근 백두산을 비롯하여 도봉산, 금학산 등 다양한 산행기를 올리고 있습니다. 산행에 대해 간략하게 써 주세요.
"제가 산행을 하게 된 동기는 15년 전으로 거슬러 갑니다. '건강검진' 결과, 간 수치를 측정하는 감마지티피 수치가 일반 성인은 60-70U/L 정도야 하는 데 저는 자그마치 285U/L란 수치가 나와 간질환 우려 있다는 소리를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대학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으니 간에는 약 자체가 독이 될 수 있다는 담당 의사의 말을 듣고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간 수치가 정상입니다.

그후 우리나라 지리산 (화엄사~대원사) 구간 1일 종주, 가야산 1일 종주, 월악산 1일 종주, 한라산 종주, 수도 서울의 5개 산(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1일 종주, 중국의 황산 1일 종주 그리고 이번에 백두산을 2일에 3번이나 올랐습니다. (관련기사: 나는 행운아! 이틀 동안 '백두산'에 세 번 오르다) 현재, 내 평생소원을 이루며 건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초벌 글 쓰고도 대여섯 번 정도 검토에 검토 거쳐

윤도균 시민기자
 윤도균 시민기자
ⓒ 윤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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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기자님의 기사를 읽을 적마다 보통 체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46년생이시면 적지 않은 나이인데…. 열정과 연륜이 묻어나는 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 체력 관리를 특별히 하시는지요?
"제 나이가 46년생으로 등록되어 있는데, 사실은 6·25 전쟁 때 7살에 피난을 나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면사무소가 불에 타서 호적이 없어져 새 피난처에서 호적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하도 키가 작다 보니 나이를 2살이나 줄여서 호적 신고를 하였습니다. 실제 나이는 1944년생 69세입니다.

체력을 위해 특별히 보약 같은 것은 평생 먹지 않았고요. 요즘도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걷기 운동을 합니다. 보통 1만5000보 정도 걷고, 시간이 나면 헬스와 산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산행을 떠날 때면 늘 맘 속으로 '난 오늘도 산으로 보약 먹으러 간다'는 생각을 하며 산행을 떠납니다."

- 특히, 윤 기자님 어릴 적 이야기는 요즘 젊은이들이 듣기 어려운 생생한 내용입니다. 글을 쓸 때 준비하시는 시간이나 글을 쓰는 시간은 어느 정도 인지요?
"앞에서 말했듯이 6·25 전쟁으로 피난 생활을 했고 6남매 중 셋째다 보니, 사실은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려서 배우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독학으로 공부했습니다. 글쓰기에 대해서도 기본이 안 됐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살아오며 체험하고 느낀 것을 전하는 사는이야기는 제가 잘 쓸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습니다. (관련기사: 6·25전쟁 상기하며 오른 금학산 947m)

이렇게 기본이 약하다 보니, 초벌 글을 쓰고도 아마 대여섯 번 정도 검토에 검토를 거칩니다. 또, 최종 맞춤법 검사하고 나서 기사를 올리면 5∼7시간은 보통 걸리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기사가 채택되어 기사화되면 그것으로 얻는 '성취감'이 저의 큰 행복입니다. 또, 저를 젊게 하는 것 같아서 기사를 계속 쓰고 있습니다."

- 가을철, 단풍도 좋고 하늘도 높고 깊습니다. 이런 때에 추천하고 싶은 산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글쎄요!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 산도 많이 다녀봤지만, 아기자기 낭만과 긴장감을 즐길 수 있는 산으로 충북 제천에 '구담, 옥순봉'이 있습니다. 구담 옥순봉 산행은 초보자도 그다지 힘들지 않습니다. 제 경험으로 충북 제천에 있는 산 (월악산, 금수산, 가은산, 북 바위산, 동산) 등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 윤 기자님의 기사에 독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사 댓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나이 든 사람의 기사다 보니 별로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는 제 글에 감동하였다며 메일과 쪽지 편지를 보내는 이들도 있습니다. 또, 여러 번 방송 작가로부터 '콜'을 받아 본 적도 있고, 방송된 일도 있었습니다."

- 앞으로 쓸 기사는 어떤 것입니까. 계획이 있다면 간략하게 써 주세요.
"요즘 노인 고령화 문제로 걱정이 많은 것 같아요. 심지어 노인 문제가 사회 문제가 되는듯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지금 우리나라 국위가 현재에 있기까지는 현재 노인의 공로가 큽니다. 앞으로는 심각한 노인 문제에 대하여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 참!! 이번에 <오마이뉴스>가 2012 사이트를 개편했습니다. 확 달라진 <오마이뉴스>에 대해 점수를 준다면 얼마쯤 될까요? 솔직한 소감을 써 주세요.
"우선 활자가 맘에 들고, 글자 크기도 맘에 듭니다. 기사 올리기도 편안하고요. 개인적으로 100점 주고 싶지만, 90점 줍니다."

- 오랫동안 시민기자로 활동하셨는데, 앞으로 시민기자로 활동하게 될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바로 보고, 바로 말하고, 바로 쓰는 기자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 그밖에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마이뉴스>하면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젊고 싱싱함을 상징'한다 입니다. 기자도 젊고, 기사도 젊고, 주필도 젊고, 모두 다 젊습니다. 젊음에 걸맞은 독자님들이 되어, 젊은이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질 수 있도록 격려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오마이뉴스> 편집기자들은 윤도균 시민기자의 기사를 편집하기 곤란해한다. 이유는 생생한 사는이야기가 있음에도 골라내야 할 돌이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윤 기자님의 솔직담백한 인터뷰를 보니 편집기자로서 반성하게 된다. 윤 기자님의 시민기자 활동에 적극적인 응원을 보내고 싶다. 윤도균 시민기자님! 파이팅!


태그:#찜E시민기자, #윤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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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자유를 꿈꾸는 철없는 남편과 듬직한 큰아들, 귀요미 막내 아들... 남자 셋과 사는 줌마. 늘, 건강한 감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 남자들 틈바구니 속에서 수련하는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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