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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토 류안지(龍安寺) 절에 있는 다다미방입니다. 방 사이에는 미닫이문을 달아서 열거나 떼어내면 넓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닫이문에도 그림을 그렸습니다.
 교토 류안지(龍安寺) 절에 있는 다다미방입니다. 방 사이에는 미닫이문을 달아서 열거나 떼어내면 넓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닫이문에도 그림을 그렸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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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은 온돌방 생활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한국의 추운 겨울 온돌방은 막강한 힘을 발휘합니다. 아무리 바깥 날씨가 춥고 험해도 따뜻한 온돌방에만 들어가면 추위를 잊을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옛날처럼 아궁이에 불을 지피던 온돌은 아니지만 전원 스위치만 넣으면 보일러가 작동하여 방안이 따뜻해집니다.

일본사람들은 대부분 다다미방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아무리 서양식으로 가정집을 지어도 집안에는 꼭 한두 개씩 다다미방을 만들어둡니다. 다다미방 이외에는 대부분 마룻바닥입니다. 일본에서도 최근 마룻바닥에 온돌을 깔아서 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파트의 경우 거실에 가스보일러로 물을 덥혀서 바닥에 깔린 파이프에 온수를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수리를 마친 다다미를 집 안으로 가져오고 있습니다. 다다미 한 장 무게는 대략 10 킬로그램 정도 나갑니다. 볏짚으로 만든 다다미는 20 킬로그램이 넘습니다. 다다미 뒷면에는 놓일 위치가 쓰여 있습니다. 처음 다다미방에 다다미를 깔 때부터 놓일 장소가 정해져 있습니다.
 수리를 마친 다다미를 집 안으로 가져오고 있습니다. 다다미 한 장 무게는 대략 10 킬로그램 정도 나갑니다. 볏짚으로 만든 다다미는 20 킬로그램이 넘습니다. 다다미 뒷면에는 놓일 위치가 쓰여 있습니다. 처음 다다미방에 다다미를 깔 때부터 놓일 장소가 정해져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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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형이 남북으로 비스듬히 긴 나라이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서 날씨가 많이 다릅니다. 이 글은 오사카, 고베, 교토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 지역을 중심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간사이 지역도 지역에 따라서 다르지만 겨울에 한국처럼 그다지 춥지 않습니다. 겨울 거의 눈이 내리지 않고 눈이 내려도 대부분 오전 중에 녹습니다.

저희 가족도 18년 전 일본에 처음 왔을 때는 추위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일본 추위에 익숙해졌습니다. 그래서 겨울에도 이불만 있으면 다다미방이나 마루방이라 가리지 않고 잘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다미 뒷면입니다. 스티로폼을 골풀로 짠 돗자리로 싸고 실로 엮어서 묻어두었습니다.
 다다미 뒷면입니다. 스티로폼을 골풀로 짠 돗자리로 싸고 실로 엮어서 묻어두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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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미 만들기

일본에 처음 와서 다다미는 모두 골풀이나 볏짚로 만드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다미를 뒤집어 보니 골풀이 아니고 스티로폼이 들어있었습니다. 겉만 골풀로 만든 돗자리로 감싸고 안에는 스티로폼이 들어있습니다.

최근 사는 집을 수리하면서 그동안 사용해온 다다미방의 다다미를 수리하였습니다. 이곳에서 다다미 수리는 다다미 속은 그대로 두고 겉에 붙은 돗자리와 가장 자리 장식을 새것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수리업자 말에 따르면 5년에 한 번씩 바꿔주면 좋다고 하지만 사정에 따라서 더러워지면 더 빨리 바꿀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더 오래 쓸 수도 있다고 봅니다.

다다미는 골풀이라고 하는 풀을 말려서 엮은 돗자리입니다. 그래서 물걸레로 닦을 수 없습니다. 다다미가 더러워지면 일본 술인 정종에 걸레를 빨아서 닦아줍니다. 그러면 술에 든 알코올 성분으로 다다미에 벌레가 끼지 않을 뿐더러 다다미 냄새도 없앨 수 있습니다.

다다미에 벌레가 생기면 살충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다다미방을 다 닫은 다음 깡통에 든 약에 불을 붙여서 연기를 발생시켜서 소독을 합니다.

  다다미 가장자리 무늬입니다. 보통 단독주택의 경우 여러 가지 무늬 가운데 골라서 사용하지만 아파트의 경우 짙은 색 장식을 사용합니다.
 다다미 가장자리 무늬입니다. 보통 단독주택의 경우 여러 가지 무늬 가운데 골라서 사용하지만 아파트의 경우 짙은 색 장식을 사용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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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미의 역사

일본 사람들이 다다미를 사용한 것은 한국 사람들이 온돌을 사용한 것보다는 역사가 길지 않아 보입니다. 한국의 온돌은 시베리아 바이칼 부근에서 중국 만주, 한반도에 걸쳐서 널리 분포되어 있습니다.

다다미는 일본에서 주로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방에 돗자리를 깔고 생활하다가 돗자리 밑에 볏짚이나 부드러운 말린 풀들을 넣어서 깔고 앉은 것이 다다미의 시작이 아닌가 짐작해 봅니다.

먼저 절에서 다다미방이 정착되어 점차 민간으로 확대되어 보편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다다미는 골풀로 짠 돗자리 안에 볏짚을 넣어서 엮어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만든 다다미는 보온성이나 쾌적성, 보습성들에서 뛰어난 기능을 발휘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습한 환경으로 인해 다다미방에서 벌레가 생기거나 한번 물에 젖으면 쉽게 마르지 않아서 불편했습니다.

