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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구의 한 아파트 상가에 정전이 되자 학원에 온 학생들이 촛불을 켜놓고 수업을 하고 있다.
 대구 서구의 한 아파트 상가에 정전이 되자 학원에 온 학생들이 촛불을 켜놓고 수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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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구의 한 아파트상가가 태풍으로 인해 정전이 되자 학원에서 휴대폰 불빛을 이용해 수업을 하고 있다.
 대구 서구의 한 아파트상가가 태풍으로 인해 정전이 되자 학원에서 휴대폰 불빛을 이용해 수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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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산바'가 휩쓸고 간 후 대구 서구 중리동의 한 아파트 상가의 지하 기계실에 물이 차면서 정전이 되었지만 시공사와 관리업체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복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17일 태풍 산바가 휩쓸고 간 후 중리동 롯데캐슬 아파트 상가 기계실에 물이 차면서 변압기 1대가 폭발하고 1대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장이 나 상가 전체가 정전이 됐다. 이 사실은 18일 새벽에야 주민들의 신고로 알려졌다.

서구소방서 이현119안전센터는 18일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 현재까지 13시간째 소방차와 양수기 4대를 동원해 물을 빼고 있으나 물은 계속 유입됐다. 소방서 관계자는 물이 유입되는 원인으로 배수펌프가 고장이 나 콘크리트 벽면으로 물이 새어들어오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아파트 상가 상인들은 이날 하루종일 영업을 하지 못했다. 식육점을 운영하는 김혜정씨는 "추석을 앞두고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육류를 많이 들여왔는데 하나도 팔지 못했다"며 "시공사가 하자보수 기간이 지났다며 나몰라라 하고 있어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상가 2층에서 수학학원을 하고 있는 김한서(32)씨는 "낮에는 촛불을 켜고 수업을 했는데 밤에는 전혀 수업을 할 수 없다"며 "중학교 시험기간인데 수업보강을 해주지 못해 학생들한테 미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수학원 원장 장재임씨도 "수업을 하지 못해 안타까운데 시공사 직원들은 뒷짐 지고 지켜보고만 있었다"며 "시공사 직원들과 상가관리회사 직원들이 서로 멱살을 잡고 싸우는 모습을 보고 한심스러웠다"고 말했다.

시공사-관리업체 직원 '멱살잡이'도... 상인들 "밤새우더라도 복구해라"

대구 서구의 한 아파트 상가가 태풍 '사반'이 지나간 뒤 정전이 되자 이곳에서 영업을 하는 정육점 안의 육류를 모두 옮겼다. 이곳 상인들은 시공사의 책임을 지적했다.
 대구 서구의 한 아파트 상가가 태풍 '사반'이 지나간 뒤 정전이 되자 이곳에서 영업을 하는 정육점 안의 육류를 모두 옮겼다. 이곳 상인들은 시공사의 책임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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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주민들은 원인이야 어떻게 됐든 추석을 앞두고 영업을 할 수 없어 손해가 많다며 빠른 조치를 원하고 있으나 관리회사와 시공업체는 책임을 놓고 힘겨루기만 하고 있다.

상가를 관리하는 관리회사 상무는 "새벽에 물이 70cm 정도 차면서 변압기가 폭발해 정전이 됐다"며 "그러나 시공회사는 책임을 떠넘기려고만 하고 아무런 조치도 해주지 않아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수(빗물) 배관이 상가 안쪽으로 들어와서 밖으로 빼내는 식으로 되어 있는데 물이 차면 기계실로 물이 흘러들지 못하도록 방호벽을 했어야 했다"며 롯데건설의 부실시공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롯데건설 직원들이 현장에 나왔지만 팔짱만 끼고 지켜보다가 가버렸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하지만 롯데건설 관계자는 "오전 10시 30분경 현장을 확인하고 본사와 대구CS센터에 보고했다"며 "관리업체에서 배수펌프 관리를 소홀한 것이 원인일 수 있다. 양수펌프로 물을 빼내고 있는 중이라 정확한 원인파악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파트와 상가를 준공한 지 3년 9개월이 지나 하자보수기간이 지났지만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면 전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하고 전기가 다시 들어오기까지는 물을 다 뺀 이후로 약 24시간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책임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서는 원인을 알 수 없고 물이 빠지고 난 후 객관적으로 체크를 해봐야 알 것"이라며 "지금으로서는 누구의 잘못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상가 주민들은 "책임을 따지기 전에 상가 입주민들의 피해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데 일단 팔고 나면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대처하는 롯데건설을 믿을 수 없다"며 "밤을 새우더라도 전원을 복구해달라"고 요구했다.

태풍 '사반'이 지나간 뒤 대구 서구의 한 아파트 상가 기계실에 물이 흥건히 고였다.
 태풍 '사반'이 지나간 뒤 대구 서구의 한 아파트 상가 기계실에 물이 흥건히 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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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구의 한 아파트 상가 기계실에 물이 차자 하루종일 양수기로 물을 빼 보지만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이 상가는 하루종일 전기가 끊겨 영업을 하지 못했다.
 대구 서구의 한 아파트 상가 기계실에 물이 차자 하루종일 양수기로 물을 빼 보지만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이 상가는 하루종일 전기가 끊겨 영업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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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태풍 피해, #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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