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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국가산단 4공단 내의 불산가스 유출사고가 난 휴브글로벌 공장. 탱크로리와 외벽, 차량이 부식돼 있다.
 구미 국가산단 4공단 내의 불산가스 유출사고가 난 휴브글로벌 공장. 탱크로리와 외벽, 차량이 부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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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불산가스 유출사고가 난 구미 국가산단 5단지와 인근 마을의 피해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합동조사단이 5일 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주민이 늑장대처로 인해 피해가 더욱 커졌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당국의 늑장대처에 주민들 불만

구미시 산동면 임천리의 한 주민은 "환경부에서 데리고 온 의사들이 물을 많이 마시면 괜찮다고 하는 데 제대로 된 처방인지 의심스럽다"며 "우리는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 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봉산리의 한 주민은 "가스유출 사고가 난 다음날 '공기가 나쁘지 않으니 집으로 돌아가도 좋다'며 안심하라고 했는 데 다음날 나무가 다 말라죽었다"며 "이 지경인데 사람은 괜찮다는 것인지 조사단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임천리 박종욱 대책위원장은 "우리는 조속히 이주대책을 세워달라는 것이고, 향후 10여년간 정부가 책임지고 건강검진을 해서 피해자들에게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불산을 중화시키는 약품이 없어 과연 얼마나 불안에 떨어야 흐는지 모른다"며 '조속히 대책을 세워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산리 대책위 박명석 위원장은 "주민들을 대피시킬 때 구미시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그나마 이제라도 정부합동조사단이 내려왔으니 제대로 된 조사를 통해 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현장 인근 공장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늘어나

불산가스 유출사고가 난 (주)휴브글로벌 인근 공장의 피해는 상당한 수준이었다. 사고 공장과 불과 불과 50여 미터 떨어진 경성산업 대표 송영식씨는 "원자재가 거의 대부분 다 부식이 돼 자재를 생산할 수가 없다"며 "직접적인 피해액만 1억5000만 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등을 생산하는 경성산업은 "알루미늄 프로파일을 이용해 제품을 만들어야 하지만, 추석 이후 공장 안과 외부에 물청소만 했다"며 "정상적인 작업은 다음주가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명기업 임대식 대표도 "불산가스 유출사고가 난 후 호흡이 곤란하고 눈물이 나와 직원들을 4시 30분쯤 퇴근시켰다"며 "차량 일부가 부식되고 공장의 외벽도 부식이 일어나는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공장을 가동해도 되는 지 환경부나 공단이나 구미시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며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해야 할 지 몰라 더욱 불안하다"며 "정부와 구미시의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공장의 피해는 대부분 건물외벽이 부식되거나 차량 부식, 유리창 파손 등이었다. 그러나 원자재가 부식되거나 공장 기계가 부식되는 등의 피해도 늘어나고 있어 최종 집게가 되면 상당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오후까지 인근의 큐리어스, 톱텍, 영호엔지니어링 등 18개 업체가 피해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조사단 조사에 주민들 불신 이어져, 대책위 추천 전문가 포함돼야

구미YMCA,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는 5일 오후 구미시 산동염 임천리 마을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주민들에 대한 안전대책과 역학조사 실시를 요구했다.
 구미YMCA,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는 5일 오후 구미시 산동염 임천리 마을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주민들에 대한 안전대책과 역학조사 실시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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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환경운동연합과 시민환경연구소 등은 5일 오후 구미시 산동면 임천리 마을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역 주민들에 대한 안전 대책과 역학조사를 요구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주민들이 안전할 때까지 일정정도 안전한 거리에서 살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민환경연구소 김정수 부소장은 불산이 인체에 치명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사고 다음날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오도록 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소장은 구미시의 안일한 대처가 화를 더욱 키웠다며 대책을 요구하고 정부도 조속히 재난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부터 조사에 들어간 합동조사단은 오는 7일까지 조사를 벌인 뒤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상원 조사단장(국무총리실 안전환경 정책관)은 "현장 피해가 얼마인지, 주민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를 하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현장을 보고 상당히 마음이 아프고 안타가웠다"고 말했다.

한 조사단장은 "현재는 물이나 공기 모두 안전하다"며 "불산 검출이 전혀 안되는 곳도 있고 일부 극소량 나오는 곳도 있지만 안전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무조건 안전하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구미 가스유출 사고와 관련해 산동면 임천리 마을비상대책위회 백종욱 회장이 한상운 특별조사단장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구미 가스유출 사고와 관련해 산동면 임천리 마을비상대책위회 백종욱 회장이 한상운 특별조사단장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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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은 합동조사단을 믿을 수 없다며 주민들이 동의하는 전문가가 함께 참여해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 1593명의 불산가스 피해 환자들이 진료를 받았다. 이들은 한결같이 콧물이 나고, 눈이 따갑고, 두통이 난다고 호소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들도 더욱 늘어나고 있다.


태그:#구미 가스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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