최근에도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 볏짚 다다미가 있지만 별로 인기나 실용성이 없어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스티로폼으로 만든 다다미는 가볍고 실용적이고 벌레가 생기지 않아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다다미에 사용하는 스티로폼은 폴리스티렌(polystyrene)으로 만든 것이라서 단단하고 비교적 무거운 편입니다. 보통 크기라면 한 장이 10킬로그램 정도입니다.

  일본사람들은 단체로 합숙을 하는 경우 남녀 따로따로 큰 다다미방에서 나누어서 자거나 일을 합니다. 다다미 50 장에서 100 장이 넘는 큰 방도 있습니다. 학생들이 다다미방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일본사람들은 단체로 합숙을 하는 경우 남녀 따로따로 큰 다다미방에서 나누어서 자거나 일을 합니다. 다다미 50 장에서 100 장이 넘는 큰 방도 있습니다. 학생들이 다다미방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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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미 크기

다다미 크기는 일본 안에서도 보통 네 종류가 있습니다. 그리고 방 크기에 따라서 기존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주문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다미는 크기는 지역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고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것과 절에서 사용하는 것 등등 용도에 따라서도 조금씩 다릅니다.

우선 다다미 크기는 단독주택인지 아파트인지에 따라서 조금씩 다릅니다. 단독 주택에서 사용되는 다다미 크기는 대략 88 * 175센티미터 정도입니다. 이 크기 다다미 여섯 장(크기는 대략, 263 * 354센티미터)은 육조방, 여덟 장이면 팔조방이라고 합니다. 다다미 크기는 방 크기에 따라서 좀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합니다.

일본 아파트는 거실 옆에 다다미방이 하나 정도 있습니다. 보통 이 다다미방과 거실을 미닫이로 구분하여 미닫이를 없애고 크게 사용하다가도 저녁에 잠을 잘 때는 미닫이를 달아서 방을 거실과 나누어서 쓰기도 합니다. 아파트 크기에 따라서 다르지만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25평형 전후의 아파트라면 보통 다다미 4.5조방(260 * 246센티미터)이 있습니다. 아파트에서 사용되는 다다미는 단독주택 다다미보다 크기가 조금 작습니다(86 *163센티미터).

  다다미방은 보통 나무로 마루를 깔고 그 위에 다다미를 깝니다. 보통 정해진 위치에 놓기만 하면 됩니다. 다다미방에는 창호지 문이나 창호지 창문을 답니다.
 다다미방은 보통 나무로 마루를 깔고 그 위에 다다미를 깝니다. 보통 정해진 위치에 놓기만 하면 됩니다. 다다미방에는 창호지 문이나 창호지 창문을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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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미방의 용도

일본에 있는 다다미방은 주로 와시츠(和室)라고 하는데 거의 대부분 1층에 있습니다. 이곳은 일생생활을 위한 공간이기보다는 의식용 방입니다. 와시츠에는 부츠단(佛壇)이라고 하여 옛날 우리나라의 영정이 모셔져 있습니다. 돌아가신 선친의 사진과 불상이 모셔져 있고 하루 세 번 물을 떠 놓고 종을 치면서 기도하거나 주문을 외우기도 합니다.

그리고 외부 손님이 오면 대부분 이곳 와시츠에 모셔서 인사를 하거나 이야기를 합니다. 혹시 손님이 묵고 가는 경우 이곳 다다미방에서 잠을 잡니다.

다다미방에는 구석 한쪽이 방에서 안으로 들여져 있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은 도코로마라고 합니다. 대부분 이곳은 방보다 한 뼘 정도 더 높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곳 도코로마 벽에는 그림이나 장식을 걸어두기도 하고, 단에 꽃병을 두기도 합니다.

가족 중 누군가가 죽으면 일단 화장을 한 다음 항아리에 재를 담아서 이곳 도코로마에 놓고 가족과 같이 생활하다가 49일이 지나면 무덤에 장사를 지냅니다. 이때 이곳에는 친지나 친척들이 보내온 꽃으로 꾸며둡니다.

일본 사람들이 모두 다다미방을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에 따라서 일부러 다다미방을 만들지 않고 집을 짓는 사람도 있습니다. 특히 북향으로 볕이 들지 않는 다다미방에서는 벌레가 기어 나오기도 하고, 오랫동안 청소를 하지 않아서 다다미방에서 풀이 자랐다는 말도 소문으로 전해지도 합니다. 

한국과 일본은 서로 벼농사, 한자 사용 등에서 비슷한 점도 있지만 온돌방과 다다미방에서 보는 것처럼 각자 꿋꿋하게 지켜온 전혀 다른 점도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두 나라 문화는 서로 비교 대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교토 니시혼간지(西本願寺) 뒤에 있는 쇼인(書院)의 다다미방입니다. 다다미의 배치가 가정집 다다미방과 조금 다릅니다. 맨 앞쪽 높은 곳은 주지 스님이 앉는 곳이라고 합니다.
 교토 니시혼간지(西本願寺) 뒤에 있는 쇼인(書院)의 다다미방입니다. 다다미의 배치가 가정집 다다미방과 조금 다릅니다. 맨 앞쪽 높은 곳은 주지 스님이 앉는 곳이라고 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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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朴炫國)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다다미, #다다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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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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