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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문화제 홈페이지에는 '한화와 함께하는 중부권 최대불꽃쇼'로 소개하고 있다.
 백제문화제 홈페이지에는 '한화와 함께하는 중부권 최대불꽃쇼'로 소개하고 있다.
ⓒ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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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도지사 안희정)와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가 오는 29일 백제문화제 개막식 '불꽃놀이'와 관련, 지나치게 한화그룹을 내세운 홍보로 눈총을 사고 있다.

백제문화제추진위(이하 추진위)는 이날 개막식이 열리는 부여 구드래공원 부근에서 15분 동안 불꽃쇼를 선보일 예정이다. 불꽃쇼는 '낙화, 불꽃으로 다시 피어나다'는 주제로 스토리텔링 기법을 적용하여 음악, 내레이션, 조명 등을 곁들여 지난해 백제문화제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인다.

하지만 추진위는 '백제문화제 개막식, 중부권 최대의 불꽃쇼'라는 제목의 홍보자료에서 "한화그룹이 선보이는 중부권 최대 불꽃쇼", "한화의 전매특허인 대형불새" 등으로 한화그룹을 전면에 내세웠다. 행사의 특징 소개에서도 "한화그룹의 불꽃쇼 연출 관계자는"이라고 썼고, 백제문화제 홈페이지에도 "한화와 함께하는"으로 표기했다.   

때문인지 몇몇 언론은 "한화그룹, 백마강 가을밤 형형색색 수놓는다", "김승연 회장 없어도 한화 불꽃쇼는 네버스탑"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주객이 전도된 홍보... 다른 후원기업과 형평성도 안 맞아

지난 11일 충남도청 도지사실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와 정승진 한화이글스 대표이사가 백제문화제 후원협약을 하고 있다.
 지난 11일 충남도청 도지사실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와 정승진 한화이글스 대표이사가 백제문화제 후원협약을 하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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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대전충청평통사와 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원불교 환경연대, 대전충남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기독교교회협의회 관계자들이 한화 대전공장앞에서 확산탄 생산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3월, 대전충청평통사와 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원불교 환경연대, 대전충남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기독교교회협의회 관계자들이 한화 대전공장앞에서 확산탄 생산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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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개막식 불꽃놀이 비용 4억 원을 한화에서 후원하고 행사기획을 한 데 따른 것이다. 세부적으로 갤러리아타임월드(백화점)에서 2억 원, 나머지 2억 원은 한화생명주식회사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통해 백제문화제에 지정 기탁하는 방식이다.

이에 앞서 안희정 충남지사와 정승진 한화이글스 대표이사는 지난 11일 충남도청 도지사실에서 백제문화제 개막식에 한화 후원으로 '명품 불꽃쇼'를 협약한 바 있다. 한화그룹이 주로 폭죽 등 화약류를 생산해 내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하지만 백제문화제 프로그램 중에서 후원을 이유로 회사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번 백제문화제에는 한화그룹 외에 농협 2억5000만 원, 마사회 1억6000만 원을 각각 현금 후원했고, 진로의 경우 홍보탑 등 1억2000만 원 상당을 현물 협찬했다.

마사회는 황산벌전투재현, 농협은 인절미축제 등에 지정 후원하지만 이는 마사회나 농협 행사가 아닌 추진위가 주최하는 행사로 홍보·소개돼왔다. 추진위 주관행사인데도 특정 그룹이름을 지나치게 앞세운다는 지적은 이 때문이다.  

'불꽃쇼' 하면서 '확산탄' 생산 중단 요구에는 침묵하는 한화

지난해 백제문화제에서 한화그룹 후원엽찬으로 선보인 멀티미디어 불꽃쇼.
 지난해 백제문화제에서 한화그룹 후원엽찬으로 선보인 멀티미디어 불꽃쇼.
ⓒ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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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화는 대량살상무기인 '확산탄' 생산 중단 요구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24일에도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와 대전충남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는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한화 대전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확산탄 생산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확산탄(cluster munitions, 집속탄)'은 1발에 보통 200발에서 최대 650발의 소형폭탄이 들어 있어 비인도적이고 무차별적인 대량살상무기로 지정돼 있다. 확산탄의 사용과 생산, 비축 및 이전 금지를 골자로 한 '확산탄 금지협약(Convention on Cluster Munitions, CCM)에는 현재 111개국이 참여하고 있지만 한국은 가입하지 않고 있다.

공주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개막식 불꽃행사를 한화그룹이 기획·후원했다고 알리면 될 것을 '한화그룹이 선보이는' 등으로 홍보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자, 다른 후원기업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기업에 대한 지나친 홍보는 시민정서에도 맞지 않고 기업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추진위 홍보팀 관계자는 "후원협찬 협약 체결내용에 그룹을 홍보해주겠다는 광고계약조건이 들어 있다"며 "기업도 홍보하고 백제문화제도 알리는 상호 상승효과가 있어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제58회 백제문화제는 '1400년 전 대백제의 부활'이란 주제로 오는 29부터 10월 7일까지 9일간 부여군과 공주시 일원에서 열린다.


태그:#충남도, #백제문화제, #한화그룹, #불꽃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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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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